본문 바로가기

날마다 주저리 주저리/맛집

김제 금산사 전통찻집 <수월담>

728x90
728x90

지난 주말 당진에서늦은 시간에 일을 끝내고 집에 왔더니 자정이 넘은 시간이었습니다. 여왕님은 전날부터 내심 강진 여행을 가려고 했었나 봅니다. 그렇지만 필자가 조금 피곤했던 탓에 비교적 거리가 먼 강진에는 가지 못가고 관내에 있는 금산사로 드라이브를 가자고 했습니다.

금산사 입구

군산에서도 그리 멀지 않은 곳이 금산사지만 모악산 하나를 넘으면 바로 전주이기 때문에 전주에서 주말이나 휴일에 드라이브 삼아 금산사로 향하는 분들이 많은가 봅니다. 그래선지 골짜기 도로 주변마다 많은 전통찻집들이 영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시골이지만 전혀 시골같지 않은~.

필자는 관내에 살면서도 금산사에 한 번도 가보지를 못했기 때문에 내심 방문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입니까? 여왕님이 금산사 입구에서 갑자기 마음이 돌변해서 근처에서 차나 마시자고 합니다. 하늘같은 여왕님의 심기를 건드리기가 무서운 필자는 아쉽지만 금산사 방문을 다음으로 미루고 얼마전 이웃님이 소개하신 전통찻집 <수월담>으로 향했습니다.

수월담

조그만 사찰을 보는 듯한 전통가옥으로 처음 방문했을 때 간판 상호를 보지 않으면 찻집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전부 세 동이 있었는데, 찻집으로 영업을 하는 곳은 한 동이었습니다. 전통찻집답게 방문하는 손님들도 대부분 중년이상의 연세가 지긋하신 분들이었습니다. 바로 옆에도 카페가 있었는데, 차 마시는 취향부터가 세대차이를 느끼게 하는 것 같습니다. 옆 카페는 대부분이 젊은 가족이나 연인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수월담 앞 금평저수지

봄볕이 따뜻해지면 차 한 잔하고 산책하기에 적당할 것 같습니다.

수월담 메뉴(카카오맵 캡춰)

방문당시 손님들이 테이블에 꽉 차서 메뉴를 자세히 살펴보지 못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메뉴들이 있었네요. 그래도 이 곳의 주 메뉴는 전통차가 아닌가 싶습니다. 쌍화탕 두 잔을 주문하고요.


수월담 내부

가게 안이 80년대 분위기가 가득하네요. 손님들이 많긴 했는데, 대화에 방해되지 않게 잔잔한 음악을 켜도 좋을 듯했습니다.

다과, 쌍화탕

잠시 실내를 살펴보는 동안 다과와 쌍화탕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쌍화차가 아니라 쌍화탕이라고 메뉴 이름을 정한 게 과장이 아니었습니다.

찻 잔이라고 생각했던 컵은 돌을 깎아 만들어서인제 꽤 무게가 나가서 손으로 들고 마실 수 있는 컵이 아니었습니다. 옆에 스푼이 있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쌍화탕

거무스름한 수면 아래로 감춰진 내용물을 수푼으로 들어봤더니 은행, 밤, 대추, 잣 등 몸에 좋다는 한 방 재료가 한 가득이었습니다. 사장님이 괜히 쌍화탕이라고 한 게 아닌듯합니다. 이 쌍화탕 하나면 한 끼 식사를 대신해도 거뜬할 것 같습니다.

쌍화탕의 놀라운 퀄리티에 감동하면서 두런두런 여왕님과 얘기를 하다보니 40분 넘게 앉아 시간을 보낸 것 같습니다. 가고 싶다는 강진 여행은 조금 더 따뜻해지는 다다음 주로 간다는 약속을 하고 금산사 드라이브와 수월담 방문을 마쳤습니다. 금산사 주변에 많은 찻집들이 있으니 사찰 방문이나 드라이브 계획이 있으신 분들은 방문하셔도 후회가 없을 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