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하기보다 쉬운 글쓰기(감상문 전문)
지은이: 전영주
감상문 전문이니 읽다가 지루하시면 스킵하셔도 됩니다. ㅎ
책 제목이 밥하기보다 쉬운 글쓰기인데, 아직은 밥하기보다 글쓰기가 어려운 초보 독자가 독후감을 올립니다.
근래 읽은 글쓰기에 관한 글 중 일반인들이 가장 참고하기 좋은 책 중에 하나입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작가님이 주부일 때 쓴 책입니다. 그래서 주된 독자들이 주부들을 대상으로 썼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여성들이나 주부들이 읽고 글쓰기를 시작하기 좋은 책입니다. 책이 2002년도에 출간 돼서, 요즘 나오는 블로그나 스마트폰하고는 거리가 멀어 보이나 글쓰기의 기본기를 다룬 점에 대해서는 지금 봐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쉽게 읽혀졌습니다.
‘우선 시작하고 본다’라고 시작하면서 왜 우리가 글쓰기가 어려운지에 대해서 독자들 모두 공감할 수 있게 설명해 주었습니다. 아침에 이불속에서 일어나기 힘든 것, 처음 밥할 때 물 높이 조절하기 힘든 것, 책을 읽기 전에 다른 일로 늑장 피우는 것 등 우리가 어떤 일을 시작할 때가 힘든 점을 예로 들어 설명하였습니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일단 시작하라고 합니다. 글쓰기를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은 초보 글쓴이들은 주제, 줄거리, 잘 써야 된다는 강박관념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시작하기가 힘듭니다. 우선 시작하랍니다. ‘한 줄의 글은 그 다음 한 줄의 글을 끌어내는 힘이 있다. 그 힘을 믿고 따라가야 한다.’(10p) 일단 시작하고 글의 주제나 장르에 관계없이 쓰고, 맞춤법이나 띄어쓰기 등도 나중에 문제라고 합니다.
글은 생각하고 나서 쓰는 것이 아니다. 쓰면서 생각해야 한다. 쓰는 행위와 함께 진행되는 생각은 끊임없이 한 방향으로 가게끔 우리를 통제하며, 그 스스로 활성화 되어 아이디어를 이끌어 온다.(12p)
우리가 어떤 사건이 생기면 역발상을 한다고 합니다. 글쓰기에서도 다르지 않다는 걸 새삼 깨닫습니다. 글쓰기가 익숙하지 않은 일반인들이 일단 글을 쓰려면 소재를 찾고 어떻게 쓸 것인지 고민하고 생각만 하다가 정작 글을 쓰지도 못하고 포기해 버리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무슨 소재든지 생각나면 첫 줄을 쓰고 시작하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글쓰기 초보인 나도 지금 이렇게 독후감을 쓰면서도 잘 쓰고 있는지, 글에 내 감정이나 의견이 충분히 반영이 되었는지 염두에 두고 쓰기 때문에 더 어려워지는 것 같습니다. 작가님은 시간이 지나고 자신의 글을 보고 수정하다 보면 점점 좋아진다고 합니다. 일단 무슨 글이든지 첫 줄을 쓰고 시작해 봐야겠습니다.
일반인들이 글쓰기를 하려면 여러 가지 주변 일 때문에 ‘글 쓰는 시간’을 자꾸 뒤로 미루다보면 몇날 며칠이 가도 글쓰기는 쉽지 않다고 합니다.
‘오늘 당신이 해야 할 모든 일들의 우선적인 자리에 글쓰기를 위치시키고, 가장 먼저 그 일을 수행하고, 그 다음에 설거지도 하고 청소도 하는 것이다’.(25p)
작가님은 주부들이라면 설거지, 청소, 빨래 등 정신없이 집안일 하다보면 하루해가 다 간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 중요한 것은 ‘글쓰기’이기 때문에 모든 일을 글쓰기 다음으로 순번을 정하라고 합니다. 주부님들이 아니라 직장인이나 남편들도 마찬가지겠지요? 퇴근하면 회식 있으면 회식자리에 가야되고 집에 오면 피곤해서 씻고 TV좀 보다가 잠자리에 드는 사람들이 대부분 일 것입니다. 하지만 일단 글쓰기란 하루 일과를 더 추가해서 그 중에 제일 처리해야 되는 일과로 생각하면 됩니다.
그리고 소재나 글감을 찾는 법에 대해서도 재미있게 설명 되었습니다. 글감을 찾기 위해서 머릿속 기억 속을 헤매지 말고 여자들의 수다, 사람들의 인상 그리고 실수 했던 일들을 글감으로 삼으면 좋다고 합니다.
수다를 예로 들면 ‘놀랐던 일에 대해 쓰자고 한다면 그 일이 일어나기 전의 상황과 심정을 낱낱이 쓰도록 한다. 그리고 그 일이 일어난 원인과 결과에 대한 나름대로의 생각도 쓴다. 어떤 사건에 대한 자세하고 섬세한 묘사는 실감나고 생생한 글을 쓰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작가님은 쉽게 생각해 글로 하는 수다라고 생각하고 쓰면 술술 써진다고 합니다. 나는 남자라 말을 많이 하는 편이 아닌데, 구어체 형식으로 글을 쓰면 되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본문에는 구어체로 글을 쓰는 방법도 여러 가지로 소개되어 있습니다. 앞으로 블로그에 대화하듯이 글을 써봐야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얼마 전 읽은 ‘안네의 일기’에서 안네 프랑크도 일기장의 이름을 ‘키티’라고 이름 지어주고 대화하는 방식으로 일기를 쓴 게 재미있었습니다.
글을 쓰는데 가장 좋은 방법은 독서를 하고 독후감을 남기는 게 아주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따로 주제를 정하지 않아도 되고 읽고 쓰다 보면, 읽는 동안에는 명확히 알기 어려웠던 글의 주제나 작가의 의도를 알고 이해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독서나 쓰기나 열정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스트레스를 두려워 말라. 당신 스스로가 창출해 낸 스트레스는 바로 당신의 입이며 심장이며 맥박이다. 살아 있음을 온 몸으로 느끼게 해 주는 당신 자신의 근원적인 힘이다.’
얼마 전 읽은 ‘결국 이기는 사람들의 비밀’에서 역경을 성공으로 바꾸는 힘은 역경을 극복해 나가는 열정이라는 말과도 같은 맥락입니다. 스트레스나 역경이나 그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결국 본인, 자기 자신이 생각하기 나름인 것 같습니다. 사건이나 일이 스트레스나 역경으로 다가올 때 그것을 얼마나 긍정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처 하느냐에 따라 성공의 길로 가느냐 아니면 실패나 포기로 가느냐가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 시간 이 글을 쓰는데도 3시간은 써야 되는데, 일단은 읽고 쓰는 것이 재미가 있습니다. 늦은 나이에 독서를 하고 독후감을 쓰지만, 이런 시간이 나에게 주어지는 것에 대해서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예전 직장에서는 이렇게 글 쓰고, 운동하고, 여가 시간을 보내는 것이 사치스러울 정도로 시간이 많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글쓰기에도 장애물이 있나 봅니다. 작가님은 그것을 ‘작심삼일’이라고 합니다.
‘글 쓰지 않아도 당신에게 뭐라고 하는 사람 하나도 없다. 글 쓰지 않아도 당신의 일상은 아무 지장이 없다. 글 한편 쓰는 시간에 당신은 재미있는 비디오를 감상할 수 있고, 텔레비전을 보며 홈쇼핑을 즐길 수 있다. 그래서 며칠 써 보다가 관두게 된다. 이 장애물을 쉽게 넘으려면 융통성이 좀 있어야 한다. 글 쓰는 대신 당신이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영화보기인가 아니면 산책인가, 그것이 영화보기라면 당신은 그것을 하나의 보상으로 생각해야 한다. 그래 무엇이든 한 페이지 써 놓고 나는 영화를 볼 거야! 쓰기 전에 절대 보지 않을 거야!’
앞서 나왔듯이 글 쓰는 것을 최상위에 놓고 생각하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일이 많으면 글 쓰는 것부터, 영화를 보고 싶으면 글을 쓴 후 보상으로 영화 한편을 보는 것이 글 쓰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작심삼일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무슨 일이 있든지 글을 쓰고 다음 일을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나도 3시간 이상을 하던 운동을 한 시간 이내로 줄어든 것 같네요. 다음에 내가 독서나 독후감 쓰기가 게을러지면 위 문장을 한번씩 되새김 해 봐야겠습니다.
글 쓰기에서 ‘고백’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합니다.
‘솔직해지기 시작하면 고백은 그리 어렵지 않다. 자신이 대체 어느 만큼까지 솔직한 글을 쓸 수 있는지 시도해보라. 가는 데까지 가보는 거다. 이런 글쓰기를 계속 시도하다 보면 타인들과의 대화에 있어서도 상당한 변화가 오게 된다. 적당한 솔직함은 당신을 보다 당당한 사람으로 보이게 한다. 그리고 타인들에게 신뢰감을 준다. 솔직함은 자신감이며, 그것은 열등감을 극복할 수 있는 최상의 힘이다.’(90p)
작가님은 논문이나 기사들을 제외한 모든 글들의 근원은 ‘고백’이라고 생각합니다. 시, 소설, 수필등 거의 모든 장르가 작가의 간접적인 고백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더 사실적이고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글을 쓰는 사람 모두 경험이 근거가 되어 한편의 작품이 완성되나 봅니다. 그 경험 속에는 작가의 수치스런 기억, 부끄러운 기억, 감추고 싶은 비밀, 잘못 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요. 그 경험과 고백이 더할 나위없는 글감이 되고 독자들한테는 감동과 공감으로 다가 오나 봅니다. 나 자신도 앞으로 쓰는 글에 대해서 솔직한 고백이 나올지 모르겠습니다. 나 역시도 내 글을 읽는 사람들한테 고백하고 싶지 않은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기억들이 지금 이 순간에 새록새록 되살아납니다. 세상 사람들 모두가 살면서 아름다운 기억만 있지 않겠지요. 그렇지만 그 아프거나 수치스러운 기억을 글로 표현하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어느 순간 용기가 나면 하나 하나 꺼내 봐야겠습니다.
이 글에서 다 쓰지 못했지만, 책에는 작가님의 글쓰기 노하우를 자신의 지식과 경험 그리고 예를 들어 책을 마무리합니다. 지금 시중에도 여러 가지 글쓰기 관련 책들이 많이 나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모두 탐독하고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이 자신감으로 바뀌었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입니다. 이 책 또한 글쓰기 입문자들이 보면 굉장한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얼마 전에 초등 글쓰기 학습지도서와 글쓰기로 돈 벌기에 대한 책을 읽었는데요. 모두가 하나씩은 얻을만한 것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책들은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좀 전문적인 분야였고, 순수하게 글쓰기로만 접근하려고 한다면 이 책은 매우 쉽게 읽히고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글쓰기에 대한 접근과 마음가짐 그리고 작가님의 노하우와 예문까지 하나도 놓치기 싫은 내용이 많았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서도 저한테 글쓰기는 밥하기보다 쉽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모두가 글쓰기에 대한 지식을 공유 할 수 있게 해준 작가님한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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