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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고전 소설 <파리대왕>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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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소설 <파리대왕>감상문

무인도에 불시착한 어린 소년들이 소꿉장난 같을 것 같은 생활이 두 그룹으로 갈라져 살인을 저지르며 이념적 대립을 묘사한 소설입니다. 단순히 소년들의 집단생활을 넘어 순수할 것 같은 소년들을 통해 인간 본성의 선과 악을 보고, 집단적이고 광기어린 이념은 인간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잘 보여줍니다.
간단한 줄거리를 보시고 작가가 말하는 선과 악, 그리고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에 광기어린 이념의 종속적 믿음이 현재에도 어디에 존재하는지를 생각하면 좋은 소설입니다.




작가 소개

윌리엄 골딩: 1911년 영국 콘월 주에서 태어났습니다. 옥스퍼드 대학을 졸업했으며, 재학 중 29편의 시를 담은 시집을 출간하기도 합니다. 그 후 해군 소속으로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으며 제대 후에는 교사로 일하면서 소설을 쓰기 시작합니다. 1954년에 발표한 <파리대왕>으로 1983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합니다. 그 후 여러 편의 소설을 남기고 미국으로 이주하고 1993년 세상을 떠납니다.

 

주요 등장인물

랠프: 이 소설의 주인공. 12살 정도 되는 금발머리의 잘생긴 소년. 소년 무리의 대장이 되지만 같은 나이의 잭 메리듀와 다투고 심하게 싸우며 무리가 갈라지게 됨.

돼지(피기): 본명은 필인데 이야기 속에서는 딱 한번 불리우고 대부분 돼지(피기)로 불리움. 뚱뚱하고 시력이 좋지 않아 안경이 없으면 앞을 보지 못하고 천식까지 있음. 무리 중에서 여러 가지 지식과 생각이 많지만 뚱뚱하다고 놀림을 당함.

잭 메리듀: 성가대의 우두머리. 처음에 대장으로 뽑히지 않아 랠프에게 질투심을 느끼고 이야기 중반부터 무리에서 빠져나가 성가대원들과 사냥꾼 무리로 독립해서 랠프와 대립함.

사이먼: 몸이 허약하지만 심성이 착한 소년. 광기어린 사냥꾼 무리에 살해당함.

/에릭 쌍둥이 형제: 끝까지 랠프에게 남아있지만 마지막에 잭 무리에 합류함.

 

 

줄거리

  이야기는 비행기를 타고 가던 소년들이 무인도에 불시착하면서 시작이 됩니다. 어른들은 한사람도 살아남지 못하고 무인도 정글에서 불시착한 랠프와 돼지라고 불리는 소년이 만납니다. 그리고 바닷가에서 커다란 소라를 주어서 나팔처럼 불어서 흩어져 있는 소년들을 불러 모읍니다. 모인 아이들 중에는 랠프 또래의 몇몇 아이들과 6살 정도의 꼬마들이 함께 무리를 형성하게 됩니다. 그들 중에는 성가대원으로 잭 메리듀가 있었고 뒤를 따르는 몇 명의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어른들이 한사람도 살아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고 무리의 질서를 위해 대장을 선출하고 대장은 랠프로 결정이 됩니다. 잭이 대장을 하겠다고 나서지만 아이들은 근엄한 풍채와 소라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랠프를 대장으로 선출하게 됩니다. 그리고 무리에 문제가 생기면 회함을 하기로 하는데 그 신호는 그들이 처음 모일 때처럼 소라를 불어서 회합 소집을 하는 것입니다. 회합을 갖게 되면 발언권은 소라를 가진 사람이 발언을 할 수 있다는 규칙도 정하게 됩니다.

 

  일정한 규칙을 정하게 된 소년들은 자신들이 있는 곳이 어떤 곳인지 몰라 섬을 둘러봅니다. 그리고 자신들이 있는 초호(석호)에 돌아와서 다시 회합을 갖는데 작은 소년하나가 숲에서 무서운 짐승을 봤다고 하지만 랠프 무리는 애써 무시하며 넘어갑니다

  그러면서 랠프는 자신들이 이 섬에서 구출되기 위해서는 섬을 지나는 배들이 볼 수 있도록 봉화를 피워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산꼭대기에 봉화를 피우기 위해 나무를 모읍니다. 처음에 불을 지필지 몰랐던 소년들은 돼지가 끼고 있던 안경으로 불을 피우는데 성공하지만 불이 산으로 번져 무인도에 큰 불이 나게 됩니다. 그리고 짐승을 봤다고 하던 꼬마도 이 산불 이후로 보이지 않게 됩니다. 시행착오를 겪은 랠프 무리는 다시 봉화를 올리는데 성공합니다. 그리고 봉화를 꺼뜨리지 않기 위해 당번을 정하고 두 명씩 조를 이루어 봉화를 감시하게 합니다.

 

  그 후 랠프와 돼지 그리고 쌍둥이 형제는 비를 피할 오두막을 짓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잭은 봉화를 피우기 위해 나무를 모으는 과정에서 멧돼지를 목격하고 식량으로 고기가 필요하기 때문에 멧돼지를 잡아야 된다고 주장합니다. 랠프가 오두막을 짓는 것을 도와줄 것을 요청하지만 잭은 성가대 일행을 사냥부대로 꾸며서 사냥을 나갑니다. 첫 사냥은 실패하지만 두 번째 사냥은 멧돼지를 잡아 랠프가 오두막을 짓고 있는 곳으로 돌아옵니다. 잭은 첫 번째 사냥에 실패하면서 얼굴에 짙은 위장을 하면서 표정이나 감정을 알아 볼 수 없게 위장을 합니다. 야생 돼지에게 접근하기 위한 방법이었지만 랠프와 멀어지면서 자신들의 강함과 내면의 감정을 숨기는 용도로도 사용합니다.

 

  그런데 잭은 사냥을 나가면서 봉화를 지키고 있던 아이들까지 데리고 사냥터로 나가 버린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봉화가 꺼지게 되고, 마침 섬을 지나던 배가 있었습니다. 봉화가 꺼지는 바람에 구조신호는 보지 못하고 랠프는 잭에게 단단히 화가 나게 됩니다. 그래서 오두막으로 돌아온 잭에게 봉화를 꺼뜨리는 바람에 구조되지 못했다고 책망 하지만 잭은 자신이 사냥에 성공했다는 기분에 신이 나서 랠프와 무리 앞에서 전리품을 보여주듯 자랑을 합니다. 잭이 사과를 하며 싸움은 마무리가 되었지만 이 일로 오두막을 짓는 랠프와 사냥을 해서 고기를 얻어야 한다는 잭의 갈등이 심해지게 됩니다.

 

  한편 무인도 주변에서 공중전투를 벌이던 전투기 한대가 추락을 하고 조종사가 숲으로 낙하하는 사건이 일어나게 됩니다. 그렇지만 조종사는 나무에 걸려 사망하게 되고 그대로 숲에 남아있게 됩니다. 그날 봉화 담당이었던 샘과 에릭 형제는 낙하산이 무서운 짐승이라고 착각하고 오두막에 와서 소년들에게 소식을 전합니다. 랠프와 잭은 정말 짐승이 있는지 다시 봉화가 피워져 있던 산꼭대기를 탐험을 떠나게 됩니다. 날이 어두워져 오두막으로 돌아가서 내일 다시 오자고 하지만 서로 무서움을 탄다며 조롱하다가 결국에는 무서운 짐승이 있다는 곳으로 가기로 결정합니다. 하지만 낙하산이 바람에 부풀어 오르는 것을 본 소년들은 짐승이 몸을 부푸는 것으로 착각하여 겁을 먹고 뛰어서 오두막으로 도망치게 됩니다.

 

  다시 회합이 소집되는데 잭은 랠프가 사냥도 못하고 돼지처럼 아무것도 못하면서 대장노릇을 한다고 주장합니다. 대장은 멧돼지를 잡아 고기를 얻을 수 있는 자신이 해야 된다고 주장 합니다. 잭이 다시 대장을 누가 해야 되느냐고 아이들에게 묻지만 아무 대답이 없자 잭은 혼자 무리를 떠나버립니다. 하지만 뒤따라 성가대원이었던 사냥 부대와 고기를 원하는 아이들은 잭을 따라가게 됩니다. 잭과 사냥 부대가 이탈해 나가고 랠프와 돼지 그리고 샘과 에릭 쌍둥이 형제만 오두막에 남게 됩니다. 무서운 짐승이 있는 산꼭대기에 봉화를 피우지 못하게 되자 랠프는 돼지의 의견에 따라 오두막 근처 해변에다가 봉화를 피웁니다.

 

  무리를 이탈한 잭의 사냥 부대는 다시 멧돼지를 잡아 머리를 자르고 나무창에 꽃고 내장을 나무에 걸어서 무서운짐승의 재물로 남겨둡니다. 그리고는 자신들의 은거지인 성채바위에서 잡아온 멧돼지 고기로 축제를 벌이게 됩니다.

  그 뒤 홀로 오두막에서 벗어난 사이먼은 숲을 헤메다가 머리가 잘려 나무창에 꽃아 둔 멧돼지 머리와 내장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멧돼지 머리와 창자에는 엄청난 파리떼가 붙어 잘려진 멧돼지 머리에 붙어 있었습니다. 사이먼은 파리대왕이라고 하며 파리대왕과 마음속으로 대화를 나누다가 기절해 버립니다.

  어두운 밤이 되어 정신을 차린 사이먼은 숲을 빠져나오다가 나무에 걸려 죽은 조종사를 발견하게 됩니다. 소년들이 무시무시한 괴물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나무에 걸린 낙하산과 조종사였던 것입니다. 사이먼은 이 사실을 아이들에게 알리려고 급히 산을 내려옵니다. 내려온 곳은 마침 잭의 무리가 야생 돼지를 잡아 축제를 벌이던 곳이었습니다. 그곳에는 랠프와 돼지도 같이 와서 고기를 먹고 있었습니다. 잭과 랠프는 봉화와 사냥문제로 다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잭은 남아 있던 랠프의 아이들도 잭의 사냥 부대로 오라고 권유합니다. 그리고 무서운 짐승한테도 지켜주겠다고 합니다.

  고기를 먹을 만큼 먹은 잭의 사냥 부대는 무서운 짐승을 잡는다는 광기어린 노래와 춤으로 축제를 벌이고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 갑자기 숲속에서 사이먼이 짐승의 존재를 알리겠다며 튀어나옵니다. 불행히도 사냥부대는 사이먼을 숲속에서 튀어나온 무서운 짐승으로 착각하고 창을 휘둘러 사이먼을 살해하게 됩니다. 다음날 바닷물에 휩쓸려 사이먼의 시신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집니다.

 

  그 이후 잭의 사냥부대는 다시 사냥을 해서 야생 돼지를 잡습니다. 하지만 잭의 무리는 불을 피울 수 있는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어두운 밤에 랠프의 오두막을 습격해서 돼지의 안경을 빼앗아 갑니다. 다음날 오두막에 남아있던 랠프와 돼지, 샘과 에릭 형제는 안경을 되찾으러 잭의 무리가 있는 성채바위를 찾아갑니다. 그러나 다시 심한 다툼 끝에 나무창으로 랠프와 잭은 서로 싸우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성채바위 위에 있던 바윗돌을 굴린 잭의 무리에게 돼지는 목숨을 잃고 맙니다. 그리고 샘과 에릭은 잭 무리에게 납치가 되어 그의 부하가 됩니다.

  혼자가 되어 몸에 심한 상처를 입고 가까스로 도망을 친 랠프는 성채 바위 근처에서 다시 은신을 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동료였던 샘과 에릭이 보초를 보고 있는 것을 보고서 다가갑니다. 그들은 잭 무리가 랠프를 찾아 죽일 것이라고 알려주며 멀리 달아날 것을 이야기 해줍니다.

  다음날 날이 밝자 잭 일행은 랠프를 찾아 추적을 하게 됩니다. 잭의 사냥꾼들은 산에 불을 지르고 랠프를 토끼몰이 하듯이 쫓으며 추격합니다. 랠프는 도망치며 숲에 은신을 하기도 하지만 발각되어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반복하며 결국 랠프는 해변에 도착해서 쓰러지게 됩니다. 다행히도 그곳에는 마침 도착한 영국의 해군 장교가 랠프를 발견하게 됩니다. 랠프는 죽음 직전에 쓰러져 장교에 의해 구해지게 되고 안도감에서인지 눈물을 흘리며 대화를 합니다. 그리고 랠프를 뒤쫓아 온 잭의 사냥꾼 무리도 해군 장교를 보고는 모두가 눈물을 흘리며 울부짓으면서 이야기는 끝을 맺습니다.

 

 

감상평

  단순히 소설적인 재미로만 보면 아이들 소꿉장난 정도의 이야기인데 아이들이 죽어나가는 과정에서는 재미를 넘어 소름이 끼칠 정도였습니다. 그러므로 이 소설이 단순한 재미를 넘어 왜 노벨 문학상을 받았을까와 함께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첫 번째 시대적인 배경, 두 번째 각 등장인물에 대한 상징성, 세 번째 왜 이 소설이 파리대왕인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첫 번째, 시대적인 배경. 저자인 윌리암 골딩은 제2차 세계대전의 참전 군인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복무 당시 전쟁을 경험한 저자는 민주주의와 전체주의에 대한 이념대립을 이 소설을 통해 자세히 표현해 냈다고 생각됩니다. 마치 조지 오웰이 자신의 소설 <1984><동물농장>을 통해 전체주의와 공산주의를 비판한 시대적 배경이 되었던 때와 시기를 같이 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소설 <파리대왕>도 저자가 전쟁을 경험하면서 인간의 내면에 깔린 잔혹성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시대적으로 냉전이 절정이던 이념적 대립으로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직접적으로 전쟁에 참여한 군인들을 통해 이념에 사로잡혀 도덕적이고 인간성을 상실하고 전쟁터에서 광기어린 살육을 벌이는 군인들의 단면이 단절된 무인도의 아이들로 잘 표현이 되었습니다. 소설 마지막 부분에서 쫓기는 랠프와 랠프를 죽이려고 추격하던 아이들이 해군 장교를 보고 같이 눈물을 흘리는 광경에서는 전쟁이 끝나면 다시 순수한 선의 세계로 돌아가는 인간의 양면성을 보여주기도 힙니다이 장면이 인상적이었던 것은 악과 야만성을 상징하던 사냥 부대가 다시 해군 장교를 보고서 눈물을 흘리면서 언제 그랬냐는 듯 순수한 선의 세계로 돌아온 이중적인 면을 보여줍니다.

 

  두 번째, 등장인물의 상징성. 이 소설에서는 두 무리를 이끄는 지도자 소년인 랠프와 잭이 등장합니다. 소라로 회합소집, 뚱뚱하고 시력이 안 좋아 일을 하지 못하는 돼지와 안경 등은 인간사회의 지식인과 권위를 상징하는 듯합니다. 무인도에서 원시적인 생활을 하게 되는 소년들은 직접적인 생존의 문제로 갈등을 겪게 되는데요.

  랠프는 무인도에서 구조되어야 한다는 생각과 회합소집, 오두막을 지으며 리더로서 권위의 상징이며 불을 피우는 것은 문명사회로의 회귀를 위한 생존의 수단으로 여깁니다. 이념적으로는 선과 민주주의 정치이념을 따른다는 상징성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그에 반해 잭은 사냥을 해서 식량을 해결한다는 야만적인 행동을 보입니다. 원시사회에서 1차적인 식량해결은 중요한 생존 수단이 되고 이를 매개로 다른 소년들을 자신의 사냥부대로 자연스럽게 끌어들입니다. 또한 잭은 얼굴에 위장을 함으로서 랠프에게 보였던 열등감이나 수치심으로부터도 해방됩니다. 보이지 않는 적인 '무서운 짐승'을 부각시키고 공포감을 조성하여 자신의 조직의 힘을 모으고 자신의 입지와 체제를 강화하는데 이용을 합니다. 이는 조지 오웰의 소설<1984>에서 보이지 않는 존재 '빅브라더'를 연상시키기에 충분합니다. 오세아니아의 전체주의의 이념을 강화하는데 빅브라더를 이용하여 맹목적인 충성을 강요하고 체제를 강화하는 것은 두 소설이 비슷해 보입니다.

  두 집단 사이에는 서로 이념의 대립이 시작되는데요. 처음 등장했던 소년들은 원활했던 생활이 '생존'이란 문제를 두고 이성과 선, 그리고 원초적인 본능과 야만성으로 갈리면서 인간이 가진 선과 악이 환경에 따라 어떻게 달라질 수 있나를 생각해 봅니다. 특히 충격적인 것은 순수를 대표하는 소년들이 광기어린 이념에 사로잡혀 결국에는 아무 죄책감 없이 살인까지 저지르게 되는데요. 이는 인간의 내면에 잠재해 있는 악이 항상 잠재해 있다는 생각까지 들게 합니다. 그것이 잘못된 이념과 광기어린 집단의식이 더해지면 서로 죽고 죽이는 전쟁이 되기도 하는 것이겠지요. 이 소설에서 원시적인 무인도에 소년들을 등장함으로써 더욱 깊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무인도 자체가 문명 세계를 떠나 최초 원시 인간사회를 의미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세 번째 이 소설이 파리대왕인 이유. 사실 이 부분은 정확히 이해를 하지 못해 검색을 통해 알아봤습니다. 고대 유럽에서는 파리를 불길함의 상징, 죽음의 상징, 사악함의 상징, 시체에서 태어난다는 좋지 않은 상징으로 파리를 이는 존재는 바알이라고 하는 악령이라고 합니다.그래서 이 소설에서 사이먼이 파리떼가 붙은 돼지머리를 보고 대화하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나 같은 짐승을 너희들이 사냥해서 죽일 수 있다고 생각하다니 참 가소로운 일이야! 넌 그것을 알고 있었지? 내가 너희들의 일부분이라는 것을. 아주 가까운 일부분이란 말이야. 왜 모든 것이 틀려먹었고 지금처럼 돼버렸는가 하면 모두 내 탓 인거야."

  이 말은 바로 우리 인간의 내면에는 항상 바알과 같은 악이 잠재하고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그렇게 생각되는 것이 긴 인간의 역사를 보면 원시사회부터 식량 확보를 위한 직접적인 생존 수단으로 시작된 침략과 정복의 역사라고 봐도 무방하기 때문입니다. 이 소설을 집필한 윌리엄 골딩이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면서 겪은 수많은 죽음 앞에인간성의 상실과 맥을 같이 하고 있는 것이지요.

  많은 시간을 거치면서 정치제도가 확립되고 법률체제가 만들어지면서 나아지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역사는 반복되고 선과 악의 경계에 서있는 독재자와 폭군은 지금도 존재하므로 인간이 인간을 죽이는 무참한 행위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라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인간의 선과 악은 분리될 수가 없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또한 인간 내면에 깔린 악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전쟁이나 독재 같은 비극적 참상이 언제라도 일어날 수 있다는 교훈을 주기도 합니다. 그것을 이 소설이 통해 심도 있게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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