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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좋은 글

책 속에는 길이 없다(김영하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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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는 길이 없다

책을 읽는 매 순간, 우리는 결정을 내릭 있는 것입니다.

조금 더 읽겠다고,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그렇게 해서 한 권의 책을 끝내게 됩니다.

완독이라는 것은 실은 대단한 일입니다.

그만 읽고 싶다는 유혹을 수없이 이겨내야만 하니까요.

 

 

거기 소설이 있으니까 읽는다

한갓 독자에 불과한 제가 작가의 무의식을 파헤치려 노력하고 원한대로 읽지 않으려 애쓰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소설을 읽는 행위가 끝없는 투쟁이기 때문입니다.

소설은 일종의 자연입니다.

독자는 그것의 일점일획도 바꿀 수 없습니다.

그 자연을 탐험하면서 독자는 고통과 즐거움을 모두 느낍니다.

 

'독서는 자아를 분열시킨다 즉 자아의 상당부분이 독서와 함께 산산이 흩어진다. 이는 결코 슬퍼할 일이 아니다.'

그렇습니다. 독서를 통해 우리가 어렵사리 지켜오던 자아의 일부가 분열됩니다.

 그리고 재구축됩니다.

소설이라는 자연을 탐험하고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마냥 재미나고 즐거운 일만은 아닙니다.

위대한 작품들은 자아의 일부를 대가로 지불할 것을 우리에게 요구합니다.

 


독서메모를 하고 좋은 글을 다시 읽어보면 새삼 읽는 책이나 글들이 새롭게 느껴집니다.

또한 글을 쓰는 작가로서의 김영하님도 대단하지만, 읽는 독자로서의 김영하님의 겸손함이 더 대단해 보이는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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