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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주저리 주저리/여행

제주 가족여행 2일차, 포도뮤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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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외지 분들이 제주 방문 목적이 대한민국 안의 다른 세계 또는 육지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이국적인 풍경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국내라는 점에서 관광이 제일 크지요. 실제로 필자도 무엇을 배운다는 목적보다도 일상으로부터 탈출이나 여행을 통해 새로운 충전을 하는 의미가 큽니다.
그런데....
저희집에는 4차원 가족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작은 딸. 무엇을 상상하고 생각하든 다른 세 식구와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제주에 와서 쉬고 즐기고 여행하려는 다른 가족과는 달리 첫 번째 방문지를 미술작품 전시를 정해 두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점을 끝낸 즉시 처음으로 방문한 곳이 포도 뮤지엄입니다. 사실 필자도 포도 뮤지엄이라고 해서 별거 있으랴 하고 방문했습니다. 그런데 작가님들의 작품의도를 보고는 한참을 생각하면서 작품들을 감상했습니다.

제주 산간을 잘 알지 못하지만 제주여행을 하는 내내 심한 바람이 불었습니다. 그냥 바람 수준이 아니라 폭풍 수준의 강한 바람이 불었습니다. 거기에다가 포도뮤지엄의 위치는 고도가 꽤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서 더욱 심하게 바람이 불었습니다. 달리 표현하자면 폭풍의 언덕에 위치한 외딴 전시관인 듯싶었습니다.

아래는 포도 뮤지엄 홈페이지입니다. 필자는 너무 제주여행에 들뜬 나머지 사전 공부를 하지 않은 바람에 몇 가지 놓친 부분이 아쉬웠습니다.
방문할 예정이라면 필수로 블루투스 이어폰을 지하기를 권고드립니다. 이유는 각 작품마다 오디오 가이드를 제공하는데, 상세한 작가의 의도를 들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필자는 미리 준비하지 않아 무척 아쉬웠습니다.
포도뮤지엄 홈페이지: https://www.podomuseum.com/

PODO MUSEUM

다양성을 존중하고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열린 문화공간

www.podomuseum.com

포도뮤지엄 캡춰

관람료도 그리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닙니다.

포도뮤지엄 캡춰

작은딸에 의하면 분명히 3월 초까지 전시가 마무리된다고 했는데, 집에 와서 확인해 보니 다시 재설정되어있네요. 아마 전시관에 다른 작가님들의 다른 작품들로 다시 전시가 되나 봅니다.

포도뮤지엄 안으로 입장하는 가족들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정면에 매표대, 우측에 카페, 좌측에 자료실이 보입니다.
입장료를 지불하고 전시실 안으로 들어가 봅니다.

1층. T&C 아포브 전시회 '너와 내가 만든 세상'
2층. 케테 콜비츠 - '아가, 봄이 왔다'

포도 뮤지엄에서는 두 건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1층부터 관람을 시작합니다.

서문

전시관에 입장하면서 제일 먼저 보이는 서문입니다. 각 작가님들의 작품의도와 전시목적을 알 수 있습니다. 글을 읽으면서도 안타까운 게 작가님들의 작품의도가 현재 진행형이라는 것입니다.

1 전시실 안으로 들어가 봅니다.

틀린 말 하나 없지요. 소문을 퍼뜨리기도 하고, 만들어 내기도 하고, 어떤 이는 이를 이용해 세상 사람들을 선동하고 이용하기도 하지요.

소문의 벽

글을 읽으면서 소문과 험담의 주인공은 내가 아닌지 생각해봅니다. 그러지 않기 위해서 끝없이 반성하고 성찰해야겠지요.

벽에 노랗게 뚫린 구멍으로 역사에 남은 거짓과 혐오의 글.
소문을 통해 피해를 조장했던 역사의 상처를 소문을 벽을 통해 볼 수 있습니다. 수십 개의 구멍이 있지만 세 개만 찍어 올려봤습니다. 어떠신가요? 알든 모르든 어떤 자들은 소문을 통해 자기 입지를 강화하고 수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 기억이 떠올려지지 않나요? 어떤 학자는 우리 모두는 자신이 진실인 것처럼 말하지만, 누군가의 소문과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사실인양 떠들어 댄다고 합니다. 그게 지금은 자기주장인 것처럼 말하지만, 이것도 커지면 누군가에게는 혹은 내가 알지 못하는 다수에게는 큰 피해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깨진 유리

https://youtu.be/YcCDe9ILnL8

영상작품인데 조용한 실내에 갑자기 유리 깨지는 소리에 처음 룸에 들어오신 분들이 깜짝 놀라십니다.
소문으로 인해 피해 당사자에게 담기는 상처를 유리가 깨지는 것으로 표현한 듯합니다.

얼굴들

https://youtu.be/p1zmnMm7uUo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누군가를 스치듯 만나고 누군가는 기억합니다. 그러나 그 사람들 중 무슨 생각을 갖고 있는지 스치듯 지나가고, 얼굴이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또 인터넷과 SNS의 발달로 악성 댓글, 가짜 뉴스 등으로 오염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게 합니다.

글자들

왜곡된 소문이 집단의 광기로 발전한다면 역사에서 보인 비극이 우리 곁에 있을 뿐이지요.

혐오의 역사

https://youtu.be/cp8xCM6qy_Y

왜곡된 진실과 혐오, 허위 소문의 끝을 전쟁의 나락으로 공멸하게 되지요. 맹신적 종교, 왜곡된 신념은 과거 파시즘과 나치즘과 같은 집단의 광기로 인류의 불행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어둠 속을 달리는 기차

https://youtu.be/BjKHWJA2WEo

이 작품은 기차가 조그만 불빛을 비추며 달리면서 수많은 우리의 일상들을 비추는 듯합니다. 어둠에 갇힌 세상 속에 조그만 희망일까요. 아니면 왜곡된 소문과 진실의 세상에 한 줄기 희망의 빛을 표현한 걸까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 작품과 반대로 환한 세상에 조그만 어둠만 존재하는 세상이기를 바라봅니다. 그 광명의 빛이 어둠의 그림자도 이겨낼 수 있는 희망이 되기를.....

굴뚝

이 세상의 주인은 인간이라고 생각하지만 생물학적으로 보면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 모두가 주인이지요. 그렇게 생각했을 때 인간의 편의로 사라지고 멸종된 동식물들, 지금도 인간의 식용을 위해 길러지는 동식물들이 결국은 인간 자신들의 또 다른 파괴의 길은 아닌지 생각해보게 되는 작품입니다.

파괴된 역사의 기록들

역사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우리 또는 자신의 객관화이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함이겠지요. 안타깝게도 역사의 가르침도 어느 누구의 이기심이나 탐욕 때문에 현재에도 반복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역사 속으로 사라져 간 수많은 유명인들의 명언들을 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2층. 케테 콜비츠 - '아가, 봄이 왔다'

포스팅이 너무 길어지는 관계로 모든 작품을 소개하지 못해 안타깝습니다.
관람을 하면서 느낀 것은 예술이 미술적인 기교뿐만 아니라 역사와 철학적인 공부를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모든 작품의 의미를 생각하기에는 제 생각의 깊이나 지식이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별생각 없이 방문했다가 한참을 생각하면서 작품들을 관람했습니다.
어떤 지식인이 말하기를 바다의 깊이를 알려 바다에 들어갔다가 깊이를 알 수 없는 바다에 자신의 지식의 얇음을 한탄했다고 하지요. 세상을 바라보는 자신의 생각이 언제든 '다는 모른다'라는 기준을 두고 겸손해야 된다는 마음을 갖게 된 관람 기였습니다. 세상은 지식이든 예술이든 알면 알수록 깊이를 알 수 없는 바다와 같습니다.

처음에는 엉뚱한 작은딸의 생각이라고 생각했지만, 깊이 있는 공감을 한 제주 포도뮤지엄 관람기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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