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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김영하 장편소설 <작별인사>줄거리 감상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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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차 산업혁명에 관한 이슈가 많아지면서 인공지능과 관련된 문학작품도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은 김영하 작가님의 신작소설로 극도로 발전한 인공지능 기술의 미래사회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 속에서 다소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는 '존재'에 대한 물음을 독자들에게 하고 있습니다. 존재에 있어서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게 인간에게 진정한 행복일까, 아니면 유한한 생명 안에서 치열하고 열정적으로 살아가면서 주어진 시간안에서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는 게 행복일까?  

  간단히 줄거리와 감상평으로 요약해봤습니다.

 

  세상이 아무리 과학적으로 발전했다고는 하지만 여러 가지 책을 보다보면 아직도 우주가 먼저인가 우주를 만든 신이 먼저인가에 대한 논박이 이어지기도 합니다. 진아, 아트만, 합일 같은 인도 불교를 보더라도 인간과 우주는 이원론으로 나누어지지만 결국에는 인간과 우주이든, 인간과 자연이든 죽어서 하나가 된다는 뜻을 가직고 있습니다. 따라서 존재에 대한 질문은 죽음이 있기 때문에 많은 깨달음들이 우리에게 존재에 대한 가치를 전해주지 않나 싶습니다.(감상평 본문 중)

 

등장인물

 

철이: 하이퍼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자신이 기계라는 생각을 하지않고 최진철 박사의 아들로 알고 살아가다가 집밖을 외출해 수용소에 갇히게 되고 그 안에서 만나 선이와 민이 등과 탈출하게 됨.

최진철 박사: 철이를 탄생시킨 휴먼매터스라는 회사의 연구자로 휴머노이드를 더욱 인간답게 만드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선이: 장기이식을 목적으로 복제된 소녀 클론이라고 부르는 복제인간으로 수용소에서 만나 철이의 친구로 수용소를 탈출하지만, 휴머노이드 은신처에서 군대 공격을 받아 헤어지고 먼 훗날 다시 만나게 됨.

민이: 역시 수용소에서 만난 아이 휴머노이드지만 기동타격대에 의해 몸과 머리가 분리가 되고 휴머노이드 은신처에서 머리를 가지고 탈출한 철이와 민이 덕분에 다른 신체를 가진 휴머노이드로 재탄생 함.

 

 

 

줄거리

 

  공간적, 시간적 배경은 미래 통일 한반도의 평양입니다. 주인공 철이는 평양의 휴먼 매터스라는 캠퍼스에서 아빠 최진수 박사와 세 마리의 고양이와 살고 있습니다. 같이 살고 있는 세 마리의 고양이 중 한 마리는 보기에는 일반 고양이와 다르지 않지만 로봇입니다. 철이가 살고 있는 세상은 인공지능이 고도로 발달된 육안으로만 보면 인간하고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닮은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산재해 있는 미래사회입니다.

 

  철이는 집에서 아빠와 홈스쿨링을 하면서 천자문, 철학 그리고 세상의 많은 지식들을 배우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철이는 "집밖은 위험하다"라는 아빠의 말을 듣지 않고 집밖을 나갔다가 검은색 옷을 입은 두 사람에게 검문을 받습니다. 그들은 철이에게 다가와 "당신은 무등록 휴머노이드다" 라며 검색 모니터를 보여 줍니다. 인간에게는 특유의 방사성 물질이 있기 때문에 사람이라면 'H'가 떠야 되는데, 철이는 빨강색 'R'이 뜬 것입니다. 빨강색 'R'은 무등록 휴머노이드를 뜻하는 것이고, 초록색 'R'은 정식 등록된 휴머노이드를 뜻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철이를 플라잉캡슐에 태워 어디론가 데려갑니다.

  도착한 곳은 낯선 사람들과 로봇들이 모여 있는 시설은 수용소 같은 시설이었습니다. 검문을 받을 때부터 철이는 '자신은 로봇이 아니라 사람이다'며 줄곧 말했습니다. 그렇지만 수용소 안에는 사람들과 폭력적인 로봇들이 같이 있었습니다. 폭력적인 로봇들은 자신이 사람이라고 말하는 아이에게 다가가 팔을 뽑아 버립니다. 하지만 그 아이의 뽑힌 팔은 전선들만 보였습니다. 사람이 아니고 인공지능을 장착한 휴머노이드 로봇이었던 것입니다. 놀란 철이에게 선이와 민이라는 아이가 다가와 소란피우지 발고 조용히 하라고 경고합니다. 선이와 민이에게도 철이는 나도 분명 사람인데 로봇으로 오인 받아 잡혀 왔다고 말합니다. 그런 철이에게 선이가 상황 설명을 해 줍니다.

  현재 한반도는 통일 이후에 비용이 과도하게 들어가는 지방의 인프라를 포기한 상태이고 그로인해 통일에 불만을 품은 세력들이 전투용 휴머노이드들로 인해서 내전이 격화되는 상태라고 합니다. 반정부 세력이 점점 커지자 정부에서는 도시 게릴라들의 파괴행위를 막기 위해 무등록 휴머노이드를 잡아서 처분하게 한 것입니다. 그래서 철이가 잡혀 온 수용소는 망가진 로봇, 전투용 로봇, 무등록 로봇들이 수용된 시설입니다. 선이는 인간이기는 했지만 상업적인 이유로 인간 배아를 복제한 '클론'이라는 존재였습니다. 브리더라는 사람들이 불법적으로 복제한 클론은 장기이식 등의 목적으로 국내외로 매매가 되었고, 환락가에도 클론을 필요로 하기도 했습니다. 유전자 복제로 태어난 클론들은 정식으로 인간의 몸을 통해 태어난 게 아니기 때문에 한 사람이나 국민으로서의 법적인 보호를 받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정부는 브리더들에 의해 불법적인 방법으로 생산한 클론들도 무등록 휴머노이들과 함께 모두 잡아 가뒀던 것입니다. 그래서 클론인 선이와 무등록 휴머노이드라고 뜬 철이와 민이가 함께 수용소에 갇히게 된 것입니다. 휴머노이드인 민이는 아이를 기르고 싶던 한 가정에 입양되게 되었지만 민이를 입양한 가정은 금방 싫증을 냈고 중고로 내놓게 됩니다. 그런데 파양된 휴머노이드 아이는 이미 성격이 형성된 '사용감'이 있다는 이유로 재입양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오갈 데 없는 민이도 수용소에 갇히게 된 것입니다.

  철이는 선이와 민이와의 대화 도중에도 자신이 자꾸 휴머노이드가 아니고 인간이라고 주장합니다. 자신은 다양함 감정을 느낄 수 있고 인간들만이 한다는 꿈을 꾸기 때문에 인간일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철이 아빠는 휴머노이드들에게 윤리와 감정, 신념, 철학, 가치관 등을 좀 더 섬세하게 만드는 것을 연구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철이가 만들어지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철이는 자신이 로봇이라는 사실을 확실히 알게 되는 계기가 있습니다. 철이가 수용소를 탈출해 위기 상황이 되자 철이 아빠가 철이의 의식 속으로 접속해 왔기 때문입니다. 철이는 아빠의 지시에 따라 쇄골 부분을 눌러 전자기기의 네트워크에 접속하도록 하여 자신이 모르고 있었지만 가지고 있었던 기계적인 기능들을 활성화 시킵니다.

 

  혼란을 틈타 철이와 선이 민이는 수용소를 탈출하게 됩니다. 하지만 탈출 도중 민이는 추격용 드론의 공격으로 머리와 몸이 분리가 됩니다. 철이와 선이는 민이의 의식이 남아있는 머리라도 챙겨서 도망을 갑니다.

 

  수용소를 탈출해 도망을 치던 철이와 선이는 달마를 만나게 됩니다. 달마는 재생 휴머노이드로 얼굴은 험상굳지만 몸은 여자의 몸을 닮아 호리호리 했습니다. 폐기된 대형버스의 지하의 은신처로 향했는데, 그곳은 수많은 휴머노이드들이 있었습니다. 인간들의 생활을 돕던 휴머노이드들이 시간이 흐르면서 고장이 나고 제대로 기능이 되지 않자 한 업체에서 사랑하는 휴머노이드 전용 요양원이라고 만들었지만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업체는 휴머노이드들에게 지금 가지고 있는 의식을 네트워크상의 클라우드에 올리던지 아니면 그냥 비활성화 해서 기계로서 생명을 마감하는 선택을 하게 합니다. 그렇게 백업해 만든 클라우드가 전세계의 네트워크를 타고 돌아다니면서 집단지성을 이루게 되고 자체적으로 인간보다 더 높은 인공지능을 설계하고 생산까지 가능하게 됩니다. 인간을 넘어 인공지능의 역습이 시작된 것입니다.

  철이가 휴머노이드 중에서도 인간의 감정이나 마음을 가장 잘 구현한 하이퍼 리얼 휴머노이드였기 때문에 인간의 마음에 어떤 복잡한 마음이 숨겨져 있는지 알아내기 위해 달마는 철이를 은신처에 나가게 하지 않고 연구하고 싶어 합니다. 그리고 선이는 달마에게 민이의 머리를 가져다주면서 새로운 로봇해 연결해 살려달라고 부탁합니다. 달마는 과연 애완용 휴모노이드로 태어나 큰 행복을 누리지 못하고 아픔이 있는 삶을 살았던 민이를 살리는 게 정말 민이를 위한 것인지 되묻습니다. 고통이 있는 삶이었어도 생명을 연장하는 것에 대한 찬반양론이 오고 갑니다. 결국에는 민이를 기계와 연결하지 않고 의식만 활성화시켜서 민이의 의견을 묻습니다. 고민을 하던 민이는 선이와 철이를 다시 만나고 싶다며 다시 살아나기를 희망합니다.

 

  한편 철이와 아빠가 연락이 되어 기계적 기능이 되살려진 것도 이때쯤입니다. 네트워크를 통해 아빠와 연락이 닿은 철이는 아빠가 탈출을 시키러 은신처까지 데리러 옵니다. 서둘러 철이를 데리고 자리를 뜨려고하지만 갑자기 군대가 들이닥쳐 은신처와 휴머노이드들을 닥치는 대로 공격하기 시작했고 순간 철이는 의식이 끊깁니다.

  집에서 정신이 든 철이는 군대의 공격으로 은신처는 파괴되었지만, 아빠가 철이의 파괴된 머리를 가지고 집에 돌아와서 철이의 의식을 임시로 고양이 로봇에 연결을 했던 것입니다. 그 모든 순간을 스캔해서 본 철이는 군대의 공격, 이 군대를 부른 게 바로 아빠였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철이는 군대를 불러서 친구들을 죽게 만든 아빠를 원망하게 됩니다. 아빠는 철이에게 곧 적당한 몸을 찾아서 의식을 연결하겠다고 하지만 회사에서 쫓겨난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없었습니다. 아빠는 술에 취한 채 살아가다가 삶을 마감하는 나약한 인간이었던 것입니다.

  몸이 사라진 철이는 결국 순수한 의식만 의지한 채 네트워크에 존재하게 됩니다. 자신이 인간이라고 굳게 믿고, 인간답게, 인간처럼 살던 철이는 몸이 없다는 것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몸이 있으므로 해서 느꼈던 많은 것들, 몸이 지칠 때 휴식을 할 수 있다는 것도 깨닫게 됩니다.

 

  달마의 예언대로 오래지 않아 인간의 세상이 완전히 끝나고 지구에는 평화가 찾아옵니다. 인간들이 멸종하게 된 것은 인간들은 점점 더 인공지능에 의지하게 되고, 인공지능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었으며, 결국은 인간들은 번식의 충동과 압력에서 해방되어 일종의 환각상태와 가상세계에서만 살아가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렇게 인간의 세상은 끝이 나게 됩니다.

 

  순수한 의식으로 존재해오던 철이는 마침내 선이를 찾아냅니다. 클론이었던 선이는 자연스럽게 나이가 들어 노인이 된 채로 시베리아 오지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희고 긴 머리를 늘어뜨린 선이는 영적인 기운이 느껴졌습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늙어버린 선이의 모습을 본 철이는 순간 선이를 부러워합니다. 철이는 작은 공동체를 이루고 살아가는 선이의 곁에 머물게 됩니다. 철이는 자연스럽게 육체의 노동과 인간다운 삶을 누리게 됩니다. 그렇게 4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선이의 몸은 더 늙고 쇠약해져갔습니다. 잠시 오두막을 비웠다가 들어온 철이는 직감합니다. 선이의 의식이 드디어 그 불안정한 몸을 떠났다는 것을 말입니다. 처음 선이와 수용소에서 만나 그녀가 항상 이야기 했던 우주정신으로 돌아간 선이와 갑자기 닥친 선이와의 작별은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습니다. 철이는 선이가 세상을 떠난 후에도 그 마을에 남았습니다. 그리고 공동체 구성원이 하나씩 세상을 떠날때마다 끝까지 남아 지켜보았습니다.

  오래 지나지 않아 철이의 몸에서도 서서히 세월의 흔적이 나타납니다. 철이는 굳이 그것들을 고치려 하지 않았습니다. 세월은 흘러 공동체의 모든 구성원도 사라진지 오래되었고 철이는 이 넓은 대지에 인간을 닮은 존재는 더 이상 자신 하나밖에 남지 않았다는 강한 확신을 갖습니다.

  이후 세상에는 인간의 모습을 한 휴머노이드 또한 더 이상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자연은 인간문명의 흔적들을 빠르게 덮어 가기 시작했습니다.

 

  어느날 개를 데리고 산책을 하던 철이는 거대한 곰의 습격을 받아 죽음을 눈앞에 두게 됩니다. 그대로 죽음을 받아들이고 싶어하는 철이와 다시 무한의 세계인 네트워크로 돌아가려는 철이와 내적 갈등을 하게 됩니다. 그동안 자아를 가지고 살아오면서 인연을 맺었던 존재들은 이미 우주의 일부로 돌아갔습니다. 철이는 끝까지 네트워크로 돌아가려는 본능과 싸우다가 석양과 어둠을 바라보다가 의식을 떠나보내며 이야기는 끝을 맺습니다.

 

 

 

감상평

 

  머지않아 우리가 받아들여야 하는 인공지능을 주제로 한 SF소설이지만 인간 존재에 대한 철학적인 휴먼드라마입니다. 더하여 인간을 중심로 한 역사의 흔적, 철학적, 종교적인 것들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들을 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또한 앞으로 다가올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의 시대가 인간에게 축복인가 아니면 또다른 생존의 위협인가에 대한 생각도 같이 들게 했습니다. 한 가지 소설에 여러 가지 생각을 던지는 작가의 식견에 다시 한번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는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단순히 재미로만 보기에는 독자 각자가 보기에 따라 다중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인간의 뇌에 지속적으로 엄청난 쾌락을 제공하였고, 그들은 거기서 벗어나려고 하지 않았다.

  인간들은 번거로운 번식의 충동과 협력에서 해방되어 일종의 환각 상태, 가상 세계에서 살아갔다.

  오래전 중국의 도가에서 꿈꾸었던 삶이 인간에게 도래한 것이다. 인간은 신선이 되어 소멸해버렸다.

 

  우리가 흔히 보는 SF영화에서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세상을 파괴하고 전쟁을 하는 게 아니라, 인간들 자신이 만든 기술에 의해 자신 스스로 소멸해 버렸다는 내용입니다. 다시 말해 인간들은 가상세계에서 자신에 과거에 살아왔던 삶보다 훨씬 더 나은 삶을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게 그 순간에는 좋았지만 인간에게 절대 좋은 게 아니란 이야기 입니다. 기술이 발전하면 할수록 인간은 가상세계에 더 몰입하게 되고 생리적, 정신적, 육체적 쾌락을 갈수록 더 인공지능에게 의지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더 깊이 생각해보면 애정, 존경, 소속감, 자아실현 같은 욕구 등을 프로그램 된 가상세계에서 실현하면 더욱 더 인간성 상실은 현실화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아직 인공지능의 시대가 시작 초기 단계라고 하지만 우리 주위를 보면 모두가 손바닥만한 기계에 의지한 채 눈뜰 때부터 잠이 들때까지 놓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의 삶과 행동에도 경고를 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교리에 따르면 선이는 이제 우주정신의 일부가 된 것 뿐이었다. 슬퍼할 일이 전혀 아니었다.

 

  세상이 아무리 과학적으로 발전했다고는 하지만 여러 가지 책을 보다보면 아직도 우주가 먼저인가 우주를 만든 신이 먼저인가에 대한 논박이 이어지기도 합니다. 진아, 아트만, 합일 같은 인도 불교를 보더라도 인간과 우주는 이원론으로 나누어지지만 결국에는 인간과 우주이든, 인간과 자연이든 죽어서 하나가 된다는 뜻을 가직고 있습니다. 따라서 존재에 대한 질문은 죽음이 있기 때문에 많은 깨달음들이 우리에게 존재에 대한 가치를 전해주지 않나 싶습니다.

 

  선이가 말하는 우주정신이란 우리가 현실에서 보고 있는 모든 종교가 아닐까도 생각됩니다. 그러나 그게 무엇이든 우리 인간은 긴 우주의 역사와 시간에 비하면 찰나를 살아가는 나약한 존재들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이 책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게 존재에 대한 질문이지만 그 존재도 끝이 있기 때문에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게 아닌가싶습니다. 소설 마지막에 철이가 네트워크로 돌아가 영생을 얻을 수 있었지만 의식의 끝을 맺은 것도, 선이의 죽음을 보면서 부러워 한 것 도 같은 이유라고 생각됩니다. 만약에 의식만 있는 채로 네트워크 상에 영원한 의식으로 살아간다면, 또는 극히 인간의 주관적인 시점에서 영생을 얻어 죽음이 없는 생을 살아간다면, 삶에 대한 의미 그리고 존재라는 단어 자체가 무의미해지겠지요. 그러므로 아무리 하찮은 존재라도 주어진 시간만큼은 열심히 그리고 아낌없이 살아가는 게 우리가 그나마 찰나의 시간을 우주의 시간만큼 늘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의무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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