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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상록수(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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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에서 유명하고 잘 알려져 있지만 이 소 설을 접하기는 처음입니다. 그래서 읽지도 않고 있었기 때문에 막연히 농촌 계몽운동에 관한 소설이라는 정도만 알고 있었습니다. 책 서두에 나오는데 이 소설은 실제인물을 기초로 심훈이라는 소설가가 재구성 했다고 합니다. 소설에서는 두 남녀 주인공이 나옵니다. 이렇게 말하면 농촌 계몽에 연애소설정도 아니냐는 생각이 들겠지만, 두 사람은 소설 속에서 순결을 버리지 않고 채영신이 세상을 떠나면서 끝이 납니다. 소설 속 채영신은 신학교를 졸업하고 경기도 산골에서 농촌 운동을 하다 과로로 숨진 최용신에 대한 신문기사의 주인공입니다. 그리고 남자 주인공 박동혁은 경성농업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고향에 돌아와 공동경작회를 만들어 농사 개량과 문맹 퇴치운동을 벌이던 심훈의 장조카 심재영을 모델로 했다고 합니다. 소설에서는 공동경작회가 농우회로 나옵니다.


 등장인물

박동혁: 한곡리에 농우회를 결성해서 청년들을 모아 농촌 활동을 함. 채영신과 사랑을 하지만 자신들의 목표인 농촌계몽활동이 끝난 뒤 결혼을 하기로 함.

채영신: 농촌 활동을 하는 박동혁과 정신적인 동지이자 연인. 헌신적인 농촌 계몽 활동을 하지만 과로한 나머지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함.


줄거리

  한 신문사가 주최한 여름방학 농촌 계몽활동에 참가했던 학생들을 위로하고 보고를 받기위한 다과회가 시작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먼저 귀환보고에서 박동혁이 맨 처음 발언자로 시작되고 뒤이어 여자 신학교 대표로 채영신이 발표하면서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됩니다. 그래서 백현경이라는 기독교 연합회 총무와 인연을 맺으면서 계속 된 관계를 유지하는데, 박동혁은 한 학기밖에 남지 않은 학업을 중단하고 고향으로 돌아가 농촌계몽과 봉사활동을 하자고 채영신에게 제의하고 다짐합니다.

  그 길로 박동혁은 한곡리로 향하고, 채영신은 청석골로 향해 각자의 맡은 활동을 하게 됩니다. 박동혁은 농우회를 결성하여 마을 청년들과 농촌 계몽활동을 하고, 채영신은 주로 부녀회를 조직하고 밤에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야학으로 농민들을 계몽하고 글을 깨우치게 합니다. 두 사람은 편지로 각자 맡은 농촌 활동에 대해서 편지로 자주 연락을 주고 받는데, 편지의 내용은 사사로운 연애감정은 배제하고 농촌계몽활동이나 사업이야기로 마음을 전 할 뿐이었습니다. 채영신이 청석골에서 과로로 몸이 허약해지자 몸을 추스르고 박동혁의 농촌활동에 대한 활동상황을 보고자 한곡리에 방문합니다. 그리고 박동혁은 농우회를 조직하고 한곡리 부녀회를 결성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는데 대해 채영신은 많은 자극을 받습니다. 이 과정에서 서로에 대한 미래 결혼 문제에 대해서도 얘기를 하지만, 서로의 농촌 계몽활동이 안정적으로 정착되는 3년 후에 다시 만나 얘기하자하고 각자의 길로 떠납니다.

  박동혁은 한곡리에서 12명의 청년회 사람들의 없는 살림 굶어가고 술담배도 끊고 자금을 모아 가까스로 마을 회관을 짓게 됩니다. 채영신은 청석골로 돌아와 다시 교회에 밀려드는 어린 학생들로 자리가 부족한 학원을 짓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노력합니다. 그 과정에 교회 건물이 많은 인원이 몰리면 위험하다는 주재소 공무원의 지시를 받게 됩니다. 눈물을 머금고 80여명만 남기고 다른 학생들을 떠나보내지만, 배움의 열망이 하늘같은 학생들은 창문밖에 머리를 대고, 나무에 매달리며 공부를 하고자합니다. 학원을 빨리 지어 배움에 목말라 하는 주민들을 글을 깨치게 하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지만, 부잣집 한량들은 주지육림 속에 살면서도 기부금을 내지 않으려하고, 주재소 또한 전혀 영신에게 도움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한량들의 술자리 흥을 깻다고 주재소에 일주일간 가둬버리는 일까지 생깁니다.

  채영신이 백방으로 노력하고 몸이 부서져라 일해서 결국 학원은 완성되고 낙성식을 하게 됩니다. 낙성식에 박동혁도 참석을 하지만 채영신은 그동안의 과로를 한 결과 급성 맹장염에 걸리게 됩니다. 박동혁은 채영신을 간호하게 되어 한곡리로 며칠을 돌아가지 못하게 됩니다. 그러는 사이 한곡리에서는 고리대금 업자인 강기천에게 농우회원들이 매수되고, 마을회관 회장직까지 빼앗기게 됩니다. 박동혁은 농우회원들의 빚까지 강기천과 담판을 해서 갚아주며 얽혀 버린 일을 해결하려 노력합니다. 하지만 불같은 성격을 가진 동혁의 동생 동화는 마을 회관에 불을 지르고 잠적해 버리고 동혁은 공범으로 감옥에 갇히게 됩니다.

  다시 몸이 악화되어버린 채영신은 기독교 총회로부터 일본유학을 갖다오라는 제의를 받고, 유학을 떠나기 전에 동혁을 보기 위해 전보를 치지만 동혁으로부터 회답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동혁을 만나러 한곡리로 찾아가지만, 뜻밖에 동혁은 마을 회관 방화사건으로 구속되어 있었다. 가까스로 동혁을 만나 짧은 만남에서 나중에 감옥을 나가고 유학을 다녀와서 한곡리하고 청석골하고 합병을 해서 실컷 만나자고 약속을 하고 헤어집니다.

  일본으로 건너간 영신은 끝내 쇠약한 몸이 더욱 악화되어 각기병에 걸려 쓰러지고 다시 청석골로 돌아옵니다. 다시 청석골에서 주민들을 위해 주학과 야학을 하려고 하지만 얼마가지 않아 다시 쓰러져 병석에 눕고 맙니다. 그리고 며칠 후 영신은 동혁을 만나보지도 못하고 세상을 떠나고 맙니다. 형무소에서 풀려난 동혁은 급한 전보를 받고 청석골로 향하지만 영신은 이미 관에 들어가 영결식이 진행됩니다. 동혁은 울부짓고 인생의 허망함에 삶에 회의를 갖기도 하지만 자신이 사랑하던 나약한 여인이 농촌개발과 아동교육을 위해서 몸이 부서져라 일하다 유명을 달리 했던 것에 대해 다시 사업을 계속해 나갈 것을 다짐합니다.

  마지막으로 박동혁은 한곡리로 돌아와 강기천이 방탕한 생활로 세상을 떠났고, 예전 농우회원들이 다시 의기투합하여 농촌계몽활동을 다시 이끌어 나가기로 합니다.

 

감상평

  책 중간에 어머니가 노처녀 채영신의 혼례문제로 의견이 맞지 않아 어머니한테 드리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나는 어머니가 낳아서 길러 주신 어머니의 딸이지만 어머니 한 분의 딸 노릇만은 할 수 없다우, 알아 들으시겠수? 어머니 한 분한테 불효하지만, 내딴엔 수천 수만이나 되는 장래의 어머니들을 위하여 일을 하려고 이 한몸을 바쳤으니까요.” 이 한마디가 채영신이나 박동현이나 작가 심훈이나 같은 마음이라고 생각이듭니다. 글을 모르기 때문에 고리대금 업자들한테 착취를 당하고 열심히 살지만 생활이 조금도 나아지지가 않는지를 모르는 농민들에게 어둠속에 빛이 되고자 노력했던 암울했던 시기에 선구자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시대만 변했을 뿐 그 시절 억울하고 힘들게 살아야 했던 농민, 서민들과 4차 산업역명이니 정보화 사회니 하며 날로 생활이 편리해지지만 사회 지도층이니 부를 대표하는 재벌들이나 그당시 지주들이나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당시도 문맹으로 아무것도 모르고 열심히 살아가는 서민이나 농민들한테 무엇이 옳고 그른것인지 가치관을 흐리는 졸부와 공무원이 있었고, 지금도 많이 깨어 있다고는 하나 일반인들의 눈을 흐리는 기득권자들의 앞잡이 같은 왜곡된 소식을 전하는 언론들이 있는 것은 시대만 변했지 달라진 게 없습니다.

  소설 속 배경이 일제 시대라서 농민계몽운동이라는 것이 제약이 있었을 것이라고 짐작을 하지만, 그 속에서도 자기 한 몸 헌신하며 사람들을 깨우치고 조금 더 나은 농촌 환경을 만들기 위해 인생을 바친 당시 계몽 활동가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하나 아쉬운 것은 채영신같은 경우 자기 몸이 나아질 수도 있었는데 너무 혹사하는 바람에 세상을 떠난 것은 더 멀리 보지 못한 자기희생라고 생각합니다. 소설이 허구라지만, 만약에 조금 더 현실적으로 생각했다면 자기건강관리를 더 철저히 하고 학원을 나가 교육을 하든지 부녀회 활동하든지, 평생 이어가는 것이 더 많은 시간을 계몽활동에 투자하고 더 많은 사람들을 이끌어 갈 수 있었다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소설 속에서 학원을 짓느라 몸을 상하도록 동분서주 하지만, 충분히 자기 몸을 알았고 돌볼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보여서 더욱 안타깝게 생각이 됩니다. 개인적인 생각을 더하자면 건강해서 박동혁이랑 가정도 꾸리고 청석골이나 한곡리가 더 발전할 수 있었다는 생각도 같이 해 봅니다. 청석골이나 한곡리나 소설 속 배경이지만 그 당시에는 꽤 많은 젊은 지식인들이 농촌계몽을 했다고 합니다.

  책을 모두 읽고 심훈의 이력도 한번 살펴보았습니다. 서울 태생에 꽤 유복한 집에서 태어나고 학창시절에는 3.1운동을 하다가 투옥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상록수를 저술하고 36년이란 짧은 생을 마감했습니다. 그 당시 많은 문인들이 친일행위로 후대에 많은 비판을 받는데 민족정신이 대단하신분이라고도 생각됩니다.

  과거에 어떤 정치인이 목숨을 거두며 한 말이 있다고 합니다. 세상에 두 가지 이념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하나는 모두가 잘 살자는 이념이고 또 하나는 나만 잘 살자는 이념이라고 합니다. 시대가 사람을 만들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모두가 잘 사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없다고 있는 사람들한테 굽신거리지 않고, 열심히 살면 반드시 그 댓가가 주워지는 공정한 사회, 그리고 그 열매가 다시 모든 사람들에게 혜택이 가는 사회말입니다. 그 시대나 지금 세상이나 모두 그런 사람들이 존재를 합니다. 하지만, 세상 사람들이 좀더 깨어있는 국민이 되어 같이 잘 사는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박동혁, 채영신과 심훈도 아마 같은 마음으로 농촌계몽활동을 하지 않았을까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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