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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대위의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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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위의 딸


지은이: 알렉산드르 푸슈킨

장르: 고전 소설

 

  우리에게는 시인으로 많이 알려진 푸슈킨의 고전 소설을 읽었습니다. 러시아에서는 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와 함께 대문호로 알려진 작가입니다. 작가소개를 조금 더 하자면 1799년 모스크바에서 귀족 가문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부모님은 사교계 활동에 바빠서 자녀교육에는 그다지 관심이 많지 않았다고 합니다. 당시 러시아도 다른 유럽국가와 마찬가리로 봉건적 왕권주의 국가였기 때문에 빈익빈 부익부와 부정부패가 심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대신 할머니가 손자들에 대한 끔찍이 사랑하여 읽기와 쓰기 등을 가르쳤습니다. 푸슈킨도 천재적인 문학적인 재능을 타고나 아버지의 서재에서 닥치는 대로 책을 읽으며 유년시절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성장하면서 진보적인 정치색을 가진 작품을 쓰게 됨으로써 그의 인생도 순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로인해 정치적인 감시를 받으며 살았고 결국에는 유배까지 다녀오기도 합니다. 이 작품<대위의 딸>역시 푸가초프의 난에 관련된 국립문서보관소에서 기밀문서까지 조사하며 그가 사망하기 일년전인 1836년에 쓰여진 작품입니다.

 

  이 작품이 만들어진 배경에는 푸가초프의 반란 사건을 다루며 그 속에서 젊은 장교와 그의 상관인 대위의 딸과의 사랑이야기를 다룬 작품입니다. 또 귀족, 군인, 노예, 하인 그리고 예카테리나 2세까지 등장하여 신분계급간의 갈등도 잘 묘사되어 있습니다. 반란이 있었던 1770년대 중반 예카테리나 2세는 남편인 표트르황제를 폐위시키고 폭정을 하기 시작합니다. 그에 따라 러시아는 부정부패가 심해지고 노예나 평민들은 삶이 궁핍하기에 이르게 됩니다. 그러던 중에 여러 난이 일어나게 되고 그 중에 가장 왕실을 위협했던 푸가초푸의 난이 일어나게 됩니다.

 

등장인물

 

표트르 안드레이치 그리뇨프: 이 소설의 주인공. 근위대 중사로 등록되어 있었으면서도 부친의 의사에 따라 요새 근무를 하기 위해 러시아 변방 지대로 떠남. 사령관 미로노프 대위의 온정과 대위의 딸인 마리야의 사랑으로 벽지에서의 상심은 씻어지지만, 연적 시바브린과 결투로 부상당함. 마리야의 정성으로 건강을 되찾기에 이르는데, 이 무렵 그의 생애를 뒤흔드는 대사건이 발생합니다.

마리야 이바노브나: 미로노프 대위의 딸. 매우 사려 깊고 감수성 많은 소녀. 시바브린의 구혼을 거절하고 표트르와의 사랑을 굳게 맹세한다.

미로노프 대위: 벨로고르스크 요새의 사령관. 외곬스러울 만큼 정직하며 성품이 부드러우면서도 전장에서는 용감하지만 일상에서는 태만한 노병.

시바브린: 결투 사건을 일으켜 근위대에서 제적돼 벨로고르스크 요새 근무로 돌려진 장교. 마리야에의 구혼이 실패하자 연적인 표트르에게 결투를 요구한다.

에멜리안 푸가초프: 원래는 농부였으나 후에 표트르3세를 참칭하는 우랄 카자흐의 수령이며 반란의 주인공. 표트르가 입대하여 요새로 가는 도중 운명적인 만남을 갖습니다.

 

 

줄거리

 

  표트르의 아버지는 퇴역한 군인 출신으로 심비르스크 지방의 고향에 정착하여 살게 되었습니다. 아버지는 철저한 군인으로 표트르가 열일곱 살이 되자 강한 남자를 만들겠다며 입대를 시켰습니다. 하지만 표트르는 근위대에 근무하기를 원하였으나 아버지의 추천으로 러시아 변방에 위치한 벨로고르스크 요새에 발령을 받게 됩니다.

  그리하여 하인 사벨리치와 먼 길을 떠나게 됩니다. 어둡고 눈보라가 예상되는 밤길이지만 표트르의 의지대로 길을 갑니다. 하지만 험하고 어두운 밤에 눈보라까지 쳐서 그만 길을 잃고 맙니다. 천행으로 길을 잘 안내하는 농부를 만나 밤길을 헤치고 농가마을에서 휴식을 취하게 됩니다. 다음날 아침 표트르는 감사의 표시로 얇은 옷을 걸치고 있는 농부에게 토끼털 외투를 건네줍니다. 농부는 은혜를 잊지 않겠다며 인사를 하고 각자의 길로 갑니다.

  표트르는 무사히 벨로고르스크 요새에 도착하고 미로노프 대위의 따뜻한 환대를 받게 됩니다. 이 소설의 대위 미로노프는 성격이 부드럽지만 군인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태만한 성격의 소유자였습니다. 반면 그의 아내 바실리사가 요새의 군무를 가사처럼 중요시하며 빈틈없이 요새를 관리해가는 여장부였습니다. 바실리사는 표트르를 맞이하며 표트르가 퇴역한 군인의 장남이고 집안이 수백 명의 하인을 거느리고 있다며 내심 반가워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딸 마리야와 가까워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내비칩니다. 그리고 마침내 마리야와의 인연이 시작된 것입니다.

  하지만 요새에는 표트르만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왕실 근위대에서 퇴출되어 변방 요새로 전출된 시바로프였습니다. 그는 표트르가 오기 전부터 마리야를 짝사랑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구혼을 하지만 마리야는 거절을 하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표트르와 마리야의 사이를 훼방을 놓고 결국에는 표트르와 결투를 합니다. 결국 표트르는 심한 상처를 입고 며칠을 사경을 헤메다가 마리야의 간호로 건강을 되찾게 됩니다. 그 후 표트르와 마리야는 약혼을 하게 되고 시바브린과 화해를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두 사람 사이의 앙금은 남아있는 상태였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변방에서 푸가초프의 반란이 일어나 조그만 요새들을 함락하며 벨로고르스크 요새에도 가까이 접근하게 됩니다. 무서운 기세로 들이닥친 푸가초프 반란군은 벨로그르스크 요새마저도 함락시키고 맙니다. 미노로프 대위 부부는 무참히 처형당하고 마리야는 신분을 숨긴채 포로로 잡히고 맙니다. 다행히 하녀의 도움으로 병중이라는 말에 푸가초프는 그냥 넘어갑니다. 안드레이 역시 처형당할 위기에 처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처형하지 않고 넘어갑니다.

 

  사실 푸가초프는 안드레이가 벨로고르스크 요새에 입대하러 오던 중 길을 잃었을 때 길안내를 했던 농부였던 것입니다. 푸가초프는 안드레이를 알아보고, 그 때 토끼털 외투를 벗어준 것을 감사히 여기며 살려주었던 것입니다. 푸가초프는 항복을 하고 자기와 함께 반란군에서 싸우자고 하는데, 안드레이는 귀족출신이고 자신은 절대로 러시아 정부를 배신하지 않겠다고 말합니다. 안드레이를 죽일 수 없었던 푸가초프는 안드레이의 희망대로 오렌부르크 요새로 가게 합니다. 푸가초프는 안드레이를 떠나보내며 멀지 않은 시기에 오렌부르크도 함락시킬 것이라고 말하며 다시 만날 것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안드레이는 쫓기듯 떠나며 마리야를 걱정합니다. 왜냐하면 자신의 연적인 시바브린이 푸가초프에게 변절해서 벨로고르스크 요새의 새 사령관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오렌부르크에 도착한 안드레이는 그 곳 장교들과 푸가초프의 공격에 대비한 작전회의를 하며 의견을 말하지만 애송이 취급받으며 자신의 의견이 묵살 됩니다. 그리고 그들의 작전대로 성 밖을 나가 싸우는 것보다 안에서 방어에만 몰두합니다. 그렇게 해서 보급이 끊긴 오렌부르크 요새는 병사들과 말들이 배고품에 시달리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드레이는 성박을 나가 푸가초프 반란군과 한 치의 양보 없이 싸우는 나날을 보내게 됩니다.

  그리고 어느날 성박에서 싸우던 중 푸가초프 군의 병사한테서 편지 한통을 받습니다. 바로 벨로고르스크 요새에서 마리야가 보낸 편지였습니다. 편지의 내용은 시바브린이 자신의 아내가 되지 않으면 큰 화를 당하게 할 것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리하여 안드레이는 오렌부르크 사령관에게 일부의 병력을 내줄 것을 요청하지만, 사사로운 일에 병력을 내어 줄 수는 없다며 거절당합니다.

  결국 다음날 안드레이 혼자서 벨로고르스크 요새로 향합니다. 하지만 중간에 푸가초프의 경비병들한테 붙잡히게 되어 푸가초프에게 끌려갑니다. 다시 푸가초프는 자신은 한번 관대한 사람한테는 호방한 성격이라면서 안드레이가 벨로고르스크로 향하는 이유에 대해서 물어봅니다. 안드레이는 마리야가 자신의 약혼녀임을 말하고 시바브린이 마리야와 강제로 결혼을 하려고 한다며 자신의 약혼녀를 지키게 해달라고 부탁합니다. 푸가초프는 흔쾌히 안드레이의 부탁을 받아들여 같이 마차를 타고 벨로고르스크 요새로 향합니다. 그리고 시바브린의 저항에도 불구하고 마리야를 안드레이와 같이 떠나도록 허락해 줍니다.

 

  얼마 뒤 푸가초프의 반란은 정부군에 의해 진압이 되고 반란군에 변절한 시바브린은 포로로 붙잡히게 됩니다. 그리고 시바브린은 안드레이가 푸가초프와 함께 친하게 지냈고 푸가초프의 스파이라는 누명을 씌우게 합니다. 바로 안드레이도 변절자로 체포가 되어 종신형에 처하게 되고 시베리아로 유배됩니다. 안드레이는 자신의 약혼녀 마리야를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는 행동이었다고 반론을 할 수도 있었지만, 자신의 변호를 위해 법정에까지 마리야를 희생시킬 수 없다며 죄를 담담히 받아들입니다.

  이 사실을 전해들은 마리야는 어떻게 해서든 안드레이의 무고함을 밝히기 위해 모스크바로 향합니다. 모스크바에 도착한 어느 날 아침 공원에 나가 배회를 하던 중 귀부인을 만나게 됩니다. 수심이 가득한 마리야의 얼굴을 보고 귀부인은 무슨 사연이 있느냐고 물어봅니다. 마리야는 시골에서 올라왔으며, 얼마 전 유배된 안드레이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 하게 됩니다. 안드레이는 결국 자신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푸가초프와 대면했을 뿐이며 결코 러시아에 대한 충성심은 잃은 적이 없었다고 말하며 무고함을 이야기 합니다.

  다음날 아침 일찍 궁 안에서 마차가 마리야가 묵고 있는 여관으로 도착하게 되고 궁 안으로 들어갑니다. 궁 안에 들어간 마리야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합니다. 공원에서 만난 귀부인은 바로 러시아의 여제 예카테리나 2세였던 것입니다. 예카테리나 2세는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받친 미로노프 대위의 딸임을 알고 마리야의 간청을 받아들여 안드레이는 석방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안드레이와 마리야는 결혼을 하여 행복하게 살게 되고 이야기는 끝을 맺습니다.

 

감상평

 

  처음 이 소설의 제목에 군인의 계급이 나와서 전쟁과 관련이 있는 작품이겠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러시아 소설답게 길고 어려운 이름이며 지명이 어려웠지만, 내용전개가 빠르고 박진감 넘쳐서 읽기에는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예측이 틀리지는 않았지만 내용은 난중에 일어나는 청춘 남녀의 사랑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인류 최대의 비극 중에 하나가 전쟁이라고 하는데 그 속에서 이런 낭만을 찾을 수 있는 이야기가 얼마나 있을까라는 비관적인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중에 안드레이와 마리야는 서로에 대한 사랑을 지키기 위해 적의 점령지안으로 목숨을 걸고 달려가고 마리야 또한 소심할 것 같지만, 자신의 남편을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모스크바까지 향하는 모습은 애정을 넘어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어찌 되었던 간에 극한 상황에서 자신들의 운명 앞에서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모습도 운명을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합니다.

  다른 소설과 달랐던 점이 또 하나 있다면 등장인물들의 신분이 무척 다양 했습니다. 농노인 푸가초프부터 군인, 그리고 여제인 예카테리나 2세까지 다양한 신분을 가진 등장인물들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퓨슈킨은 푸가초프가 가차 없이 정부군을 참살하는 모습도 보여주지만, 안드레이를 만나며 계속해서 호방하다라는 말을 자주합니다. 그리고 현실에서는 예카테리나 2세도 남편을 폐위 시키고 자신이 여제가 되어 폭정을 펼치지만, 마지막 장면에서 마리야의 간청을 들어주는 인자인 왕으로 묘사를 했습니다. 아마 시대적인 배경으로 볼 때 신분에 따라 생각의 차이가 심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작가 푸슈킨은 신분보다도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라는 인간적인 관점에서 작품을 쓰지 않았나 생각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작품의 '대위의 딸'이어서 마리야가 주인공이 되어야지 맞는데, 작품의 삼분의 이가 마리야 보다는 안드레이에게 맞추어져 있었습니다. 나만의 생각이지만 자칫 독자들에게는 로맨티스트 안드레이가 될 뻔한 내용 전개이지만, 마지막에 마리야가 자신의 사랑과 운명을 지키기려고 황제를 만나기 위해 모스크바로 향하고 결국 자신의 의도대로 되었기 때문에 이 소설의 최대 반전이 아니었나 생각했습니다. 마지막 삼분의 일이 '대위의 딸'이 될 수 있었던 최고의 하일라이트가 되었던 것이지요.

  샬롯 브론테의 잔잔한 사랑이야기인 <제인 에어>도 좋지만, 난중에 일어나는 두 남녀의 간절한 사랑이야기도 독자로 하여금 여러 가지 생각하게 합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인스턴트 사랑이란 말로 쉽게 만나고, 쉽게 헤어지는 것이 당연한 세대에 이런 간절한 사랑이야기가 신세대와 옛 세대의 공감대가 형성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그리고 나이가 있는 사람들이라면 지난 젊은 시절의 회상과 추억에 젖어보는 좋은 소설이 아닐까도 생각해 봅니다. 누구나 이성에 대한 사랑의 추억은 있을 테니까요. 그것이 짝사랑이든 풋사랑이든, 어떤 경우든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것은 아름다운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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