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마조프의 형제
지은이: 도스토예프스키
장르: 고전 소설
얼마 전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을 읽고, 다시 카라마조프의 형제를 읽게 되었습니다. 죄와 벌이 주는 법과 현실 세계에서 많은 사회구성원들의 가치관에 대해서 생각하게 하였습니다. 이 책 <카라마조프의 형제>를 읽고 난 후 느낌은 작가인 도스토에프스키의 생애가 많은 부분이 가난과 빈곤으로 시달렸음을 알게 되었고, 그 속에서도 작가는 깊은 신앙심을 가지고 삶을 살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도스토에프스키는 러시아를 대표하는 작가 중의 한명으로 톨스톨이와 함께 세계적 대문호로 알려져 있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톨스토이 생애는 큰 가난을 겪어보지 않았다는 접이고, 도스토에프스키는 삶이 가난이 기초가 되었고, 그것이 그의 작품에 상당부분이 묻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앞서 읽은 죄와 벌도 가난한 대학생이 주인공이 되었고, 이 작품 역시 금전 문제로 아버지와 갈등을 겪은 큰아들 드미트리가 존속살해의 누명을 쓰고 벌어지는 내용입니다.
1821년 태어난 도스토예프스키는 어려서부터 문학에 관심이 많았다고 합니다. 아버지는 다혈질적이고 신경질적인 소유자였습니다. 그래서 도스토예프스키도 아버지를 두려워하여 성격도 내성적으로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자상한 어머니 밑에서 읽기와 쓰기를 배우고 기독교에 대한 깊은 신앙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16살 무렵에는 육군 공병학교에 입학하고 졸업 후에는 공병국에서 장교로 복무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얼마 위 전역을 하고 전업 작가로서의 길을 걷습니다.
등장인물
이 작품의 특징이 대표적인 주인공을 쉽게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카라마조프가의 등장인물들이 개성이 매우 강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주인공이 없는 독특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표도르 파블로비치 카라마조프: 카라마조프가의 주인. 무일푼이나 다름없이 가난하였으나 교활한 수법으로 벼락부자가 됨. 행실이 자기 주관적이고 방탕하며 주색을 밝히며 음탕한 생활을 함.
드미트리(미탸): 표도르의 장남. 아버지의 자녀에 대한 방종으로 외가에서 양육 됨. 군의 장교로 퇴역한 군인. 본성은 정직하고 순수한데 방탕한 생활 탓에 몸을 망치고 아버지의 살해 누명을 쓰고 유형됨.
이반: 표도르의 2남. 대학을 나온 수재이지만 철저한 무신론자. 아버지의 살해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생각하여 신경쇠약 병에 걸림.
알렉세이(알료샤): 표도르의 3남. 청순한 마음의 소유자이며, 예비 수도사로서 수도원 생활을 함.
스메르쟈코프: 방탕한 표도르가 거지 여인과 관계를 해서 낳은 사생아. 간질병 환자이며, 카라마조프가의 하인인 요리인으로 생활 함.
조시마 장로: 알료사가 있는 수도원의 장로. 이반이 종교적으로 부정적인 사상의 중심인물인 데 대해, 조시마 장로는 긍적적인 사상의 중심 인물.
카테리나: 드미트리의 약혼녀. 나중에 이반을 사랑함.
그루센카: 정숙하지 못한 행실의 여인. 나중에 드미트리를 사랑함.
줄거리
표도르는 첫째 부인과 결혼할 때 부인의 지참금을 모조리 빼앗아서 고리대금업으로 많은 재산을 모은 부자입니다. 성격이 급하고 경박하고 욕정이 넘치는 그는 첫째 부인에게서 드리트리를 낳았지만, 첫째 부인은 표도르와 같이 방탕한 생활을 하다가 바람이 나서 가출을 합니다. 표도르는 아들에 대해서 정상적으로 돌보지 않으며 전혀 관심을 갖지 않고 방치합니다. 그래서 처음에 드미트리는 하인인 그리고리에게 길러지고 결국에는 외가에서 양육하다가 육군 장교로 입대하게 됩니다.
그리고 둘째 부인에게서 차남인 이반과 셋째인 알렉세이를 낳게 됩니다. 하지만 둘째 부인도 표도르의 방탕한 생활에 찌들려 신경병에 걸려 사망하고 맙니다. 이들 역시도 하인인 그리고리와 외가에서 양육되어집니다. 둘째인 이반은 유년기부터 머리가 좋고 학술적인 재능이 뛰어났습니다. 그래서 대학에 진학하여 고급교육을 받습니다. 이반은 재학당시 교회재판에 관한 논문을 싣게 되는데, 이것은 이반이 무신론자로서 나중에 벌어지게 될 집안의 무서운 사건의 실마리가 됩니다.
삼남인 알렉세이는 스무 살 무렵에 수도원에 들어가 신앙의 길로 들어섭니다. 신앙이 깊지만 광신자는 아니었고, 그저 청순하고 깨끗한 영혼의 소유자입니다. 그는 수도원에서 조시마 장로를 만나 감동을 받으며 신앙에 대한 정열과 열정으로 심취하게 됩니다.
장남인 드미트리는 아버지와 재산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그 역시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군 전역 후에 방탕한 생활로 많은 빚을 지고 있었습니다. 그는 돌아가신 어머니의 몫으로 아버지한테 일부의 재산을 물려받을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아버지 표도르는 전혀 재산을 나눠 줄 생각도 하지 않고 거부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둘째인 이반이 둘의 사이를 중재하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왔고, 알렉세이가 있는 수도원에서 모이기로 합니다. 그래서 수도원에서 명망 높은 조시마 장로에게 중재를 구하기 위하여 논의를 하지만 표도르는 자식들과 수도사들 앞에서 추태를 부리며 집으로 돌아가 버립니다.
드미트리는 도덕적으로 재정적으로 더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는 카테리나라는 여자와 약혼을 한 상태였습니다. 카테리나와 만나던 중 그녀가 그녀의 친척한테 3천만 루불을 전해달라고 드미트리에게 부탁을 했는데, 그 돈을 가지고 그루센카라는 정숙하지 못한 천박한 여자에게 빠져서 그만 그 돈의 절반을 그루센카와 함께 유흥비로 날리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자신은 아버지에게 어떤 방법으로든 돈을 받아 카테리나에게 돈을 갚고 그루센카와 함께 먼 곳으로 떠날 계획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이 그루센카라는 여자는 드미트리에게만 접근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바로 아버지인 표도르도 이 여자에게 빠져있다는 것입니다. 한 여자에게 아버지와 아들이 삼각관계에 빠져버리고 만 것이지요. 이런 이유로 표도르와 드미트리는 갈등이 더욱 겪해진 것입니다. 그래서 드미트리는 그루센카가 아버지에게 가는 것을 막기 위해 매일 밤 길목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표도르는 스메르쟈코프를 집안에서 요리인으로 일하고 있었는데 그를 매우 믿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룬센카가 집에 오면 표도르에게 자기들만의 노크신호로 자기에게 보내라고 합니다. 하지만 스메프쟈코프는 이미 드미트리와 내통을 하고 있었습니다.
스메르쟈코프는 간질병을 앓고 있는 하인이어서 표도르와 가족들은 단순하게 그를 무식한 사람으로만 여깁니다. 하지만 둘째인 이반은 무신론자인 자기의 생각을 스메르쟈코프에게 별생각 없이 이야기 합니다. 앞서 교회 논문을 통해 밝혔듯이 '신이 없다면 인간에게는 모든 것이 허용 된다'라는 자신의 사상을 그에게 얘기하며 생각을 나눕니다.
드미트리는 아버지인 표도르가 재산을 나누어 주지 않고 한 여자를 두고 애정문제까지 겹치자 극도로 분노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그는 ‘매일 아버지를 죽여버리겠다’ 라는 말을 하며 돌아다닙다. 그러던 와중에 스메르쟈코프는 이반에가 집안에서 안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다면서 고향을 떠날 것을 권고합니다. 그리고는 자기가 조만간 지병인 간질병이 크게 발작할 것 같다고 말합니다. 이반은 이상한 느낌을 받지만 고향을 떠나가게 됩니다.
집으로가는 길목을 지키고 있던 드미트리는 그루센카가 아버지의 집으로 찾아올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듣고 담을 넘어 몰래 집으로 들어갑니다. 하지만 표도르의 집에는 그루센카가 없었고, 나오는 길에 늙은 하인인 그리고리에게 발각되고 맙니다. 그리고는 엉겹결에 그리고리를 가지고 있던 절구공이로 내려치고 도망가게 됩니다.
그 일이 있은 후 하인 그리고리는 머리에 큰 상처를 입었고, 어찌된 일인지 그날 밤 아버지 표도르가 사망하게 됩니다. 곧바로 드리트리는 살인혐의를 받고 체포됩니다. 사실 스메르쟈코프가 아무도 몰래 표도를 살해한 것입니다. 스메르쟈코프는 그날 밤 간질병이 크게 발작한 것으로 확인되어 용의 선상에서 벗어난 것입니다. 하지만 간질병발작 역시 스메르쟈코프가 용의 선상에서 벗어나기 위한 알리바이 조작이었던 것이었습니다.
아버지가 살해된 후 고향에 돌아온 이반은 스메르쟈코프와 세번의 만남을 통해 그가 진범임을 확인합니다. 하지만 스메르쟈코프는 이반에게 당신도 아버지가 죽기를 바라지 않았냐면서 살인은 자기가 했지만 사주는 이반이 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격분한 이반은 온몸이 떨릴 정도로 분노하면서 모든 사실을 경찰에 알리겠다고 하지만 갑자기 스메르쟈코프는 자살을 하고 맙니다.
얼마 후 열린 드미트리에 대한 재판에서 이반과 알렉세이, 그루센카는 그의 무죄를 주장하지만 카테리나와 그리고리등 여러 사람들의 증인들은 그의 유죄를 강하게 주장합니다. 카테리나는 그녀의 돈을 중간에 유흥비로 쓰고, 약혼녀인 자기를 두고 다른 여자를 만난 것에 강한 분노를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리고리 역시 살인 사건이 있었던 날밤 현장에서 드미트리에게 절구공이로 심한 상처를 입어서 그가 아버지를 살해하고 도주하다가 자기한테 발각된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었습니다. 또 드미트리는 수시로 아버지를 죽여버리겠다고 말하고 다녔기 때문에 자기가 결백함을 주장해도 법정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검사와 변호사의 치열한 논쟁 끝에 정상참작 없이 20년형에 선고받게 됩니다. 이반은 아버지의 살해의 원인 제공과 형이 살인범이 아님에도 살인누명을 쓰고 유죄 판결을 받게 된 죄책감으로 심한 중병을 앓게 됩니다.
이반과 사랑에 빠진 카테리나는 알렉세이와 함께 드미트리를 탈출시키려는 계획을 세웁니다. 그리고 드미트리의 변심으로 상처받았던 카테리나와 그녀의 유죄 주장으로 상처받았던 드미트리는 서로를 용서하며 이야기는 마무리됩니다.
감상평
이 소설은 도스토예프스키가 작고하기 전에 나온 마지막 소설이었다고 합니다. 원래 2편으로 기획되어 1편인 <카라마조프의 형제>가 나오고 석 달 뒤에 세상을 떠나 2편은 출간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작가는 주인공을 알료사로 말했는데, 독자들이 보기에는 주인공을 설정하기에 여러 가지로 어려운 소설인 것 같았습니다.
소설 속의 등장인물들의 개성들이 너무 강해서 인물 하나하나가 내포하고 있는 사상적 배경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 작가가 살던 시대의 민중들의 환경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왜냐하면 작가 자신도 등장인물들이 당시 러시아 사람들을 대표해서 소설 속 인물들을 구성했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인간관계로만 보면 가족간의 막장 연애소설 같은 느낌도 들고, 아버지 표도르의 사인사건으로 보면 추리소설에 가깝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등장인물을 통해서 인간의 선과 악 그리고 지식인과 합리적인 인간의 삶, 더 나아가서는 모든 인간들이 추구해야 할 삶의 목표가 되는 세계관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볼 때 아버지는 방탕함과 동물적인 삶의 대명사, 첫째 드미트리는 선과 악의 가치관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일반적인 민중을 대표하는 인물. 둘째 이반은 많은 학문을 익힌 무신론자로서 자기만의 합리적인 사상을 가진 청년, 그리고 알렉세이는 모든 인간들이 추구해야 할 인간적인 사상의 목표라고 생각됩니다. 마지막으로 사생아 스메르자코프는 아버지의 아들임에도 천한 어머니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하인 취급을 받으며 요리사로 생활합니다. 스메르쟈코프는 민중 중에서도 최 하층민을 상징하는 것 같습니다.
드미트리같은 경우는 책 초반에 아버지와 같은 사람으로 보여 졌습니다. 왜냐하면 군 제대후에 유흥비로 많은 빚을 지게 되고 약혼녀가 있음에도 다른 여자와 사랑에 빠지는 모습은 도덕적인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벌을 받아야 마땅한 사람으로 보여졌습니다. 하지만, 막상 카테리나의 돈을 유흥비로 반을 날리고 나머지 반은 주머니에 봉인해서 방탕한 생활임에도 자신을 통제하려는 마음이 있었고, 마지막 재판에서도 살인누명을 쓰고 법정에 피의자로 있을 때도 의외로 순수한 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러한 그를 볼 때 아버지와 비교해서 생각이 전혀 없는 사람이 아니고 당시 러시아의 민중을 대표하는 소설 속 인물이 아닌가싶습니다.
이반의 경우를 보면 초반에 조시마 장로와 신과 교회의 대심문관의 대화를 통해서 확고한 자기 신념을 이야기합니다. 대표적으로 '신이 없다면 아무 죄도 성립되지 않는다'라고 말합니다. 이것은 작가가 기독교에 대한 신앙이 깊은 사람으로서 이반을 통해 반문하지 않았는가라는 생각이 됩니다. 이반의 관점에서 신이 존재하여 이 세상을 만들었다고 한다면, 죄도 아이가 괴로워해야 하는 것 같은 까닭을 알 수 없는 불합리는 왜 존재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이반의 사상적 배경은 <죄와 벌>에서 라스콜리니코프를 닮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라스콜리니코프도 일반적이고 사회적 통념에서 ‘죄’의 정의를 자기만의 사상에서 나오는 ‘죄’로 주관적으로 해석하고 살인을 하였기 때문입니다.
이 소설 속에서 가장 중요한 사상적 배경이 '깊은 신앙심’을 염두에 두고 쓴 소설이라면 이반 역시 대중적이고 사회적인 통념에서의 신앙을 인정하려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것을 스메프쟈코프와의 대화를 통해서 이반의 사상이 전달이 되고, 스메르쟈코프가 표도르를 살해하는 중요한 원인을 제공 한 것이지요. 그렇지만 이 소설의 작가는 신앙심이 깊은 사람이었습니다. 결국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법의 테두리 안의 ‘죄’는 아니지만 이반도 ‘죄’에 대한 양심의 가책을 받았고 그로 인해 심한 신경쇠약으로 앓아누웠습니다.
작가가 마지막에 주는 메시지는 아무리 학문을 바탕으로 논리적인 사상을 가지고 있더라도 사람이 살아가면서 통념적인 ‘죄’에 반할 수 없으며 신을 매개로 한 삶이 없으면 어떠한 방법으로라도 벌을 받게 된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죄와 벌>의 메시지와도 일맥상통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그리고 이 소설의 배경이 러시아와 그 사회를 구성하는 사람들이라고 작가는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21세기를 살아가는 독자로서 꼭 종교적인 신앙심을 갖지 않더라도 러시아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서두에 말했듯이 드미트리는 일반 서민, 이반은 지식인, 알렉세이는 모든 인간들이 지향해야하는 인격적인 정신의 완성체 라고 한다면, 그 시대의 러시아만의 것이 아니라 시대가 바뀌어도 조시마 장로와 알렉세이(알료사)같은 인물이 모든 인류의 지향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러시아 소설은 이름이 너무 어렵습니다. 러시아 사람들은 일상에서 어떻게 이런 길고 어려운 이름을 부르며 사는지 모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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