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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딸의 생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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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딸의 생일



저는 가족 기념일을 챙기는데 익숙하지 않아 여왕님과 딸래미들 생일을 못 챙기고 넘어가서 넋두리를 듣곤 했습니다. 그런데 세상이 좋아져서 요즘에는 스마트폰 어플에서 지인들의 생일을 알려주는 기능이 너무 좋은 것 같습니다.
아침에 출근해서 휴대폰을 보니까 또 잊을 뻔한 작은 딸래미 생일이라고 메세지가 떠 있었습니다. 대학 들어가서 첫 생일인데 또 못챙길뻔 했습니다. 

그래서 어제 일이 끝나고 군산에 가서 밥이라도 괜찮게 먹고 케익도 사서 간단한 축하파티를 할 생각으로 메세시를 조금 거창하게 보냈습니다. 이모티콘 빵빠레에 두 개에다가 저녁을 같이 먹자구요. 
그런 내 기대가 너무 컷던 걸까요?

거창한 대답은 기대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반갑다고 메세지가 올 줄 알았습니다. 대답은 보시는 것처럼 딱 한글자로

"응"하고 끝. ㅠ

더 이상의 답장 메세지가 없었습니다. 약간 아쉽기도 했지만 워낙 조용한 괴짜라서 그냥 저녁에 밥이나 먹을 생각이었습니다.

딸래미들이 모두 다 자라서는 아빠 엄마한테는 별 관심이 없고, 아빠만 딸바보가 되는 것 같네요. 같이 장난도 치고 놀려고 해도 친구 이상으로 재미가 없나 봅니다. 건드리면 귀찮게 하지 말라고 하네요.


얼마전부터는 주말 알바를 시작해서 매월 약간의 돈을 벌기도 하고 있는데요. 하루는 친구를 만나러 가는데 돈이 좀 부족해서 엄마한테 2만원을 빌렸다고 합니다. 그래서 딸래미가 알바를 해서 월급을 받으니까 짠쑨이 엄마는 빌려준 2만원을 기필코 받으려고 보챘었나 봅니다. 그랬더니 작은 딸래미 하는 말이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그래, 아니꼽고 드러워서 준다." 라고요. ㅋㅋ

엄마가 그냥 넘어갈만도 했는데 얼마나 얄미웠을까요. 집에서도 워낙 조용한데가 말이 없는 성격이라서 가끔 한마디씩하면 빵터집니다.

결국에 이 돈으로 통닭 파티를 했습니다. 


군산에 와서 떨어져 있는 큰 딸래미만 빠지고 셋 이서 돈까스로 저녁을 해결했습니다. 작은 딸래미는 친구 만나고 오면서 아직 배가 안꺼졌나 봅니다. 그래서 얼마전부터 왕비님이 워낙 돈까스를 먹고 싶다고 해서 딸래미와 함께 지곡동에서 조촌동으로 이사를 한 돈까스 가게에서 식사를 마쳤네요. 사실 저는 별로 좋아하는 음식은 아닌데 여왕님과 딸래미는 가끔 즐기는 음식입니다.


이렇게 작은 행복을 만들고 하루를 보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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