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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모지스 할머니 이야기<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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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지스 할머니 이야기<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


젊어서 열심히 세상을 살다가 76세부터 그림을 시작하여 106세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1600여넘의 그림 작품을 남기신 미국의 모지스 할머니 이야기 입니다. 노년에 남긴 미술작품이지만 동화책을 보는 듯한 순수하고 따뜻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고, 인생도 포기하지만 않으면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메세지를 주는 책입니다. 

글 말미에 할머니의 책 속에 있는 작품 몇점을 올렸습니다. 
  


  본명 <애나 메리 로버트슨 모지스>. ‘모지스 할머니로 불리며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예술가 중 한사람으로 손꼽히는 화가입니다. 1860년데 태어나 12세부터 15년 정도 가정부 일을 하다가 남편을 만난 후 남부 버지니아에서 농장 생활을 했습니다. 이후 뉴욕, 이글 브리지에 정착해 열 명의 자녀를 출산했지만 다섯 명이 사산으로 죽고 다섯 명만 살아남았습니다.  

 손가락 관절염으로 자수를 놓기 어려워지자 바늘을 놓고 붓을 들었습니다. 그녀의 나이 76세 때 그림을 시작하여 101세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왕성하게 활동하여 1600점의 작품을 남겼습니다


책 내용 살펴보기

   추억과 희망이란 참으로 묘한 것이 추억은 뒤를 돌아보는 거고 희망은 앞을 내다보는 거지요. 추억은 오늘이고 희망은 내일입니다. 추억은 머릿속에 기록된 역사이고 또한 화가와도 같아서 과거와 오늘의 그림을 그립니다.(20p)

  할머니가 늦은 나이에 그림을 그리다 보니까 옛날을 회상하며 그림을 그리며 다시 지난날을 추억하셨던 것 같습니다. 책에서 소개된 많은 그림들이 할머니의 어렸을 적 미국의 시골풍경을 그려놓았습니다. 사람이 일기를 써서 자신의 역사를 기록을 하지만 할머니와 같이 그림으로 남겨도 좋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우리는 높고 거대한 희색도시 안에서 살고 있지만, 할머니는 많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어릴 적 시골 풍경이 머릿속에 환하게 기억되어 있음을 그림을 통해서 볼 수 있습니다.

 

  1886. 그 시절엔 돈 많은 남자가 아니라 집안이 반듯하고 평판이 좋은 남자를 찾았거든요. 닭이나 훔치고 다니는 남자들도 많았으니까요. 돈 많은 남자를 좋아하는 여자들도 많지만, 그런 감정은 남자가 돈이 떨어지는 순간 식어버리게 마련이지요. <남편 토마스 새먼 모지스와 만남. 188711월 결혼.>

  결혼생활을 시작하면서 나는 우리 부부가 한 팀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남편이 일하는 만큼 나도 일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가만히 앉아 누군가 사랑을 던져주길 기다리는 여자가 아니었어요. 항상 내 몫을 하려 노력했지요.(105p)

  이 독후감을 쓰는 필자도 남자이지만 이런 결혼에 대한 가치관이 가진 사람이 진정 평생을 같이할 반려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시대는 변했지만 지금도 돈을 보고 결혼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결국에는 사랑도 돈으로 거래를 할 수 있다는 가치관이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돈이 떨어지면 힘든 결혼 생활이 될 수밖에 없겠지요.

  돈보다 평생을 같이할 사람이라면 하늘이 무너져도 함께 할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 더 중요하다는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지금 현대를 살아가는 청춘남녀들도 귀담아 들으면 좋은 이야기입니다.

 

  나는 참 행복한 인생을 살았습니다. 물론 나에게도 시련이 있긴 했지만 그저 훌훌 털어버렷지요. 나는 시련을 잊는 법을 터득했고 결국 다 잘될거라는 믿음을 가지려 노력했습니다.(111p)

  나는 다혈질처럼 흥분해서 난리를 피운 적은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젊었을 때도 그런 적이 없어요. 화가 나면 그저 가만히 머릿속으로 이쉬카비블이라고 말해요. 무슨 뜻인지 모르겠지만 당시엔 흔히들 쓰는 표현이었고, ‘악마에게나 잡혀가라와 비슷한 의미라고 하더군요. 사람이 흥분을 하게 되면 몇 분만 지나도 안할 말과 행동을 하게 되지요. 하지만 벌컥 화를 내버리는 게 앙심을 품고 꽁해 있는 것보다 나을 때도 있습니다. 꽁해 있다 보면 속만 썩어 들어가니까요.(193p)

  모지스 할머니의 긍정적인 생각을 볼 수 있는 글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인생의 끝자락에서 할머니와 같은 나는 참 행복한 인생을 살았습니다와 같은 생각을 하면 얼마나 좋을 까요. 할머니의 모든 생각이나 습관이 평소에 긍정적이었기 때문에 그렇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일이든 가족관계든 책 전반에 걸쳐서 크게 불행해 하는 것 같지 않았습니다. 그것이 남편과의 사별이나 먼저 세상을 떠나는 자식들 앞에서도 크게 놀라고 슬퍼하기는 했지만 이내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모습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나는 아이들이 아직 어리기 때문에 신나게 놀 수 있을 때 놀게 내버려 둬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나이가 들면 그런 일들이 웃으며 회상할 수 있는 추억이 되니까요. 정말 그렇더라구요.

  우리집은 항상 떠들썩하고 행복한 집이었습니다. 남편도 아이들하고 똑같아서 그 틈에 섞여 재밌게 놀았습니다.(196p)

  당시 어린 아이들이 물장난을 하다가 장난이 커져서 집안이 온통 물벼락을 맞은 듯한 상황이 되었는데도 할머니는 웃으면서 내버려 뒀다고 합니다. 다른 집안 같았으면 혼쭐이 났을 거라고 그날 집에서 묵고 있던 릴 자매가 말했답니다. 할머니의 집안이 매우 개방적이고 화목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아이들을 키울 때 말썽을 피워서 화를 내려고 해도 아빠가 왜저러지?’하는 표정으로 멍하니 맑은 눈으로 쳐다보면 도저히 화를 낼 수가 없었습니다. 어렸을 때 이런 이유로 아이들한테 화를 자주내면 아이들이 개성이나 자존감을 형성하는데 매우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에 아이들의 말썽 앞에서 화를 내는 것도 썩 좋지 않아 보입니다.

 

  나는 우리가 정말 발전하고 있는지 때로는 의문이 듭니다. 내가 어렸을 때는 여러모로 지금보다 느린 삶이었지만 그래도 좋은 시절이었지요. 사람들은 저마다 삶을 더 즐겼고, 더 행복해 했어요. 요즘엔 다들 행복할 시간이 없는 것 같습니다.(202p)

  시대하고 공간은 다르지만 지금도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 당시 자동차와 비행기가 처음 나오고 전기가 상용화 되어 전등과 영화 관람이 시작된 때였다고 합니다. 지금하고 시대적인 차이는 있지만 그때도 많이 갖춰지지는 않았지만 느리지만 행복했던 어린 시절을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더욱 고도화 되는 사회에 살고 있지만 바쁜 삶 속에서도 느림의 미학을 찾으려는 현대인들의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렇게 보면 기술발전이 꼭 사람들에게 이롭지 많은 않은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사람들은 대개 이미 늦었다고 말하곤 했어요. 하지만 지금이 가장 고마워해야 할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무엇인가를 진정으로 꿈꾸는 사람에겐 바로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젊은 때이거든요. 시작하기에 딱 좋은 때 말이에요.(256p)

  은퇴시기가 다가오는 분들이 살아온 삶에 대해 공허감을 느낌 때 모지스 할머니의 말을 들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은 무엇인가를 할 때 삶을 살아가는 존재감을 느끼고 동시에 성취감도 느끼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공원이나 노인정같은데서 소일거리로 시간을 보낸다면 삶의 의미도 찾을 수 없을뿐더러 공허감과 무력감만 더 커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할머니의 말이 더욱 와 닿습니다. 몸은 늙어가지만 정신은 젊게 살 수 있다는 생각을 갖는 게 더 중요하게 느껴집니다.

 

  그림을 그릴 때 나는 풍경을 관찰하고 또 관찰합니다. 어떤 초록색을 써야할지 선뜻 결정할 수 없을 때가 많은 것이 한 그루의 나무에도 서너 가지 초록빛이 들어있는데, 이런 나무들이 백 그루 있다고 한번 생각해 보세요. 나는 나무를 보면 가지가 먼저 들어오고 그 다음엔 아주 짙고 어두운 초록색이 눈에 들어옵니다. 가지서부터 서서히 밝은 초록색을 만들어 갑니다. 나무가장자리 부분은 황록색이나 백록색이에요. 실제로 나무색이 그렇답니다.(259p)

  무슨일이든지 관찰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글을 쓰는 조정래 작가님도 할머니와 비슷한 이야기를 하시는 것을 보았는데요. 이런 세심한 성격이 삶을 평화롭게 살고 야무지게 살아온 이유가 아닐까싶습니다. 보통 매일 같은 풍경에 같은 시간을 보내지만 연구를 하거나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은 관찰력이 남다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 이렇게 그림을 취미로 하는 분들이 치매가 예방된다는 이야기도 들었는데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일 것도 같습니다.

 

  내가 만약 그림을 안 그렸다면 아마 닭을 키웠을 거예요. 지금도 닭을 키울 수 있습니다. 나는 절대로 흔들의자에 가만히 앉아 누군가 나를 도와주겠거니 기다리고 있진 못해요.(272p)

  나의 삶을 돌아보니 하루일과를 돌아본 것 같은 기분입니다. 오늘 하루도 무사히 잘 마쳤고 내가 이룬 것에 만족합니다. 나는 행복했고, 만족했으며, 이보다 더 좋은 삶을 알지 못합니다. 삶이 내게 준 것들로 나는 최고의 삶을 만들었어요. 결국 삶이란 우리 스스로 만드는 것이니까요. 언제나 그래왔고, 또 언제까지나 그럴 겁니다.(275p)

  '인생의 마지막에서 이렇게 자기 자신의 인생에 대해 최고의 극찬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라는 생각을 하게 하는 글입니다. 할머니는 있는 그대로의  삶을 자기내면에서 즐기신 듯 합니다. 열심히 살다보니까 그 속에서 삶의 지혜가 생겨나고 시골의 바쁜 생활 속에서도 그림까지 그리며 힘들고 고단할 것 같은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 갔습니다. 그런데 많은 물질과 편안함의 홍수 속에서 사는 우리들은 알고 보면 더 많은 것을 얻으려고 노력하고 경쟁하며 살고 있지요. 가진 것에 만족하고 그 속에서 내가 일구어 나가면 되는 것을 말입니다.

 

 

전체 감상평

  시대적으로 삼 세대 정도 앞서 사신 분이지만 부지런하고 흐트러짐 없는 생각을 가지고 삶을 사신 것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많지 않은 글이지만 굳고 올바른 가치관을 볼 수 있었고, 그림을 통해서는 순수함과 따뜻함이 깊게 묻어나는 것 같았습니다.

  이렇게 독서 감상문으로 전해져 오는 할머니의 마음을 전하지만 기회가 되시는 분들은 책을 보고 그림까지 감상해 보시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림 자체가 전문적으로 배워서 나타나는 생각이나 기교가 없어 보여서 더욱 친근하게 느껴집니다. 또한 할머니의 많은 인생이 목축업과 농사일을 하신 분이기 때문에 당시 미국의 시골의 배경이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림이 더욱 서정적이고 순수한 느낌이 더 드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백세 시대라고는 하지만 은퇴는 대부분 60으로 정해져 있고 기술혁명으로 많은 분야에서 자동화로 대량 실직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지난 몇십년은 반듯한 직장만 있으면 남부럽지 않게 살고 노후까지 보장이 되었었는데요. 미래사회는 고령화와 함께 많은 사람들이 홀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질 것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만큼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 말고도 은퇴 후를 '마음 먹기에 따라 알차게 보낼 수 있다'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책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도 은퇴를 생각하는 많은 분들이 활기찬 노년을 생각하며 현재를 알차게 살아가는 분들이 많습니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나만의 인생 2막을 설계하고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겠지요. 각자 은퇴 후에 계획이 있으신 분들도 있지만 유유자적 놀면서 하루를 보내는 것도 길게 가면 지루해지고 남은 삶의 방향성도 흐릿해져서 노년우울증 같은 것이 생길 것입니다. 그렇지 않기 위해서는 모지스 할머니와 같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고 같이 할 수 있는 취미 생활을 부업으로 만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꼭 미술이 아니더라도 악기 다루기, 반려동물이나 반려식물 키우기 또는 공동체에 공익이 될만한 일을 찾아 여러 사람들과 시간을 같이하고 나눌 수 있는 조그마한 능력을 적극적으로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주는 좋은 책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책속의 모지스 할머니의 작품 몇점을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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