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산책
아침 안개와 함께 저는 모르는 가을꽃과 코스모스가 길가에 눈을 즐겁게 합니다.
역시 자동차나 자전거를 탈 때보다 눈에 보이는 것을 자세히 보게 되네요.
눈으로 들어오는 풍경 뿐만아니라 가을 찬바람에 말라가는 초목들의 상큼한 냄새도 정말 좋네요.
시골길을 걷다보면 흔히 듣는 닭소리, 강아지 짖어대는 소리도 좋구요.
강아지는 정말 친구처럼 한 마리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ㅎ
코스모스도 가까이서 자세히 보면 더 예쁜 것 같네요.
가운데 꽃눈을 중심으로 퍼져나간 분홍빛 꽃잎이 가장자리로 가면서 점점 옅어지고, 살짝 묻는 아침이슬이 색깔을 더 선명하고 곱게 해 주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한 꽃에 다른 색깔을 보여주는 것이 벌을 유혹하는 것인지 지나가는 사람의 눈길을 끌기위한 것인지 모르겠네요.
미술적 감각이 없는 저도 정말 예쁘게 보이네요.
새벽 시골닭 소리가 요놈들이었네요.
가만보니 오리도 섞여 있네요.
이렇게 혼자 동네를 돌다보면 뜬금없이 혼자 생각하기도 하는데요.
사람의 생각이란 정말 다양하고 알면 알수록 그 깊이도 엄청나다는 생각을 합니다.
어떤 분들은 할 이야기가 많아서 책으로 엄청난 고민과 연구를 하신분들이 있는 반면, 주변의 젊은 사람들을 보면 '시간이 녹스냐 세월이 좀먹냐'는 식으로 태어난 김에 사는 것 같은 분들도 많아 보입니다.
단순히 일상을 보내다보면 아무 생각없이 살아갈 수도 있는데요.
책 <혼자 있는 시간의 힘> 내용 중 고독을 이야기한 부분이 있습니다.
'주변 사람들과 잘 사귀면서도 혼자일 때 나 자신에게 충실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어른이 가질 수 있는 이상적인 고독의 상태가 아닐까' 라는 말이 나옵니다.
혼자 있는 시간에 뭘 하든 자유지만, 요즘 제일 안타까운 게 노년의 고독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독거 노인이나 나홀로 고독사같은 뉴스가 심심치 않게 나오는데요.
앞으로 실버세대가 더 많아 질거란 생각이 들면 남의 일 같지도 않습니다.
노년을 살아가는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조금이라도 알찬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정말 평범할 때 시간을 흘려 보내기보다는 뭔가 준비를 하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조금이라도 젊은 시기에 예능이 됐든, 기술이 됐든 익혀두면 얼마간의 공백이 있어도 다시 세상에 나가 다양하게 활동할 수 있지 않을까요?
모든 게 각자의 생각의 문제겠지요?
걷다보니 길 옆 벼들이 지난 태풍에 많이 쓰러져 있네요.
박동혁의 후예들이 얼마나 마음이 상하실까요?
옛날 같으면 학생들이 대민지원을 나와서 일으켜 주기도 했는데, 요즘은 아이들이 워낙 귀하고 코로나 영향 때문에 이런 지원도 못하나 봅니다. 마음 같아서는 같이 일으켜 주고 싶네요.
이렇게 놔두면 알곡이 영글다 말고 싹이 트고, 철새들이 내려 앉기 좋아 애써 가꾼 농사가 수확량이 확 줄어들텐데요.
올해는 다 가지도 않았는데 정말 다사다난 하네요.
코로나에 연이은 태풍에 긴 장마까지요.
추석 연휴입니다.
힘든 한 해지만 마음만은 풍성하고 행복한 명절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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