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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 사람들의 서울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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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 사람들의 서울 나들이


딸래미 학교 캠퍼스


코로나로 때문에 우울한 날이 계속되고 있지만 어김없이 시간은 흘러 가을이 오고 있습니다.
매년 가을의 연례 전통행사인 추석도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는데요.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모든 이동이 제한되거나 자제하는 분위기가 되고 있네요.
저희 집에도 큰딸이 서울에서 공부하는 관계로 내려오지 않을거라고 해서, 고민 끝에 명절 전에 큰딸한테 가서 가족들이 모여 식사라도 하자고 했습니다. 
성격은 선머슴처럼 털털해서 항상 씩씩하고 밝은 큰딸이지만 항상 혼자 객지 생활하는 큰딸이 안타깝게 생각됐었는데요.
큰딸도 모처럼 가족들이 서울에 온다니까 아이처럼 신나서 기뻐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가족들이 함께 모이는 시간이 점점 줄어드네요.

내가 당진에서 생활하고 있는 관계로 군산에 있는 작은딸하고 여왕님은 따로 군산에서 출발하고 나는 당진에서 자동차로 출발하기로 약속을 잡았습니다.
저는 총각 때 종종 서울에 가서 일도 보고 친구들도 만나곤 했었는데요.
결혼 후에는 서울에 갈 일이 없어서 거의 20년을 가지 못하다가 최근 딸래미가 대학교를 서울로 가서 이제 세 번째 가보는 것 같습니다.

다행히 요즘에는 자동차 네비가 잘 발달 되어서 길을 찾아가는데는 별 어려움이 없는데요. 
문제는 서울 고속터미널에서 가족들과 만나서 합류하는데 조금 문제가 있었습니다.
고민하다가 지도 어플을 보고 로드맵까지 살펴 보았더니 적당한 장소가 찾아졌습니다.
센트럴시티 터미널 앞에 나오면 지하철 3호선 8번 출구 앞이 차로 합류하기 좋은 곳이어서 전날 저녁에 알려주고 지도 어플을 보고 위치를 확인하라고 했습니다.

당일 아침 별 문제 없으리라고 생각하고 저는 당진에서 서울 버스 도착 시간에 맞춰 출발하고 서울 센트럴시티 터미널로 향했습니다.
저는 서울 시내에서 차가 밀려서 버스 도착 시간보다 조금 늦게 도착했는데요.
그래서 먼저 도착한 여왕님한테 전화를 했습니다.
필자: 먼저 도착했으면 8번출구 앞에 자동차 정차하고 합류하기 좋은 곳 찾아보셔.
        나 차가 조금 밀려서 10분쯤 늦게 도착할 것 같아.
여왕님: 아 정신없으니까 잔소리하지 말고 빨리 끊어.

헉 이게 무슨 상황?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서 천천히 찾아보면 될텐데 정신이 하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여왕님은 걱정돼서 전화한 사람한테 이렇게 면박을 줍니다.
나중에 알고 봤더니 여왕님은 어제 알려준 8번 출구도 찾아보지 않고 그냥 올라와서 3호선 8번 출구를 찾으려고 분주하게 헤메었나 봅니다. ㅠ (지도 어플 한번만 살펴보면 되는데~)
저희 집은 매 순간 이렇습니다. 난 영원한 하인. ㅠ
작은딸은 이렇게 다투는 걸 보고는 그냥 '헤헤' 웃기만 합니다. 둘 다 초딩같다고.

우여곡절 끝에 이문동에 있는 딸래미 기숙사로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엄마를 본 큰딸은 보자마자 "오! 짱돌 반가워. 아빵 오느라 고생했어. 맹꽁이 잘 있었냐?" 요렇게 인사합니다.
큰딸은 엄마를 '짱돌, 작은 딸을 맹꽁이'로 부릅니다. ㅋ
인사부터가 정신없습니다. 안기고 붙댕기고 난리가 아닙니다.

먼저 간단한 월동준비 용품을 숙소에 가져다 주고 이제는 입지 않을 여름 옷가지들을 차에 실었습니다.
숙소 룸메이트가지 데리고 나와 점심을 먹고, 오후 시간을 보냅니다.
코로나 때문에 실내 휴식 시설이나 오락 시설은 갈 수가 없어서 근처에 있는 중랑천에 가봤습니다.

촌 사람이 서울에서 제일 어려운 건 주차공간 찾기 같습니다.

중랑천 옆 샛길을 겨우 찾아 빈 공터에 주차를 했습니다.

중랑천도 공원처럼 잘 가꾸어져 있었습니다.

자전거 길도 깨끗하게 포장되어 있고 옆에서는 보시는 것처럼 주말 농장으로 주변 주민들이 채소를 가꾸고 있습니다.

옆에는 모두 아파트 단지라 가족들이 나와서 모처럼 화창한 가을 날씨를 즐기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여왕님도 그늘이 있는 벤치에 앉아 지나가는 자전거와 사람들을 살펴 보구요.



두 자매도 오랫만에 만나서 재잘거리고 좋아서 어쩔 줄을 모릅니다.

꼬멩이 때가 엇그제 같은데 벌써 이렇게 커서 대학생이 되었네요. ㅎ


큰 딸과 여왕님은 성격이 조그만 말 하나도 따따부따 잘 따지는 성격이라 사소한 것 가지고도 눈만 마주치면 다툽니다.

그래서 집에 있는 것보다 이렇게 적당히 떨어져 있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둘이서 싸우다가 안되면 결국에는 저한테 화살이 와서 저도 난처해질 때가 많습니다.


조잘 조잘 밀린 이야기도 나누고요.


시간이 많이 남아서 딸래미 학교에 들어가 봅니다.


하늘도 정말 맑고 대학교 캠퍼스도 정말 잘 관리 되어있네요.


여왕님이 한 자리에서 움직이려구 하지 않아서 딸래미들끼리 교정을 돌아 봅니다. ㅎ

어디가도 여왕님은 같이 놀줄을 몰라요. ㅠ


다시 모여서 재잘 대다가 사진 찍는다니까 다시 얼음이 되네요. ㅋㅋ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저녁을 먹고 헤어질 시간이 됐습니다.

큰 딸래미는 헤어지기 아쉬운지 조금만 쉬었다 가라고 합니다.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같이 있고 싶은가봅니다.

헤어지기가 마음이 아프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인데 더 같이 있지 못해 안타까웠습니다.

여왕님도 나중에 저한테 한 얘기가 눈물 나려고 했답니다.


큰딸 놓고 출발하는데 주인한테 떨어지는데, 떨어지고 싶지 않은 강아지처럼 20미터 정도를 뛰어 따라오면서 "집에 도착하면 전화해", "아빠 갈 때 졸리면 휴게소에서 쉬었다 가고"  라고 소리칩니다. ㅠ

지금은 아직 공부 중이지만 딸래미들 졸업하면 다시 같이 살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다들 시집은 절대 가지 않겠다고 하는데 그건 가봐야 하는 일이구요.

시집을 가든 직장 생활을 하든 짧은 시간이라도 같이 살아보는 시간이 있었으면 하는 희망사항같은 마음이 듭니다.


이렇게 해서 군산에 오니 밤 10시가 다 되었네요.

주말이라 차가 많이 밀릴 줄 알았는데 걱정했던 것보다 많이 밀리지 않았습니다.

20년만에 가보는 서울길은 도로가 그 전하고 차원이 다르게 좋아졌습니다.

네비가 알려주는 대로 달리니 그렇게 많이 막히지 않고 금방 서울을 벗어난 것 같습니다. 


이상으로 촌 사람들의 서울 나들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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