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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주저리 주저리

내 주위의 미워할 수 없는 악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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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에서 일상이 일과 후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거나 독서감상문을 쓰는 게 제 일상인데요.

살살 봄바람이 불어오니 사람들 마음도 들뜨기 시작하나 봅니다.

어제 오늘 개인적인 일상이 모두 뒤틀려 버렸네요.

그래서 목표를 가지고 일과 후 생활을 하는 동료 한 사람은 초등학교 시절 동그라미로 하루생활계획표를 그대로 짜서 실천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어제 퇴근시간 쯤 한 동료가 오랫만에 삼삼오오 모여서 식사를 하자고 합니다.

그런데 동료 A는 다음달 회사 건강검진 때문에 안먹겠다고 합니다.

이 분은 평소에도 건강관리를 유별나게 심하게 하십니다.

그래서 건강검진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니 밥은 반으로 줄이고, 커피도 마시지 않고, 육류반찬도 입에 대지도 않습니다.

 

옆에서 듣고 있던 동료B: "그냥 제가 집까지 태워드릴테니 같이 나가죠."

또 다른 동료 C: "저 형님 같이 차 타고 나가다보면 마음 바뀌어서 식사자리 같이 갈지도 몰라 허허허."

이러니 안가겠다던 동료 A도 "껄껄껄껄"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하~ 내가 이 악마들 때문에 관리가 안돼!" 이러면서 따라나섭니다.

 

내가 다이어트를 하면 주위 사람들이 평소보다 더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 같고, TV나 인터넷을 보면 맛집이니 먹방이니 하면서 음식 프로그램은 왜 이렇게 많이 나오는지요.

맛습니다.

미워할 수 없는 악마들은 내 주위 사람들입니다. 

그래도 이 만큼 사람사는 재미 함께 느끼게 해주는 동료 가족들이 있어서 소소한 행복을 느낍니다.

당진 유곡리 옹골네 순대국밥집
내용이 충실한 국밥

결국 건강관리를 하겠다던 동료도 같이 따라 나서고,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 하나를 국밥으로 채웁니다.

 

다음날, 일과가 끝나자마자 밀린 독서감상문을 쓰려고 도서관으로 향했습니다.

일주일전에 빌린 책을 모두 일고 독후감만 쓰면 되는데, 이게 저같은 경우 3시간은 걸립니다.

그래서 꼼짝하지 않고 감상문을 끝내기 전에는 도서관을 나오지 않을 생각이었는데요.

당진 기지시리 송악도서관

그런데 도서관으로 가면서 아는 얼굴을 만나지 않을까하는 불안한 예감이 듭니다.

이 불안한 예감은 또 왜 틀리지를 않는지요.

도착하자마자 위에서 말했던 시간표 동료를 만납니다.

일단 반갑긴 합니다.

더하여 이상한 돌발이 생기질 않길 바라고 있는데, 아이구야 잠깐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에 또 전화가 옵니다.

근처에 사는 동료가 있는데 저녁 식사준비를 해 놓았으니 와서 자리를 같이 하자는 전화였습니다.

자주 만나는 동료가 아니라서 또 피할 길이 없어 또 무너집니다.

 

샤브샤브

음식점 샤브샤브가 아닙니다.

저녁을 준비한 동료는 노총각인데, 매번 혼자 식사하기가 적적한지 동료들을 초대해서 자리를 만드나 봅니다.

이것도 TV프로그램 <6시 내고향>을 보다가 먹고싶어 준비했다고 하네요.

이건 뭐 독거노인 느낌이네요.

육수물부터 채소, 고기까지 음식점 못지 않게 잘 준비했네요.

 

전 술을 먹지 않고 적당히 먹었는데, 동료들은 술을 같이 먹어서 그런지 엄청 먹네요.

이 자리가 끝나고 조금이라도 내 시간을 가져보려고 했는데 이마저도 쉽지가 않네요.

원래 이 포스팅도 어제 저녁에 쓰려고 했는데 어찌된 일인지 모두 날아가 버려서 이제서야 다시 올립니다.

 

이틀동안 미워할 수 없는 악마들 때문에 좋은 시간 가졌습니다.

다음에는 제가 시간을 조절해서 피해다녀야 할까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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