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날마다 주저리 주저리

여왕님의 간병일기(수술 후 세쨌 날)

728x90
728x90

어제 그제 계속해서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간병하는 바람에 지난밤에는 몸이 피곤했었나 봅니다. 어젯밤 포스팅 글을 올리고 눕자마자 잠이 들어서 아침 6시 반까지 깊은 잠에 빠졌었나 보네요.

세쨋 날이라서 여왕님도 한결 몸과 마음이 편안해 진 것 같습니다. 사실 수술을 하면 첫쨌날이 제일 힘든 것 같습니다. 수술 직후 2시간은 마취에서 깨어나기 위해 잠도 재우지 말아야 되고 먹는 것 마시는 것은 다음날까지 하지 못하고요. 그래도 제일 힘든 것은 수술 후 통증이겠지요.
세째 날이라서 참기 힘든 통증은 모두 가시고 조금씩 남아있는 통증만 견디면 되어서 표정이 정말 밝아졌습니다.

07시

오늘도 간단히 아침을 나누어 먹고 하루 일과를 시작합니다. 주치의 선생님이 오전 회진을 하면서 오늘은 양손에 꼽혀 있는 링거수액 주사 바늘과 수혈용 바늘을 빼도 된다고 합니다. 적어도 점심에는 뺄 수 있다고 합니다.

조금 안정이 안된 것은 체온이 아직 37도가 넘어가고 식사후 혈당 체크에서 180 넘게 체크가 되어서 식사후 다시 주치의 선생님이 당약을 먹으라고 하십니다. 사실 이거는 먼저 지시를 했어야 했는데 혈당을 보고서 다시 생각났다고 합니다.

오전 10시 30분

 

날씨가 너무 좋아서 병원 안에만 있기 아까워서 병원 정원으로 나와봤습니다. 저는 여왕님과 정원 벤치에 앉아서 오래 있고 싶었는데, 따사로운 봄햇살 때문인지 우리 말고도 여러사람들이 벤치에 앉아서 봄볕을 쬐고 있었씁니다. 그리고 병원복 말고는 다른 옷을 입지 않고 나온 여왕님은 공기가 생각보다 선선해서 한기가 있다고 해서 바로 병원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12시 점심

휴대폰으로 포스팅을 하다보니 사진 편집을 못하겠네요.
간단히 점심을 해결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수술 후 케어 보다는 며칠 동안 씻지 못하는 괴로움에 대해서 이야기 했습니다.
이 문제 때문에 머리라도 감으려고 병원 이곳저곳을 둘러봤는데 보호자가 머리를 감거나 샤워를 할 수 있는 곳은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마 병원 관리문제 때문에 보호자가 병원 안에서 세면외에 씻는 문제는 허용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고민고민 하다가 찾은 해결방법이 병원 근처의 사우나나 목욕시설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바로 카카오지도를 검색해보니까 병원에서 500미터 조금 더되는 곳에 대중 목욕탕이 하나 검색이 되었습니다.
여왕님은 아직 링거수액을 주입하고 있어서 우선 저만 밖으로 나가서 샤워를 하러 갔습니다.


아파트건물 상가 지하에 목욕탕이 있었는데 처음에 찾지 못해서 한참을 헤메다가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시설이 오래돼서 낡긴 했지만, 우선당장 며칠을 씻지 못해 샤워라도 해야 돼서 고민하지 않고 들어갑니다.

조금 지저분한 얘기지만 머리에 샴푸를 세번 정도 하니까 거품이 제대로 나옵니다. 씻고 나니까 살거 같습니다.

씻는 문제는 저보다 여왕님이 급한데 아직 링거수액 때문에 아직 샤워를 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오후에 간호사님 체크들어올 때 주치의 선생님이 빼도 된다고 했다고 말해주니 확인해보고 빼준다고 합니다.

오후 시간에는 밖에 나가지 않고 병원 안에서 걷기 운동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한결 잔소리도 심해지고 저에대한 인신공격도 들어옵니다. ㅎㅎ 이젠 정상적인 상태로 거의 돌아온 것 같습니다.



저녁 6시 이후
저녁을 먹고 드디어 여왕님 양손에 꽃혀 있는 링거바늘이 모두 제거가 되었습니다. 같이 다니가도 정말 불편했는데 병원안 걷기 운동도 정말 편해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픈 것보다 몸이 근질근질한 느낌을 조금이라도 없애기 위해 머리를 감았습니다. 몸은 아직 복강경 상처 때문에 샤워는 병원에서 하지 못했습니다.

머리를 감고 딸래미들 어릴적에 머리 말리던 실력을 발휘해 보았습니다. 거의 20년 만이네요. 드라이어가 없기 때문에 이 방법밖에 없습니다. 양손으로 여왕님 머리를 푸다다닥 5분정도 말리니까 거의 물기는 사라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운동을 하고 대한민국 아줌마와 할머니들의 저녁 여가인 드라마 시청을 위해 휴게실에 마련된 TV앞에 가려고 했는데, 이게 왠일입니까. 벌써부터 자리가 꽉차서 k드라마의 위력을 병원에서도 실감했습니다. 알고보니까 이 자리를 잡으려고 할머니들이 밥숟갈을 떼자마자 이동한 걸 볼 수 있었습니다. ㅠ

하는 수 업이 여왕님한테 꼭 드라마를 보여주고 싶어서 생각해보니까 DMB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휴대폰에 이어폰을 꽃고 반 8시 30분 일일드라마를 보는 동안 이렇게 포스팅 글을 올리며 하루를 마무리 합니다.

드디어 내일 퇴원입니다.
쉽지 않은 병원 간병생활이지만 나름 여왕님과 같이 있을 수 있어서 너무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여왕님이 또 놀아달라고 옆에서 지켜보고 있네요.

오늘을 이만 마무리합니다.

감사합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