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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딸 숙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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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여러 가지 재미난 일들이 생기게 되는데요.

사실 필자는 신혼 초에는 제 자신이 아이를 좋아하는지 그렇지 않은지 몰랐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을 키우다보면 내 핏줄이 생긴 것도 신기하지만 커가면서 나를 닮아가는 것, 세상 사물에 대해 호기심을 갖는 것, 무엇보다 매일 부비부비 사랑을 나누면서 함께 하는 시간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품 안에 자식이라고 했던가요?

점점 아이들이 커 나가면서 중고교를 넘어가면서 기숙사 생활을 시작하더니, 언제까지나 함께 할 것 같았던  소중한 시간들이 줄어들게 됩니다. 

유독 똘똘한 큰 딸은 욕심이 많아서 집에서 금전적으로 큰 지원을 하지 않았는데도, 서울에 있는 학교에 가게 되었는데요.

 

그동안 서울 집값, 수도권 집값은 남의 일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막상 서울에서 큰 딸이 혼자 생활을 시작하다 보니 당장 현실적인 문제로 다가왔습니다. 이전에는 학교 기숙사 생활을 해서 크게 문제 될 것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큰 딸은 독방이 아닌 2인실을 써야 되는 문제 때문에 공부에 자꾸 집중이 안된다며 불편해했습니다.

 

결국은 학교 밖으로 나오는 결정을 하게 되었는데요.

이 문제도 집에 최대한 부담을 줄여주려고 여러 가지를 알아본 끝에 <청년 전세자금지원>이라는 제도를 알게 되었나 봅니다.

그래서 집에서는 큰 부담을 갖지 않고 학교 근처 오피스텔을 얻게 되었습니다.

<청년 전세자금지원>에 대해서는 따로 포스팅을 하겠습니다.

 

큰 딸은 방을 알아볼 때 여러가지 조건을 따졌나 봅니다.

건물의 부채 문제, 청결문제, 주택소유자의 성격, 무엇보다 우발상황(경매) 시 유리한 조건 등을 꼼꼼히 따졌습니다.

이런 거 보면 어지간한 어른들보다 낮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제 오전 서울에 도착하자마자 짐을 자동차에 싣고 간단히 점심을 먹었습니다.

곧바로 새로 이사할 오피스텔로 이동을 했는데요.

다른 건 모르겠지만, 건물주가 연세가 있으셔서 며느리한테 위임을 해서 건물 관리를 하고 있었는데요.

입주하기 전에 도벽, 낡은 비품은 새로 바꿔주고 청소까지 해 준 상태였습니다.

 

문제는 전 세입자가 전출신고를 늦게 하는 바람에 은행 대출에 문제가 될까 봐 큰 딸이 크게 신경질을 냈습니다.

본인 일도 중요하지만, 다음 입주자가 겪을 여러 가지 문제는 생각을 하지 않는 분인 것 같았습니다.

이 일로 동사무소와 은행을 달리기 하듯이 두 번씩이나 뛰어다녀야 했습니다.

전 바로 녹초가 되어버렸고요.

 

그런데 큰딸은 결벽증에 가까운 성격 때문에 다시 방안을 광내듯이 닦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짐을 풀어놓고 얼룩이 묻어 있는 곳부터 시작해서 구석구석 물티슈로 닦아냈습니다.

침대 매트가 있었는데  너무 낡아서 쓰지 못할 것 같아 새로 사기로 했습니다.

큰딸을 사기는 조금 아깝다며 바로 당근 마켓 검색을 하더니 25000원에 내놓을 물건을 찾았습니다.

저녁에 매트를 가져가기로 했는데요.

 

승용차에 들어갈 거라고 생각한 필자는 승용차에 넣자마자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알았습니다.

매트 사이즈가 슈퍼싱글이고 두꺼워서 아무리 욱여넣으려 해도 안 들어갔습니다.

몇 번의 시도 끝에 이삿짐 용달을 불러 숙소까지 매트를 옮겼습니다.

여기서 다시 진이 빠졌습니다.ㅠ

 

다행히 판매자가 매트를 거의 사용하지 않은 탓에 정말 깨끗했습니다.

계속해서 집기나 창틀, 부엌, 욕실 등을 깨끗이 닦아내고요.

저는 이러다가 피곤해서 깜빡 잠이 들었는데 아침이 되어버렸네요.

 

눈을 떠보니까 제가 잠든 사이 손이 야무진 큰딸은 방을 깨끗이 정리를 해 놓았습니다.

어제 닦지 못했던 방바닥을 깨끗이 닦아 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냉장고까지 들어왔습니다.

냉장고가 혼자 쓰기에는 생각보다 커서 놀랬습니다.

 

청소된 부엌과 욕실입니다.

정말 방 전체를 광내듯이 닦아내서 새집처럼 바뀌었습니다.

방이 오피스텔 방이다 보니 일반적으로 보는 원룸보다는 두 배 정도 큰 것 같았습니다.

지금 다른 대학에 다니는 작은 딸 하고도 사회생활하고 시집가면 같이 하기 힘들기 때문에 한 마디 했습니다.

"엄마랑 네 동생 가끔 와서 여기서 공부하고 가도 되겠다."라고요.

이렇게 이사를 하면서도 엄마랑 통화하면 큰딸을 다투기가 일상입니다.

둘의 성격도 비슷하지만, 자기주장이 너무 강하기 때문에 옆에서 보면 강대강의 대립입니다.

 

지난주부터 여왕님 간병에 큰딸 이사에 정말 바쁘게 보낸 것 같습니다.

이번에 이사를 시키면서 봄맞이 서울구경을 하려고 했었는데요.

의외로 바쁘게 이사를 하다 보니 구경은커녕 여유 있게 시간도 보내지 못했습니다.

다시 큰딸 시험이 일 년 정도 남아서 이사를 했으니 군산 집에 일주일 정도 머물다가 간다네요.

큰딸을 거의 일 년 만에 군산 집에 오는 것 같습니다.

 

아직 집안에서 촌수가 가장 낮은 딸들이라 삼촌들이나 가족들한테 예쁨을 많이 받고 있는데요.

다시 공부만 해야 되기 때문에 충분히 휴식을 하고 올라갔으면 좋겠네요.

꽃 구경은 다음 주에 딸내미들과 군산에서 해야겠네요.ㅎㅎ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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