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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주저리 주저리

군산 은파호수공원 벚꽃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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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군산 집에 내려와서 전쟁을 치렀습니다.

성격이 비슷하고 다른 사람들한테 지기 싫어하는 여왕님과 큰딸이 동물의 왕국 서열 싸움하듯 무섭게 매일 입으로 파이팅을 하고요.

그 사이 목소리가 작지 않은 처남과 처남댁 하고 집안에 목소리를 더합니다.

거기에다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웃음소리와 장난까지 합해져서 수십 년 살면서 느껴보지 못한 33평 안의 전쟁을 봤습니다.

우리 집 소음이 아파트 한동 소음보다 큰 것 같았습니다.

 

다행히 여왕님과 큰딸은 말싸움 이상으로는 번지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뭐가그리 불만들인지 둘이서 얼굴만 맞대면 으르렁거립니다.

이 소동은 어제밤 큰딸이 작은딸과 함께 서울에 올라가면서 종료가 되었는데요.

여왕님은 터미널에 배웅을 하면서도 분이 안 풀렸는지 자동차에 내려 배웅도 하지 않았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큰딸의 반응입니다. 

버스를 타고가면서 정안휴게소에서 전화가 왔는데 엄마 안부를 묻습니다.

그것도 언제 엄마하고 싸웠냐는 듯 온갖 애교 섞인 여우목소리로 말입니다.

큰딸: "아빠 엄마 괜찮아?"

필자: "야 이럴려면 집에 있을 때 엄마한테 이렇게 살갑게 해 보지 그랬냐!"

 

옆에서 보면 여왕님과 큰딸은 친구 이상의 관계 같기도 하고, 다툴 때면 서로 토라져서 꼴 도보기 싫다고 합니다.

필자와 작은딸은 매번 둘의 불똥이 본인들한테 튀지 않을까 조심조심 말도 하지 않고요.

어찌 됐든 상황은 잘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포스팅이 은파 호수공원 나들이인데 머리말이 옆로 샛네요.

어제 낮에 날씨가 너무 포근해서 딸들과 군산에서 제일 일찍 피는 은파호수공원으로 벚꽃 나들이를 나갔습니다.

군산이 해안지방이라서 같은 지역 안에서도 벚꽃 피는 곳이 제각각 다릅니다.

시내 쪽은 일찍 만개를 하고, 해안 쪽에 있는 월명공원은 3일에서 일주일 정도 늦게 피는 것 같습니다.

 

은파호수공원 주차장

은파호수공원 입구에 있는 주차장입니다.

공원 안으로 좌회전하는 차량들이 많아서 반대편 시내 한가한 곳에 주차를 하고 걸어서 들어갔습니다.

 

공원 데크 길

몇 년 전부터 공원 가장자리에 이렇게 데크 길을 만들어서 호수와 봄꽃 관람하기 좋게 만들었습니다.

은파호수공원 벚꽃은 약 80% 정도 피어 있었습니다.

이런 날씨라면 하루 이틀 사이에 만개할 것으로 보입니다.

 

눈요기를 하면서 공원 안쪽으로 들어가 봅니다.

 

공원 중심에 있는 광장입니다.

사진에는 시민들이 보이지 않는데요. 날씨가 좋아서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나와 계셨습니다.

아무리 코로나 상황이지만, 봄바람의 유혹은 사람들을 집 밖을 벗어나게 합니다.

 

물빛 다리를 건너 호수 반대편을 찍고요.

 

다시 돌아와 도로 위를 걷습니다.

 

계속해서 주차장 방향으로 걸어갑니다.

 

호수 중앙으로는 카누를 타고 훈련하는 선수들의 모습도 보입니다.

은파호수공원이 군산대 조정팀의 훈련장이기도 합니다.

 

길가에서 호수 쪽으로 늘어진 벚꽃이 예쁩니다.

 

딸내미들은 공원 주차장에 와서 공원을 벗어나기 아쉬운지 계속해서 사진을 찍습니다.

 

한쪽에는 목련도 화려하게 만개했네요.

 

공원을 그냥 나가기 아까워서 다시 한번 한 컷 찍어봤습니다.

 

공원과 시내를 가르는 대학로입니다.

 

딸들이 성장하면서 같이 할 수 있는 시간들이 적어져서 오늘 같은 시간들이 더욱 귀하게 생각됩니다.

인생의 긴 시간을 생각하면 오늘 한 때도 잠깐 화려하게 피어났다가 지는 짧은 시간입니다.

그래서 언제나 순간순간을 행복하게 기억하며 즐기는 것도 삶의 한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저희 집의 평안함에 감사를 하는 하루였지만, 여왕님과 큰딸의 관계가 평화롭기만을 바라봅니다.

뒤돌아서면 아쉬워하고 애처로워할 것을 눈만 마주치면 왜들 그렇게 싸우는지 모르겠어요.

찾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한 봄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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