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이긴 한데 회사일로 군산에 내려가지 않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많이 남는 바람에 도서관과 카페를 오가면 책을 읽고 있는데요.
종일 책만 읽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밖으로 나가봤습니다.
코로나 상황이라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는 피하고 적당히 갈만한 곳을 생각하다 보니까,
당진에 10년 가까이 살면서도 가보지 못한 <아미 미술관>이 생각났습니다.
당진 시내에서 순성방향으로 2차선 시골 도로를 타고 가다 보면 옛 초등학교 폐건물을 이용해서 미술관으로 재활된 건물이 나옵니다. 앞에는 아마산이 보이고 길 따라 벚꽃나무들이 줄 서 있어서 봄에 와서 꽃구경을 하면서 자전거 라이딩을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비포장이긴 한데 주차장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넓은 주차장은 아닌데 쇼핑몰처럼 많은 방문객들이 한꺼번에 방문하지 않기 때문에 이 정도 주차장도 여유가 있었습니다.
입장료: 성인 6000원 청소년, 경로70세, 장애인, 군경 4000원
영업시간은 10:00~18:00 까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연중무휴로 개방되어 있네요.
건물 입구에 아미미술관 간판이 크게 붙어 있네요. 담쟁이가 가득한 게 인상적입니다.
저는 일단 건물안을 들어가지 않고 외부를 둘러봤습니다.
입구 바로 옆을 보니까 80년대 만화에나 나올듯한 깡통로봇이 웃음 짓게 합니다. 로봇찌빠~.
로봇찌빠를 모르시면 검색. ㅎ
건물 앞쪽으로 잔디가 잘 가꾸어진 운동장이 있습니다. 예전에 초등학교 운동장으로 쓰였던 것 같은데, 잔디기 정말 촘촘하게 가꾸어져 있었습니다. 아무렇게나 굴러도 폭신폭신해서 다치지 않을 것 같네요.
다소 허름해 보이는 건물에 카페를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몇번을 봐도 80년대 분위기가 많이 나는 것 같습니다.
미술관이다 보니 뭐하나 평범해 보이지는 않네요. 죽은 나무에다가 작가분들이 예술을 만들어 놓으셨습니다.
운동장을 벗어나 건물 쪽으로 올라가니 수국 위에 검정 나비가 앉아 꿀을 빨고 있습니다. 올여름 마지막 먹이 활동으로 보입니다. 날이 선선해지면 번데기가 되어 다시 땅속으로 들어가겠지요? "많이 먹고 다시 태어나거라~."
건물 주변으로 수국과 이름을 알지 못하는 꽃들이 많이 가꾸어져 있어 그냥 지나가는 길에도 눈이 즐거웠습니다.
배롱나무 꽃도 아미 미술관이 숲 속에 있어서 그런지 일찍 지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건물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뒤쪽으로 올라가는 계단으로 올라가 봤습니다.
장독대를 뒤집어 길을 만들고 놓았네요. 옥상에서 지나온 길을 돌아봤습니다.
무지한 일반인이 보면 그냥 낙서로 보일 수 있는데, 예술가들이 낙서를 하면 미술이 되나 봅니다.
저의 예술에 대한 무지가 탄로 나는 순간입니다. ㅠ
본 건물 뒤쪽에 있는 건물인데 무슨 건물인지 궁금했습니다.
처음에는 몰랐는데, 이곳 아미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는 작가님들이 집필한 책과 소품들을 판매하는 곳이었습니다. 제가 관람을 반대로 하다 보니 처음에는 일반 도서로만 알았습니다. 나중에 본관에 가봤더니 여기 소개된 작가님들의 작품들이 방마다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방문객들이 기념품으로 조그만 소품 하나씩 사가셔도 좋을 듯싶습니다.
옆으로 폐가가 있었는데, 이 건물은 새롭게 리모델링을 하든지 철거를 하는 게 좋을 듯싶습니다.
본관 건물을 들어가기에 앞서 외벽에 담쟁이가 멋스럽게 건물을 감싸고 있어서 사진을 찍어 봤습니다.
이 자체만으로도 예술작품 같습니다. 영화 속에서나 볼듯한 고전적인 분위기입니다.
본관에는 여러 작가님들이 방마다 전시되어 있는데요.
입구는 건물 가운데로 들어가면 되는데, 입구부터가 방문객들을 화려하게 맞이 합니다.
나무뿌리 같기도 하고 혈관처럼 보이기도 하면서, 색깔은 흰색 바탕에 분홍색이라서 더욱 화려하게 보입니다.
방 입구에 전시된 작품의 작가님들 이름이 적혀 있고요.
벽면에 각각의 미술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미술이나 예술을 공부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단순한 그림이나 예술작품으로 보일 텐데, 이런 작가의 생각을 들여다보면 그림 하나 작품 하나에도 자신의 철학이나 신념이 담겨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예술가는 그런 철학이나 신념을 그림이나 예술작품으로 표현하고, 글 쓰는 작가나 철학자들은 글로 표현한다는 차이가 있음을 알 수가 있습니다.
새삼 세상에는 내가 모르는 분야가 많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그림은 생각의 또 다른 표현이라는 것을 알아갑니다.
이 포스팅에서 미술관에 전시된 모든 작품을 소개해 드리지는 못하겠네요.
다시 반대편 방으로 이동해 봅니다.
제가 아마추어라서 더 어렵게 느껴지나요?
득도의 길은 멀듯이 뱁새가 황새의 마음을 알기도 어려운 것 같습니다.
반대편 방으로 이어지는 길은 마치 천장에서 환상 속의 식물이 분홍색으로 자라나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다시 한번 작가님들의 상상력에 감탄을 합니다.
첫 번째 방 건물 벽에 피어난 공간 예술 작품입니다. 작품으로 표현돼어 있지만, 일반 학교에서 이런 교실을 꾸며보면 어떨까도 싶습니다.
두 번째 방은 청색.
세 번째 방은 온갖 늘어진 꽃들을 주렁주렁 매달아 미로를 만들어 놓은 것 같습니다.
퇴장하면서 복도 천장에 표현되 공간 예술작품을 감상해 봤습니다.
예술가들에게 작품세계란 생계가 걸리기도 하고, 작품이 세상 사람들이나 전문가들에게 큰 공감을 산다면 문학작품처럼 기억되기도 하는데요. 일반인들에게는 예술을 보는 가치관은 전문가들처럼 깊이 있지는 못할 것입니다. 다만 프로페셔널한 예술의 경지보다는 일반인들이 또 다른 분야에서 전문가라면 서로에게 어떤 영역에서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더라도 같은 세상을 살고 있는 자체가 간접적으로나마 이해관계가 성립되고 도움을 주는 상태라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일반인들이 지친 일상에서 잠시나마 틈을 내어 이러한 예술작품을 감상하고 즐기는 여유를 주는 것에 대해 예술가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조그만 시골 동네에 이렇게 멋지게 꾸며진 미술관이 있는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늦여름이라서 꽃이 지고 있지만, 계절을 즐기기 위해 봄이나 가을에 와서 계절을 정취까지 느낄 수 있는 곳이라고도 생각됩니다. 주변에 산이 있고 조그만 냇가가 흐르고 있어서 봄에는 꽃구경, 가을에는 울긋불긋한 단풍구경도 할 수 있는 좋은 곳입니다.
당진분들뿐만 아니라 외지 여행객분들도 잠시나마 들러 아담하고 고전적인 느낌의 미술관을 들러 보셔도 좋을 듯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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