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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추리소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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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모임에서 선물받은 6권의 책 중 마지막으로 읽는 책이 추리소설입니다. 필자는 지금까지 추리소설은 읽어보지 못했는데, 왜 추리소설이 독서를 하는 사람들한테 인기가 좋은지 알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문체도 어렵지 않고 사건 구성이나 내용전개가 빠르고 명확해서 책장이 금방금방 넘어갔습니다.

추리소설 작가로 널리 알려진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입니다. 이름은 익히 알고 있었느나 이 작가님의 책을 한번도 읽어 보지 않았기 때문에 내용은 어떤지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초등학생도 하루만에 읽을 정도로 독서에 자신이 없는 분들도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시작은 익명의 편지를 받은 여덟 명의 손님들이 육지 해변에서 1.6km 떨어진 인디언 섬에 모이면서 시작됩니다. 손님들이 도착한 인디엄 섬에서 기다리는 사람은 그들을 초청한 사람이 아닌 하인 로저스 부부뿐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이야기의 핵심 등장인물은 10명입니다.

등장인물에 나오는 토머스 레그 경과 메인 경감은 모든 사건이 끝난 후 살인사건을 조사하는 경찰관입니다.

일행이 인디언 섬으로 향하는 길에 만난 노인은 폭풍우가 올것이며 심판의 날이 올거라는 불길한 이야기를 합니다.

그리고 각자의 방안에는 인디언 동요가 양피지에 적혀 있습니다. 이 불길한 동요는 10명에서 나머지 한 명까지 없어지거나 죽는다는 내용.

그리고 저녁을 먹고 난 뒤 들려오는 이상한 목소리.
인디언 섬에 모인 열 명에 대한 죄를 하나하나 열거합니다.

그리고 첫 번째 희생자 앤소니 마스턴이 술을 먹고 목이 막혀서 그대로 즉사해 버립니다. 마치 인디언 동요의 첫 번째 가사처럼.

희생자가 죽어나가자 한 개씩 없어지는 식탁위의 인디언 인형.
다음 희생자도 그 다음 희생자도 동요의 가사처럼 차례차례 죽어나갑니다. 그러면서 인디언 인형이 한 개씩 사라집니다.

처음 희생당한 한 두 사람은 자살과 살인사이에서 고민을 하고, 이 모든 사람들을 초대한 섬과 저택의 주인 오언이라는 사람으로 결론을 내립니다. 그리고서 오언이 숨어 있을만한 인디언 섬과 저택을 탐색합니다.

하지만 오언은 보이지 않고 희생자만 늘어갑니다. 결국은 초대받은 사람 중에 한 사람이 범인임을 직감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서로에 대한 경계는 강해지고 날카로워지며 예민해집니다.

서로가 살인자로 생각한 사람들은 모두 죽고 베라와 롬바드가 남았는데, 베라가 순간적인 기지를 발휘해서 권총을 빼앗아 롬바드를 죽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남은 생존자 베라는?

'그가 목을 매어 죽어서 아무도 없게 되었다.'
베라 역시도 자신의 죄를 생각하면서 자살을 합니다.

사건이 지난 후 런던 경시청에서 사고조사를 하지만 뚜렷한 수사결과는 나오지 않습니다.

경찰들도 범인을 찾아내지 못하고 수수께기 속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섬에 들어간 열 사람은 모두 죽었는데 과연 누가 이 모든 사건을 벌인걸까요?
과연 누가 범인일까요?

어느날 런던 경시청에 트롤 어선이 보낸 병속에 담긴 고백서에 범인의 살인사건 비밀이 풀리게 됩니다. 바로 이 병속에 담긴 고백서에 자신의 범죄를 고백한 것입니다.
10명의 사건 희생자가 모두 죽어서 범인이 누구일까 끝까지 생각하면서 읽었는데요.

'한 명이 훈제된 청어에 먹혔다.'
처음에 이게 무슨 말일까 생각했습니다.
결국에는 '훈제된 청어'는 범인(심판자)을 말하는 거고, '한 명'은 범인에게 이용당한 10명의 희생자 중 한 명 암스트롱이지요.
다시말해 훈제된 청어는 범인이기도 하고 '죽은 자'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용당한 한 명은 범인에게 완벽하게 이용당하고 죽게 되는 것입니다.
결국 범인은 죽은 시체 중에 한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의사 암스트롱에게 시켜 중간에 죽은 걸로 위장을 하고, 나머지 모든 사람들을 죽이고 마지막에 또 자신이 희생당한 것처럼 똑같이 자살을 한 것이지요.
이렇게 해서 책 말미에 완벽한 범죄의 비밀이 풀리게 됩니다.

그런데 범인이 누구인지 이 포스팅에서 밝히면 재미가 없겠지요?
범인은 누구일까요?


처음 접한 추리소설이지만 정말 책도 이렇게 박진감 있었고 다음 줄거리의 궁금증을 유발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처음부터 줄거리를 다시 생각해보면 머리속에서 완벽한 스릴러 영화 한 편을 본듯한 느낌입니다.

한편 책 즐거리의 사건 내용을 생각해보았습니다.
사건에 관련된 희생자들 대부분이 '죄'를 지은 사람입니다. 하지만 어떤 이유가 되었든 직접적으로 살인에 관련된어 있지만 죄에 대한 형벌에서 벗어난 사람들입니다. 예를 들어 '베라'의 경우 유치원 교사의 직업을 갖고 있으면서 교육은 물론 아이들의 안전까지 직접적으로 책임을 지고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멀지 않는 바위로 수영을 하고싶어 해서 허락한 결과, 아이가 조류에 휘말려 목숨을 잃게 된 것입니다. 직접적인 살인의 형벌은 없었지만, 이 소설의 범인은 간접적인 살인의 책임이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희생자들의 '죄'가 이런식으로 직접적으로 살인은 없되 간접적으로 누군가가 죽게 되었습니다.
또 롬바드는 군인으로서 원주민을 학살하였지만, 법적으로 치외법권 지역이라서 본국에서는 살인에 대한 처벌을 받지 않았습니다. 이 역시 벌을 받아야 마땅한 중한 범죄이므로 이 사건의 주모자는 롬바드도 이 섬에 불러들였습니다.

마무리
소설이긴 하지만 지금의 우리나라의 현실과도 비교해 보았습니다. 몇 십년전에 벌어진 '유전무죄, 무전유죄'. 그리고 지금 시대에도 지위고하 특정 기득권층과 일반인들과의 법 처벌에 대한 형평성과 누가 생각해도 이해되지 않는 판결이 나올 때 과연 이 사회는 '법 앞에 평등한 사회인가'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필자 역시도 법에 대한 지식은 전무하지만 법이 있기 전에 상식이 있을 것이고, 처벌을 하더라도 누구나 공감할만한 처벌이 있을 때 이 소설과 같은 법이 심판하지 않는 비정상적인 사건이 일어나지 않을거라 생각됩니다.
제일 좋은 사회는 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법체계가 있더라도 그것을 쓸 일이 없을 때가 가장 좋은 사회겠지요? 그 법이 사회 모든 구성원에게 평범하고 이중 잣대가 되지 않기를 바라고, 더 나아가 법이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 최소한의 도구일뿐, 법 이전에 누구나 공감하는 상식적인 사회가 되기를 바래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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