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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주저리 주저리

25년 만의 만남, 30년 전의 기억. 주절주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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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란 것이 젊을 때는 한 없이 무한정할 것 같지만, 나이를 먹고 지나온 세월을 뒤돌아 보면 언제 지나왔는지 모르게 참 빠른 것 같습니다. 아직도 정신은 젊은 청춘을 기억하고 있는데, 몸은 얼굴에 세월의 흔적이 깊게 새겨지고 체력은 점점 떨어지니 극복하지 못하는 세월의 흐름은 지나고 보니 한 순간의 빛과 같다는 말에 공감이 갑니다.

 

25년 만의 만남

친구.
살다 보면 수많은 인연과 만남을 반복합니다. 친구라고 생각했던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같이 시간을 같이 할 때는 둘도 없는 사람 같지만 헤어지고 나면 잊히는 인연이 있는가 하면, 어느 한순간 진하게 머릿속 깊이 각인이 되어 잊히지 않는 인연이 있습니다. 필자에게도 그런 친구가 하나 있습니다. 살다 보니 혈연, 지연, 학연, 요즘에는 근무연이라고 하는 것도 있다고 합니다. 암튼 참 많은 인연이 있었습니다.

그중에 자의든 타의든 잊힐 듯하면서도 잊히지 않고 길게 인연이 되고 있는 친구가 하나 있습니다.
대한민국 남자들에게는 피해갈 수 없는 시간과 공간, 군대에서 만난 친구입니다. 여자분들에게야 대한민국에서 남자들의 군 복무는 당연한 의무라고 생각합니다만. 당시 우리 둘의 인연도 국가적 필연의 만남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나고 보니 필연을 넘어 혈연의 관계를 맺는 형제보다 더한 인연이 되었습니다. 누구에게나 나이는 비밀로 하고 싶지만, 우리는 88년 올림픽 때 입대해서 만났습니다. 예 맞습니다. 지금 돌아보니 50이 넘어 버렸네요. 전역 후 서로의 고향이 다른 관계로 쉽게 만나지는 못했습니다.
결혼 전 총각 때 제주로 여행갔을 때와 친구가 결혼할 때 육지로 신혼여행 왔을 때만 만났습니다. 친구는 고향이 제주도로 당시만 해도 해외여행이 일반화되지 않은 때라 육지 사람들은 제주도로, 제주도 사람들은 육지로 신혼여행을 하던 때였습니다. 그때만 해도 팔팔했었는데.....
그러고 다시 25년이 흘러서 다시 만났습니다. 계산이 되지 않아 딸내미들 나이를 생각해보니 25년이 되었네요.
청년이었던 친구의 얼굴도 세월을 비켜갈 수 없어, 얼굴에 주름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예전의 강직하고 단단했던 성격과 얼굴에 각인된 인상은 그대로였습니다. 너무 반가웠습니다. 보자마자 눈물이 날정도였습니다. 이게 얼마만인가.....
그런 성격 덕분이었을까요. 친구는 사업적으로 성공하고 비교적 성공적으로 가정도 이끌어 가고 있었습니다.

30년 전의 기억

요즘 강철부대나, DP같은 드라마로 군에 대한 콘텐츠가 이슈화 되고 있지만, 30년 전의 군생활도 녹록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5박 6일 천리행군, 50분 안에 초단위로 순위가 갈리는 군장구보, 구타와 얼차려가 난무하는 내무생활을 생각하면 어떻게 30개월을 버텼나 생각이 됩니다. 당시에 각종 과목별로 순위를 매기는 이유가 휴가를 내무반 별로 순서를 정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일년 내내 부대 내는 전쟁터엿습니다. 순위에서 벗어나면 해당 지휘관으로부터 뺑뺑이와 전투력향상을 위한 체력단련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생각해보니까 올림픽 전후해서 전시대비 전군에 훈련이 강하게 했었던 것 같습니다. 거의 준 전시상태라고 생각됩니다. 전역 후 가끔 남자들 술자리에서 5박 6일 천리행군했다는 이야기를 하면 같은 시대 군생활했던 분들도 믿지를 못하네요.ㅠ 그래서 그냥 지금은 나만의 추억으로만 간직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남자들 다들 그렇겠지만 두 번 경험하기 싫은 기억이지요. 그러고보니 다들 아들들이 이젠 군생활을 할 때라 행군 요령이나 사격 같은 노하우도 공개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친구가 잊혀지지 않고 이렇게 인연이 되었던 것은 군생활하는 내내 필자 바로 옆에서 먹고 자고, 비비고, 구르고 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잊힐 만도 한데, 친구는 잊혔던 조그만 기억까지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이러다 보니 피를 나눈 형제보다 더 인생의 절친이 된 것 같습니다.
이제는 자녀들도 장성하고 시간적인 여유가 생긴만큼 일년에 한두 번이라도 어디든 좋으니 만나자고 약속했습니다.

지나고 나니 더 소중해지는 친구입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너무 좋은 만남을 가졌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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