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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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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일상적으로 들리는 말이 4차 산업입니다. 미래산업이나 투자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조금 더 우리의 미래사회가 어떤 모습으로 바뀔지에 관심이 많을 텐데요. 그래서 관련 콘텐츠를 보다 보면 학자, 경제인 등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책 중의 하나가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입니다.
필자도 전에 읽어보지 않아서 경제전문 서적인가?라고 막연히 생각만 하다가 읽게 되었는데 고전 소설입니다. 고도로 발달된 사회의 세상은 멋진 신세계로 불리는 유토피아인가 아니면 디스토피아인가에 대한 깊은 생각과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지은이: 올더스 헉슬리((1894~1963)영국 서리주 태생. 교사인 아버지와 시인인 어머니 사이에서 셋째 아들로 태어남.
할아버지 토마스 헉슬리는 찰스 다윈의 진화론을 대중에게 알린 저명한 과학자. 형 줄리언 헉슬리는 생물학자이며 초대 유네스코 사무총장 역임. 이복동생 앤드루 헉슬리는 노벨상을 수상한 생리학자. 어머니 집안은 시인, 소설가, 문에 비평가등을 다수 배출해 낸 문학적 전통이 깊은 가문. 비교적 유복하고 풍요로운 지적 가문의 토양 속에서 자라남.
집안의 분위기와 맞게 의학이나 생물학을 공부하려고 했으나 눈이 너무 나빠져서 도무지 학업을 계속이어가지 못합니다. 결국 의사의 꿈을 포기하고 문학의 길로 접어들어 문학작가로서의 삶을 살게 됩니다. 소설뿐만 아니라 시나 수필 등 다양한 문학 장를 넘나들며 굵직한 족적을 남기게 됩니다.

책 들어가 보기
제목만 봐서는 단순히 인류가 맞이할 유토피아를 향한 멋진 신세계를 생각하게 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놀랐던 것은 <멋진 신세계>가 쓰여진 해가 1932년이라는 것입니다. 더 재미있었던 것은 조지오웰의 <1984>의  미래사회와 영국 사회, 영국 작가라는 점도 흥미롭게 보고 비교하며 읽게 되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유토피아를 추구하고 있지만, 읽고 보면 극히 일부 지도자에게만 유토피아일 뿐이고 나머지 다수의 지배당하는 계급은 디스토피아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자신이 만들어 낸 신셰계를 정치, 사회, 종교, 문화, 철학 등 모든 분야에 걸쳐 묘사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영화 스타워즈나, 토털 리콜 같은 재미도 충분하지만, 미래사회에서 인류의 도덕적 철학적 가치는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 등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는 소설입니다.

주요 등장인물 소개

버나드 마르크스: 신세계 사람으로서 최고 사회계급인 알파계급이지만 항상 신세계에 대한 불만과 불편한 시선을 갖고 있음.
존: 신세계 사람들과는 달리 뉴멕시코주 야만인보호구역에 격리되어 있다가 버나드와 레니나로 인해 신세계로 이동함.
린다: 존의 어머니. 야만인보호구역에 살고 있었지만 버나드와 레니나에 의해 신세계 사람임이 밝혀집니다. 야만인 보호구역에 남은 이유가 과거에 배양 및 사회기능 훈련소장과 방문했다가 실종되어 야만인 보호구역에서 훈련소장의 아들인 존을 낳게 됨.
레니나: 간호사로 신세계의 매력적인 여성으로 버나드와 존과 연민을 느끼는 감정적인 만남을 갖는 사이.
헬름홀츠: 감정공학 기술대학 교수이며 감정 공학자. 버나드의 절친한 친구.
기타 등장인물: 배양 및 사회기능 훈련 소장, 무스타프 몬드 통제관(세계 통제관 10명 중의 한 사람)


줄거리

시간적인 배경은 9년 간의 긴 전쟁을 끝내고 생체공학 기술의 발전과 함께 하나로 통일된 세계가 열리게 됩니다. 하나의 공동체, 동일성, 안정성을 가지고 모두가 불행이나 불결란 단어 자체도 떠올리지 않은 행복한 국가가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그들의 기술의 기원인 헨리 포드를 신처럼 떠받들며 그의 탄생을 기원으로 삼는 신세계입니다. 작품 속에서는 포드 기원 632년라고 나옵니다. 포드 자동차가 세상에 나온 1908년을 신세계의 출발점으로 삼으니 거기에 632년을 더하면 2540년이 됩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배양 및 사회기능 훈련소에서 시작됩니다. 새로운 세계에서는 아무도 자연임신으로 태어나지 않고, 인공배양의 방법으로 인간을 출생시킵니다. 그러므로 어머니도 없고 아버지도 없는 인간이 태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배양 및 사회기능 훈련소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국가의 필요에 따라 배양되는 인간은 각자 다섯 계급으로 나누어 배양되고 사회기능 훈련을 받게 됩니다. 높은 계급 순으로 알파, 베타, 감마, 델타, 엡실론 계급으로 알파계급은 다섯 계급 중에 최상류 층입니다.

모든 배양되는 인간은 태아 상태부터 각종 약물로 처리되어 정해진 특성을 갖도록 만들어집니다. 훈련 과정에서는 수면학습(일종의 최면 학습)으로 각 계급별로 의식과 생각을 강제로 주입합니다. 다시 말해 수면 중 무의식에 빠져있을 대 수십만 번 이상 세뇌교육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소설 초반에 등장하는 헨리와 레니나는 런던에 있는 배양 및 사회기능 훈련소 직원으로서 알파 계급에 속하는 상류층의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만인은 만인의 소유'라는 그들만의 가치에 따라 결혼 없이 자유분방한 성생활과 연애를 즐기는 대다수의 사람들이며 두 사람도 관계를 가진 적이 있었습니다. 버나드 역시 같은 소속 직원인데, 알파 계급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왜소한 체격과 열등감을 가지고 있는 인물입니다. 또한 버나드는 다른 직원들과는 다르게 육체적 관계를 갖는 것에 혐오감을 느끼며 국가가 금지하는 고독을 즐깁니다. 버나드의 유일한 친구인 헬름홀츠는 감정 공학기술 대학교수로서 감정 공학자이기도 합니다. 그는 사회기능 훈련소에서 버나드와는 달리 인기가 많지만 삶에 대한 회의를 느끼며 살아갑니다. 두 사람은 우정을 나누면서 버나드는 헬름홀츠에게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기도 합니다.

어느 날 버나드는 레니나와 데이트를 하고 한 친목모임에 참여하는데, 레이나는 일반적인 사람들과 달리 원만하게 어울리지 못하는 그를 이상하게 생각합니다. 그러던 중 버나드는 레니나와 함께 사회훈련소장의 허가를 얻어 '야만인 보호구역'으로 여행을 가기로 약속합니다. 야만인이란 신세계와는 달리 일체의 문명을 거부하고 과거의 방식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배양 및 훈련소장의 허가를 얻으면서 과거에 훈련소장이 야만인 보호구역에 한 여인과 들어가 사고를 당하여 여인은 행방불명 되어 찾지 못하고 돌아왔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훈련소장은 버나드에게 허가를 내주면서 신세계의 행동규범에 어긋나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경고합니다.

버나드와 레니나는 뉴멕시코주 산타페에 있는 말 파이스라는 야만인 보호구역으로 여행을 가게 됩니다. 그곳에서 신세계와 다른 온갖 더럽고 야만적인 원주민들을 목격하게 됩니다. 여행 중에 린다라는 뚱뚱하고 기괴하게 늙어버린 여자와 그녀의 아들인 존을 만납니다. 버나드는 그들의 생활에 충격과 호기심을 갖게 되는데요. 신세계에서는 인간이 배양되어 생산되기 때문에 부모 자식의 관계가 없습니다. 그러나 야만인 보호구역에서 린다는 원주민과 술에 취해 그녀의 집에서 성행위를 하기도 하며 모자관계로 사람이 태어났다는 것에 흥미를 끌게 됩니다.
버나드는 린다와 존의 대화를 나누던 중 린다가 신세계 출신이면서 과거에 신세계의 배양 및 훈련소장의 관계에서 존이 태어났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사실 린다는 행방불명보다 야만인 보호구역에 버려졌다는 것이 맞습니다.

한편 린다의 아들 존은 매력적인 여자인 레니나에게 호감을 갖게 됩니다. 야만인 보호구역에서 돌아온 버나드는 자신을 좌천시키려는 훈련소장에게 린다와 존을 데려와 보여주며 역공을 가하고 도리어 국장이 해고되어 버립니다. 신세계에서 금기된 배양이 아니라 남녀관계를 통해 아들이 있다는 사실이 모든 신세계 사라들에게 공개가 되어 사회기능 훈련소장은 웃음거리로 전락하게 됩니다. 반면에 버나드는 사람들 사이에서 유명인사가 되고, 신세계 사람들은 버나드와 야만인인 존을 보기 위해 아부와 아첨을 일삼습니다. 이런 일들로 도취된 버나드는 점차 교만해지고 마침내 전 세계의 10명뿐인 무스타파 몬드에게 단단히 미운털이 박히게 됩니다.
존은 자신을 이용하며 인기가 높아진 버나드에게 거리감을 느끼는 한편 그의 친구인 헬름홀츠와 점차 가까이 지내게 됩니다.
신세계 사람들의 주목을 온몸에 받게 된 존은, 레니나 역시 존의 매력에 호감을 느끼며 그에게 접근합니다. 둘은 아무렇지도 않게 육체관계를 원하는 레이나에게 혐오감을 느끼고 그녀를 거부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존의 어머니 린다가 건강이 악화되어 병원에서 죽음을 맞이 하는데, 존은 사람들이 죽음을 슬퍼하기는커녕 자신을 조롱하는 것을 보고 분노합니다. 신세계 사람들은 죽음이 고통이 아니라 행복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도록 훈련받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훈련소 쌍둥이 아이들과 간호사들이 아무렇지 않게 죽음을 여기고, 존을 야만인 취급하며 경고하는데서 엄청난 분노를 느낍니다.
분노한 존은 '소마'라는 일종의 신경안정제를 배급하는 배급소에서 신세계의 허상을 폭로하다가 폭력사태로 비화됩니다. 이 일로 함께 있던 버나드, 헬름홀츠와 함께 체포되고 맙니다. 그리하여 버나드와 헬름홀츠는 무스타파 몬드에 의해 좌천되어 런던에서 멀리 떨어진 외딴섬으로 가게 됩니다.

존은 자신이 원하는 바에 따라 신세계의 문명을 거부하고 인적이 드문 곳으로 가버립니다. 거기에서 존은 참회하는 마음으로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살아가는데 그 사실을 안 신세계의 사람들이 계속 몰려와 구경하며 조롱합니다. 그렇게 괴롭힘과 조롱을 받으며 살던 존은 어느 날 등대 꼭대기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되면서 소설은 끝이 납니다.


감상평

-완벽히 통제되고 조정되며 행복만 있는 세상이 유토피아일까?
이 소설의 시대적 배경인 26세기 신세계는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계급에 맞게 구분되고 통제되며, 생각까지 완벽하게 조정되고 있습니다. 각자 계급의 사람들은 각자의 특성에 맞는 일을 하며 살아갑니다. 과학적으로 분석된 최적의 노동시간과 그 외의 여가시간을 즐기며 살아갑니다. 또한 행복과 관계없는 모든 불쾌하고 좋지 않은 감정들은 '소마'라는 약을 이용해 제어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완벽한 세상이므로 야만인 보호구역에서 태어난 존은 처음 경험한 세상을 '멋진 신세계'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멋진 신세계를 경험한 존은 신세계 사람들이 갖지 못한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바로 인간이 가져야 할 모든 감정들이었습니다. 존은 신세계에 들어오기 전에 이미 신세계에서는 금지된 성서와 셰익스피어 같은 여러 고전 작품들을 꾸준히 탐독하여 빠졌던 것입니다. 그래서 소설 속에서는 오셀로, 맥베스,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비극적인 작품의 이야기들이 소개됩니다.
소설의 말미에서 존과 세계 통제관인 무스타파 몬드와의 대화를 하며, 이 신세계에서는 더 이상 비극적 문학작품들이 필요 없다며 그 이유를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사는 세계는 <오셀로>의 세계와 다르니까. 철강이 없으면 싸구려 소형 자동차 한 대도 만드어 낼 수가 없지 않나? 또, 안정된 사회에서는 도저히 비극을 만들어 낼 길이 없어. 지금은 안정의 시대지. 사라들은 원하는 게 있으면 얼마든지 가질 수 있어. 얻지 못할 것은 아예 원하지도 않으니 늘 행복하고, 안전이 보장되고 질병에서 자유로우며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아. 노화나 욕망에 대해 무지하니 더없이 행복할 뿐이지. 성가시게 구는 어미나 아미도 없고, 애끓는 감정을 불러일으킬 아내나 아이들이나 연인도 없어. 사람들은 정해진 행동 외에 그 어떤 것도 스스로 하지 못하도록 길들여져 있고. 만에 하나 잘못된다 해도 언제든 소마에 기대면 그만이지. 그런데 그것을 야만인 선생이 자유라는 이름으로 창밖에 내던져 버린 거야. 자유라는 이름으로!"
따라서 모든 사람이 원하는 것을 완벽하게 충족하며 살고 있으므로 오셀로와 같은 비극 작품들이 더 이상 나올 수도 나올 필요도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존은 인간의 또 다른 가치와 권리를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가치는 어느 특정인의 의지에 얽매여 있는 게 아니에요. 가치란 추구하는 사람에게 그 자체로 소중할 뿐 아니라, 그 사람의 인식과 위엄을 내포하고 있는 것입니다."
"내게 불행해질 권리를 주십시오."
여기서 불행해질 권리란 인간의 행복뿐만 아니라 질병, 기아, 불안, 고난, 비극과 같은 부정적인 것들을 말하고 있습니다.

존은 모든 것이 완벽하게 통제되고 행복만 존재하는 사회보다는 불완전하더라도 각자 고유의 개성과 가치를 존중해 주는 사회가 더 행복하고 가치 있는 삶으로 생각한 것입니다.


-존과 레니 나와의 문명의 거리
야만인 보호구역에서 처음 레니나를 본 존은 처음 본 문명세계의 매력여인 여인에게 오감에 빠지지만 차마 말로 표현하지 못합니다. 반면 레니나는 처음 만남에서 문명세계의 이질감 때문에 호감을 갖지 못하지만 신세계로 이동해서는 존에게 호감을 갖습니다. 하지만 존은 결정적인 순간에 레니나를 심하게 밀쳐내며 거부하게 됩니다.
이 장면에서 볼 수 있듯이 존은 야만인 보호구역에서 전통적인 인간의 관습에 따라 성적 의식이 있었고, 레니나는 신세계의 '만인은 만인의 소유'라는 관습에 따라 쉽게 육체적 관계를 요구합니다. 하지만 존이 가지고 있는 육체적 관계의 생각은 전통적인 관습에 따라 매우 무거운 것이었고, 레니나가 가지고 있는 관습은 오직 행보만을 추구하기 위한 가벼운 관념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두 사람의 관계는 미래 사회뿐만 아니라 과거 유럽의 신대륙 정벌 시대의 유럽과 신대륙인 아메리카 대륙을 떠올리게 만듭니다. 콜럼버스가 아메리카를 발견하고 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 백인들은 원주민들을 인디언 보호구역에 이동시키고 기름지고 환경이 좋은 땅을 차지하고 원주민의 언어를 말살하고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학살하기도 한 역사가 있습니다. 당신의 원주민들은 신세계에서 거대한 함선과 말, 총과 같은 것들과 함께 들어온 미지의 사람들이 '외계인과 같았다'라는 말이 맞을 정도라고 했습니다.


2022년에 멋진 신세계를 통한 기술문명의 충돌
이러한 문명의 충돌은 다시 수백 년이 지나 기술의 발전으로 다시금 우리의 코앞에서 인간과 기술 그리고 윤리의 개념까지도 바꿔 놓을 세계의 앞에 서 있습니다. 모든 정보와 지식의 통합으로 인한 자동화, 인간과 기계(인공지능)의 결합으로 인한 생물학적 관점, 감정과 생각까지 통제될 수 있는 사회는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멀지 않은 미래의 세상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많은 전문가들이 기술인력과 함께 인문학이 강조가 되고 있지만, 미래의 기술이 인류를 유토피아로 이끌지 디스토피아로 이끌지 더 분명하게 의견이 갈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책이 1930년 대에 쓰인 것이 놀랍기도 하고, 수십 년이 지난 우리가 현재 필수로 읽어야 할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결국에는 모든 기술의 시작과 끝도 그 중심에는 인간이 있을 테니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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