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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그리스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과 천재 여성철학자 히파티아 이야기(책, 코스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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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의 내용은 칼 세이건 교수님의 책 <코스모스>의 일부 내용입니다.

 

픽사베이 이미지

현재 지구의 문화는 아무것도 모르고 날뛰는 신입생과 같다. 오늘날의 인류 문화는 지난 45억 년에 걸친 행성 문화의 관점에서 조명해 볼 필요가 있다.

인류는 아주 긴긴 세월을 문화라 할 수 없는 내용의 활동만을 해오다가 겨우 최근 몇 천년 사이에 거둔 업적을 가지고 영구불변의 진리를 소유했노라고 뽐내고 있다. 그러나 인간 세상처럼 모든 것이 빨리 변하는 상황에서는 문제를 넓고 큰 맥락에서 보는 것이 재앙을 막아낼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다. 국가, 경제조직, 종교, 지식체계, 그 어느 것도 인류 생존에 관한 확실한 답을 우리에게 주지 않는다. 현존하는 어떤 제도보다 월등한 효과적인 제도들이 틀림없이 존재할 것이다. 우리의 과업은 과학의 전통을 살려서 이러한 제도들을 찾아내는 것이다.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의 건립과 융성

인류 전체가 눈부신 과학문명에 큰 희망을 걸 수 있었던 시기가 역사에 단 한 번 있었다. 그것은 지금으로부터 2000년 전의 일이다. 이오니아 문명의 수혜자들이었던 고대의 최고 지성들은 수학, 물리학, 생물학, 천문학, 문학, 지리학, 의학을 체계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기반을 알렉산드리아에 구축할 수 있었다. 알렉산드리아의 대도서관이 바로 그 핵심 성채였다. 오늘날 학문도 당시에 이루어진 연구에 아직 그 바탕을 두고 있다.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은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의 그리스인 왕들의 지원을 받아서 건립됐다. 알렉산더 대왕의 대제국 중에서 이집트를 물려받은 왕조가 바로 이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이다. 기원전 3세기에 건립되어 파괴될때까지 7세기에 걸친 긴 세월 동안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은 고대 사회의 심장부요 두뇌였다.

 

당시 알렉산드리아는 출판에 관한 한 지구 전체의 수도 역할을 했다. 당시는 인쇄기가 발명되기 전이었으므로 책이란 책은 모조리 손으로 한 권씩 베껴서 만들어야 했다. 그러므로 당시에 책은 매우 비싸고 귀한 물건이었다. 이 도서관은 세상에서 가장 정확한 복사본을 만들어 보관하던 장소였다. 문헌 비평과 편집기술도 이곳에서 발명되었다. 오늘날 우리가 읽는 <구약성서>도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의 그리스어 번역본에서 유래한 것이다.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의 왕들은 엄청난 왕실 재산 대부분을 할애하여 그리스 책은 물론 아프리카, 페르시아, 인도, 이스라엘 및 세계 곳곳의 작품들을 사 모았다.

 

프톨레마이오스 3세는 희곡 작품들을 금이나 은보다 더 귀하게 여겼기 때문에 보증금을 포기하기로 하고 작품이 적혀있는 두루마리 원본들을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에 보물같이 소중하게 간직하고 내놓지 않았다. 아테네인들은 무척 화가 났지만 프톨레마이오스 3세가 계면쩍은 듯이 내밀은 복사본으로 만족하는 수밖에 없었다. 한 국가가 지식추구에 이렇게나 '게걸스럽게' 힘을 기울인 적은 인류사에서 다시 찾아볼 수 없었을 것이다. 

프톨레마이오스 왕조는 기존이 지식만 수집한 것은 아니었다. 과학 연구를 적극 장려하고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아 많은 지식을 새로이 창출하기도 했다.

현대 과학의 씨앗이 이미 알렉산드리아에서 뿌려졌음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무엇 때문에 그 씨앗이 깊게 뿌리를 내려 큰 나무로 성장할 수 없었을까? 왜 서구문화는 1000년이나 지속된 암흑시대라는 혼수상태에 빠져들게 됐을까?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의 파괴

앞에서 던진 질문에 나는(칼 세이건) 간단히 답을 할 수 없다. 그렇지만 한 가지 확실히 짚고 넘어갈 점이 있다.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이 융성하던 전 시기를 통하여 과학자들이 정치적, 경제적, 종교적 주장이나 가장에 도전했다는 기록이 단 한 건도 없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별의 영구 불변성은 의심했지만, 노예제도의 정당성에 대해서 단 한 번도 질문을 던지지 않았다. 그러므로 과학의 발견과 과학 지식은 일부 기득권층만의 소유물로 남아 있었다. 그 위대한 도서관 안에서 벌어진 새로운 발견들이 일반 대중에게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새로운 발견은 일반대중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았고 아무도 발견의 내용과 의미를 대중에게 널리 설명해 주지 않았다. 그러므로 연구 결과가 대중에게는 오로지 무기의 성능을 향상하는데 쓰였을 뿐이다. 

과학자들은 기계가 언젠가는 사람을 노예상태에서 해방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고대에 이루어진 위대한 업적들의 거의 대부분이 실제로 응용되지 못하고 잊혀졌다. 이렇게 됨으로써 과학은 대중의 상상력을 사로잡지 못했다. 지적 발전의 정체, 비관주의의 확산, 신비주의에의 비참한 굴복 등에 길항할 수 있었던 그 어떤 기제도 없었던 것이다. 결국 폭도들이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에 불을 지르고 소장품과 장서를 약탈해 갔지만 그것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천재 여성 철학자 히파티아, 그리고 죽음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이 붕괴될 때까지 알렉산드리아에서 활동하던 여성 학자가 한 명 있었는데, 그녀가 바로 나중에 신플라톤 학파의 비조로 불리는 철학자 히파티아였다.

-히파티아가 활동하던 시기는 노예제도가 고대 문명의 생기를 완전히 죽여놓은 상태였으며, 세력을 확장하고 있던 기독교가 이교도들의 영향과 문화를 뿌리째 뽑아내려고 하던 중이었다.

-알렉산드리아 대주교인 키릴루스가 그녀를 혐오 함.(그녀가 로마 총독과 가까운 사실, 이교도인 히파티아가 바로 이교도 과학의 상징적 인물이라는 점)

-415년 키릴루스 교구 소속의 광신도들에 의해 잔인하게 살해됨. 

폭도들은 그녀를 마차에서 끌어내려 옷을 벗기고 전복껍데기로 만든 무기로 그녀의 살을 뼈에서 발라낸 다음, 남은 시신과 그녀의 저술을 모조리 불태워버렸다. 이렇게 해서 그녀의 이름은 역사의 기록에서 사라져 오랫동안 잊혀졌지만, 키릴루스는 성인의 반열에 올라갔다.

-히파티아가 죽고 얼마되지 않아서 도서관에 남아있던 마지막 책들마저 모두 파괴됐다. 인류의 문명은 잘못된 뇌수술 때문에 기억상실증에 걸린 사람처럼 총체적인 망각 속으로 빠져들었다. 인류의 위대한 발견과 사상 그리고 지식추구의 열정이 모두 어디론가 영영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이 손실을 어디 숫자로 계량할 수 있겠는가? 파괴된 작품 중에는 작품의 제목만이라도 감질나게 알려진 운 좋은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작품은 제목도 저자도 알려지지 않은 채 영원히 사라져 버렸다. 소포클래스가 썼다는 희곡 작품이 이 도서관에 123점이나 있었다고 하는데 그중에 단지 일곱 편만 현재까지 남아있다. 일곱 편 중의 하나가 <오이디푸스 왕>이다. 이 도서관에는 아이스킬로스나 에우리피데스의 작품도 소포클래스의 경우와 비슷할 정도로 많았다고 한다.

 

결론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이 영화를 한창 누리던 시절에 이 도서관에 소장됐던 작픔들로서 현재까지 두루마리 형태로 남아있는 고문서는 단 한 점도 없으며, 이 도서관의 진가를 알고 있거나 인정하는 사람을 오늘날 알렉산드리아에서 찾아보기는 거의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다.

우리가 현대에 와서 성취했다고 생각하는 모든 것들은 사실 따지고 보면 우리보다 먼저 살았던 4만 여 세대에 걸친 우리 선배들이 이룩한 업적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그들 중에서 이름을 남긴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되겠는가. 현대인들은 과거 세대들에 대한 고마움을 완전히 잊은 채 살고 있다. 그러다가도 어쩌다가 잊혀졌던 문명의 흔적과 조우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인간은 지구 이외의 다른 곳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은 지구에만 있다. 이 자그마한 행성에서만 사는 존재이다. 우리는 희귀종인 동시에 멸종 위기종이다. 우주적 시각에서 볼 때 우리 하나하나는 모두 귀중하다. 그러므로 누군가가 나와 다른 생각을 주장한다고 해서 그를 죽인다거나 미워해서야 되겠는가? 절대로 안된다. 왜냐하면 수천억 개나 되는 수많은 은하들 중에서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은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길이 길어졌는데요. 이 글을 쓰면서도 천체물리학자인 동시에 인문학자인 칼 세이건 교수의 안타깝고 애절한 마음이 깊게 다가옵니다. 이런 와중에도 국내에서도 파를 갈라 싸우고 있고, 외국에서는 지금도 파괴를 일삼는 전쟁을 하고 있습니다. 개인도 마찬가지겠지만 부디 많은 영향력을 가진 분들은 자신의 정치적 이익이나 탐욕으로 상대를 죽이고 파괴하는 일은 멈췄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긴 지구와 인류의 역사에 비하면 모두가 찰나를 살아가는데, 어찌 화합은 못할망정 서로의 이익에 눈이 멀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칼 세이건 교수는 이 책에서 종교적 갈등이나 노예제도가 없이 누구나 지식을 나눴더라면 지금의 문명이 2000년은 더 발전되어 있을거라고 말합니다. 지금 우리 세대에서 겪고 있는 전쟁과 갈등이 다시 이러지 말란 법은 없지요. 긴 글이지만 다시 읽어도 한 참을 생각하게 하는 글입니다.

 

고대 로마의 대도서관과 히파티아의 이야기는 영화로도 나와있습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영화를 보셔도 좋을 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51733

 

아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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