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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천년의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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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조정래

장르: 소설(3권)

 

  몇달전 TV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조정래 작가님을 처음 접했습니다. 문학 지식인들에 대해서 문외한이었던 나는 처음에는 이분도 시대에 흐름에 따라 정치적으로 묻어가며 기득권을 대변하는 분이 아닐까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전에도 그런 순수하지 못한 문인들의 소설을 읽고서 나중에 큰 실망과 후회를 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그런 나의 생각과 조정래 작가님에 대한 의심이 깨지는 것은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던 내가 대 작가님에 대한 크고 무례한 실례였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 이후 신뢰를 넘어 무한 존경을 하는 작가님이 되었습니다. 대 작가님을 몰라 본 순전히 나의 짧은 식견과 무지에 자책해야했습니다.

  대중에 널리 알려진 <아리랑>, <태백산맥>, <정글만리>등의 소설을 집필하신 작가님은 1943년 출생 하셨습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남다른 글쓰기 솜씨를 발휘해서 글짓기대회 대상을 타는 등 남다른 재능을 발휘하였다고 합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민족의식과, 역사의식 그리고 우리가 가져야 할 시대정신 등을 올바르게 전파하고 있습니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가져야할 국가의식도 같이 갖게 해 주었습니다. 같은 이유로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많은 대중들도 한번쯤 같이 읽고 공감했으면 좋은 책이라고도 생각되었습니다.

 

등장인물

장우진: 정의감이 뛰어난 이 소설의 주인공. 학생운동권 출신으로 <시사포인트>기자이며 정치권의 불법비리, 기업의 비자금 추적 등을 소송을 무릎 쓰고 심층추적을 하며, 소설 후반에 시민단체 <너나사람>을 만드는 핵심인물. 현실 속의 주진우 기자와 매우 닮음.

고석민: 장우진보다 2살 아래 후배. 장우진과 같은 운동권 출신으로 학계에서 밀려나 대학 시간강사로 일하지만, 이마져도 계약해제 되어 직업을 잃게 됨. 고향 선배인 윤현기 의원에게 글을 대필 해주고 근근히 생계를 유지 해 나감. 장우진과 함께 시민단체를 만듬.

황원준: 서울에서 전남 해남으로 좌천 된 검사. 법원의 고질적 상하관계와 전관예우 청탁 등을 양심상 거부하게 되어 지방으로 발령 나게 됨. 마담 뚜 등을 통해 대기업 자녀들과의 결혼을 해서 출세를 할 수도 있었으나 선배들의 그런 모습을 통해 대한민국 검사가 대기업가족의 바람막이가 되는 것을 보고 노총각으로 남게 됨. 후에 시민단체 민변 변호사 최민혜와 결혼을 하고 장우진과 함께 시민 단체를 만듬.

최민혜: 민변 변호사이며 장우진의 여러 가지 소송에 대해 무료 변론을 하며 장우진을 통해 황원준 검사와 인연을 맺고 시민단체도 만듬.

김선재: 문화예능 사업을 하는 사업가. 장우진의 선배이기도 하며 시민단체를 만드는데 도움을 줌.

윤현기: 스승인 박의원이 세상을 떠나고 지역구를 물려받은 국회의원. 대한민국 정치권의 대표적인 비리 정치인으로 나옴. 건설회사 친구한테 정보를 주며, 법원에 돈을 주며 형을 감량시키고 뒷돈을 받음.

김태범: 서울대 출신 성화그룹의 사위이며 전무. 평범한 사원이었지만, 성화그룹의 신랑감으로 선택 되어 안서림과 결혼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회사와 갈등으로 비자금 자료를 가지고 도주 함. 이 소설에서는 대기업의 내부 갈등과 비자금 조성에 관한 대표적인 인물로 나옴.

한인규: 성화그룹의 제일의 사장. 비자금을 관리하며 창조개발실의 실질적인 리더. 창조개발실은 얼마 전 문제가 됐던 S그룹 미래전략실하고 같음.

 

줄거리와 감상평

  소설 초반 장우진과 고석민이 술자리를 하면서 소설은 시작이 됩니다. 자신들의 대학시절 학생운동으로 세상을 바꾸고 사립학교의 비리를 고쳐 보고자 했으나, 장우진은 조그만 신문사의 심층취재팀 기자를 하며 수십 건의 소송에 휘말리며 바쁘게 살아가고, 고석민 역시도 학계에서 아웃사이더로 알려져 조그만 월급으로 시간강사를 하지만 이마져도 정권이 바뀌면서 어렵게 되어버립니다. 이 술자리를 하면서 현실정치를 비판하고 국가구성원인 국민에 대한 이야기도 같이 합니다.

  사람들은 박수만 치는 게 아니라, 어느새 이렇게 칭송까지 하고 있었다. 아니, 일 잘하는 대통령을 침 마르게 칭찬해서 나쁠 게 무엇인가. 그런데 문제는 사람들이 대통령이란 국민들이 만들어준 5년 계약직일 뿐이라는 사실을 까맣게 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글들은 하늘로 여겼던 옛날의 대통령을 동일시하고 있었다. 민주주의 헌법을 가진 국가의 국민들인데도 아무런 거리낌 없이 대통령을 성군으로 동일시하고 있었다. 민주주의 투표를 50년 가까이 경험해 왔으면서도 그들의 핏속에는 왕의 무조건 하늘로 떠받들었던 왕조시대의 DNA가 그대로 흐르고 있었다. 군부독재 30년을 뼈저리게 겪었으면서도 국민들은 그 대책 없는 순진함과 단순함과 우매함과 무지함을 떼져내지 못하고 있었다. 언제까지 그런 미망 속을 헤맬 것인지. 그 상태를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서는 앞날이 캄캄할 뿐이라는 생각 속에서 장우진은 깊이 우울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서 루소의 말을 생각했다.

  ‘국민들은 투표하는 순간에만 주인이다. 투표가 끝나자마자 다시 노예로 전락한다.’

  또 어떤 유명한 사람의 말이 루소 말의 대구처럼 떠올랐다.

  ‘정치인에게 국민이란 정권을 잡기 위한 방편이고 구호일 뿐이다.’

  그 두 가지 말은 정치인들이 숱하게 저지르는 국민 기망 행위와 배신행위를 적시한 것이었다. 그러나 장우진은 그 두 가지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면서도 자기의 또 다른 생각을 곁들였다. ‘그런 기망과 배신행위가 오로지 정치인들만의 잘못일까. 유권자들의 책임은 없을까. 유권자들은 투표를 끝낸 다음에 얼마나 정치에 관심을 두었을까. 얼마나 정치인들을 주시하며 감시, 감독을 했을까. 투표를 한 다음에는 할 일 다 한 것처럼 정치에 아무 관심도 두지 않고, 대통령을 왕과 동일시하는 그 순진함과 단순함과 우매함과 무지함을 저질러대기 때문에 정치인들은 마음 놓고 국민들을 수없이 기망하고 배신해 왔던 것은 아닐까~.’

  이런 생각의 응답처럼 또 떠오르는 말이 있었다.

  ‘국민이 정치에 무관심하면 가장 저질스러운 정치인들에게 지배당한다.’

  플라톤의 말이었다.

  플라톤은 2,300여 년 전의 사람이었다. 그러니까 인간 세상에서는 그 기나긴 세월 동안 정치인들은 줄기차게 국민들을 속이고 이용해 먹고, 국민들은 정치에 별 관심 없이 그저 지배당해 왔다는 것이었다.(124P)

  장우진의 독백이지만, 뼈를 때리는 현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선거 때면 투표를 해서 세상을 바꾸자고 말하지만, 실상 선거를 해서 대통령만 바뀌었을 뿐 공무원들의 복지부동과 정치인들의 국민들을 향한 개돼지의 시선은 바뀌지 않았음을 지금도 실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하여 뿌리 깊은 지역감정과 그것을 이용하는 정치인들을 보면 그들의 사고방식도 전혀 바뀔 생각이 없음을 알 수가 있지요. 결국은 국민들이 더 똑똑해져야겠지요. 그런데 소설 속의 장우진의 마음은 현실을 보고 있으면서도 깨어있는 몇 사람으로는 세상을 바꾸기가 쉽지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내 주위만 봐도 그렇습니다. 정치에 관심은 많은 것 같은데 너무 쉽게 언론이나 매스컴의 선동 기사에 금방 현혹되어 진짜 현실성 있는 기사인지, 선동성 가짜 뉴스인지를 구분하지 못하고 이놈이나 저놈이나 똑같다고 말하는 것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우리가 흔히들 알면서도 당하고, 눈뜨고 코 베인다는 말이 딱 맞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너무 시각적인 뉴스에 쉽게 현혹되어 믿어버리는 어르신들도 세대차이라고 말하기에는 너무 정보습득 방법에도 차이를 느낄 수밖에 없기도 합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스마트폰으로 인한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그나마 젊은 세대들은 그것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습득하고 뭐가 진짜인지 구분할 줄 아는 사람들이 많아 졌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도구가 좋아도 국민들 개개인이 정치에 세심한 관심을 갖고 정치인들을 감시하고 감독하는 것만큼 좋은 일은 없겠지요. 이 책의 궁극적인 메세지인 정치인과 사회 기득권세력을 견제 할 수 있는 시민단체 형성에 이만큼 좋은 도구도 없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다음으로 대기업의 비자금을 장우진 기자가 추적하면서 이야기가 전개 되는데요. 서울대 출신으로 성화그룹에 데릴사위로 들어간 김태범을 중심으로 대기업 비자금 문제와 그 속에서 벌어지는 온갖 비상식적인 일들을 고발하고 있습니다.

  김태범은 성화그룹 경영권 문제로 자신이 지목되지 않고, 안서림의 남동생을 대신한 감옥살이와 사위라는 이유로의 온갖 홀대에 대한 불만과 아내 안서림의 갖은 폭력과 폭압에 견디다 못해 비자금 자료를 가지고 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김태범의 누이동생이 남편인 배상일 한테 은신처를 말하게 되고, 배상일은 성화그룹에게 30억이란 거금을 받고 김태범의 은신처를 말해 줍니다. 30억을 받은 배상일은 흥청망청 돈을 허비하고 그 과정에서 사기범들한테 몽땅 사기를 당하고 사고로 죽게 됩니다.

  김태범은 성화그룸에 매수된 경찰에 붙잡히게 되고, 한인규 상장과 비자금자료를 내놓는 조건을 가지고 거래를 합니다. 김태범은 비자금 자료를 내놓는 조건으로 거액의 무기명 채권을 받지만, 그것은 사용기간이 지난 휴지조각이었을 뿐입니다. 거리로 내몰려 빈털터리 신세가 된 김태범은 법적으로 대책을 세워보지만 대기업인 성화그룹에 매수된 법원과 법관들의 전관예우 때문에 모든 것 포기하고 맙니다.

  그렇지만 대기업의 막대한 비자금관리를 지켜보던 다른 대기업인 BP그룹은 성화그룹과 마찬가지로 비자금을 조성하기 위해 부사장의 직함을 주고 김태범을 스카웃하게 됩니다. 성화그룹에서 막대한 비자금을 관리하던 김태범은 성화그룹에서 한인규사장이 했던 것처럼, 성화그룸에서 자신이 당했던 것처럼 BP그룹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그것에 따른 법적제제를 막기 위해 행정공무원을 영입해 사외 이사로 두고 행정적인 문제에 대해 모든 법적 책임을 무마시켜 나갑니다. 동시에 BP그룹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프로젝트 시행 부지주위에 부동산을 사들여 엄청난 부를 축적해 나갑니다. 한인규 사장이 성화그룹에서 그랬던 것처럼.

  이렇게 대기업과 김태범과의 갈등 속에서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속내를 조금은 엿볼 수가 있었고, 김태범이 대기업 성화그룹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려 하지만 성화그룹에 매수당한 법원과 그 속에서 법관들의 전관예우를 통한 비상식적인 판결을 볼 수 있었습니다. 또 그 것이 얼마나 심각하게 고착화 되어 있어서 마치 우리사회의 커다란 암덩이처럼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언론을 통해 전해 듣는 판결 소식이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중범죄에 대한 가벼운 처벌, 상당한 재력이 있는 사람과 법관 출신 공무원들이 심각한 범죄를 저질렀는데도 아무 처벌도 하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고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사회문제들입니다. 이것은 정말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성화그룹의 창조개발실 정 상무가 성화그룹 회장의 딸 안서림한테 볼썽사나운 훈계를 당하고 화장실에 가서 옷매무새를 고치며 독백하는 장면입니다.

  안용철 회장님은 사장단 회의를 할 때 조금이라도, 비위에 거슬리는 상대에게는 아무거나 손에 잡히는 대로 내던지고는 했다. 그때 몸을 내맡기고 순순히 당하고 있어야지 만약 몸을 피하거나 방어 자세를 취했다가는 그것으로 끝장나는 것이었다. 회장님은 그런 행동을 반사작용으로 이해해 주는 것이 아니라 불충이나 반항으로 간주했던 것이다. 그래서 크리스털 재떨이에 이마가 깨지거나 얼굴이 찢어진 사장이 한둘이 아니었다. 그런데 그런 일을 당하고도 회사를 떠나버린 사장은 하나도 없었다. 아무리 월급 받아먹는 고용 사장이지만, 어쨌거나 사장은 하나의 영주인 데다, 그 보수가 엄청났던 것이다. 그래서 사장들은 우리 월급값은 욕값이고 맷값이라며 서로 위로하듯 자조적으로 웃고는 했다. 어떤 사랑은 얼굴 찢어진 상처가 너무 심해 병원에 보름 동안 입원해 표 안 나게 치료했고, 집에는 중대한 건으로 갑자기 해외 출장을 가게 되었다고 회사에서 알린 적도 있었다.

  그런데 회장이 그런 폭력 행사를 하는 건 회사 실적이 나쁘기 때문만이 아니었다. 그보다 더 앞서는 문제가 있었다. 비자금 확보가 자기 기대보다 저조한 사장을 향해서는 어김없이 재떨이고 물컵이고 찾잔이고 가지지 않고 날려 보냈다. 그러니 사장들은 비자금 많이 모으랴, 실적 많이 올리랴, 기를 쓰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외장은 무작정 욕해 대고 물건만 내던지는 것이 아니었다. 자기가 바라는 그 두 가지 일을 만족스럽게 해낸 사장에게는 사장단 회의 즉석에서 엄청난 포상금을 내리기도 했다. 백지에 칙칙 갈겨썼는데, 그 액수가 1~2억이 아니라 10억이나 20억이었던 것이다. 회장은 교활한 만큼 그 나름의 용인술이며 통솔력을 갖추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 능력을 회사 사람들은 회장의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창업자인 그의 아버지가 물려준 것이라고 여겼다. 사람들은 창업자가 아들에게 물려준 것을 대충 다섯 가지로 꼽고 있었다. 첫째 끝 모를 돈 욕심, 둘째 진시황도 찜 쪄 먹을 호색, 셋째 개도 안 물어갈 거친 성격, 넷째 돈으로 부하들 홀리는 기술, 다섯째 금력으로 국가적인 모든 권력까지 손아귀에 쥐려는 야욕. 돈의 마력은 무한한 것이라서 회장은 그 다섯 가지를 욕심껏 누리며 사업은 날로 달로 번창해 나아가고 있었다. ‘돈 벌기 만큼 어려운 게 없고, 돈 쓰기만큼 쉬운 것도 없다.’ 이 말은 백번 옳은 공자님 말씀이지만, 그보다 더 옳은 불변의 철칙은 돈이 돈을 번다는 것이었다. 성화 그룹이야말로 그 자본주의 철칙을 모범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었다. 거대한 돈은 자잘한 돈들을 싹쓸이하면서 무슨 업종의 사업이나 성공시켜 주는 것이었다. 그러니 회장의 힘은 점점 더 커져갔고, 그 힘은 딸에게까지도 그대로 전해지고 있었다.(212~13P)

  그리고 김태범이 성화그룹 미술관 큐레이터인 임예지로부터 신라시대 때의 금불상의 매입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사찰에서 장물취득 반환소송을 걸어오자 전관예우 변호사를 사라는 지시를 한인규 사장에게 언론 통제를 지시하며 혼자 생각하는 내용입니다.

  ‘, 그게 한 사장 능력이 막강하고, 완벽한 게 아니다. 그건 겉보기일 뿐이고, 실은 성화 그룹, 곧 우리 아버지의 힘이 그렇게 세다는 증거야. 우리 아버지는 왕이야, . 세상을 쥐락펴락, 마음대로 주무르는 왕이시라고. 대통령? 그거 뭐 해? 고작 5년 수명일 뿐인걸. 그치만 우리 아버지, 우리 성화가의 권세는 영원해. 그럼 영원하구말구.’(246P)

  일개 서민인 국민이 볼 때 자본주의의 비애라고 생각해야 할까요? 어느 조직사회에서나 위계질서는 있는 것이 당연하다고는 생각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비인간적인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한 내가 한심하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위의 대기업의 행태를 얼마 전에 모 항공사 가족의 땅콩회항과 그 딸의 괴수와 같은 사자후 그리고 그 어머니의 비상식적인 행동을 보았습니다. 작가님이 그런 행태를 소설에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합니다. 회장님 댁의 아버지 대부터 정략결혼을 시작으로 보면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 전대 회장부터 아버지가 정부 고급관리의 딸과 결혼을 했는데, 생각해보면 그 분도 진정으로 사랑으로 맺어진 인연이 아니라서 부부가 서로 의견합치는 있을 수 없었겠다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자기 성격을 통제하지 못하는 성격의 어머니로부터 자식들은 제대로 된 가정교육을 받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밑에서 사위로서의 입지는 생각하기도 싫을 정도입니다. 소설 속 김태범이 그랬을 것 같네요.

  앞서 인용한 것처럼 그 하부 조직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일상처럼 겪는 일 일텐데 감히 일개 소시민인 나로서는 저런 끔찍한 생활보다는 차라리 지금 생활에서 내 인생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행복이라는 생각도 들게 합니다.

  또한 저런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대기업의 오너이고, 국가의 입법기관의 국회와 행정관리, 그리고 법조계까지 돈으로 쥐락펴락 마음대로 주무르고 있으니 언젠가는 바로 잡아야 할 자본주의의 병폐일 뿐이라고 생각됩니다. 조정래 작가님도 이 문제를 지금 대한민국이 병들어 있는 가장 중요한 문제이고 바로 잡아야 생각한 것이고요.

 

  김태범은 성화그룹과 재산문제로 빈털터리가 된 후 자기 아이들의 양육권문제로 소송을 하려고 하는데, 친구인 권익재가 변호사를 내세웠지만 권익재 마져도 자기보다 더 좋은 변호사로 바꿀 것을 권합니다. 이유는 자기는 전관예우 변호사를 도저히 이길 자신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있잖아, 이 나라 망친 삼연이라는 거. 학연, 지연, 혈연. 이 세 가지는 이 나라 어느 분야에서나 실력을 앞질러 먹히는 빽이잖아. 그런데 말야, 법조계에서는 한 가지가 더 있어. 그게 바로 근무연이야. 함께 근무한 인연, 그것까지 합쳐 법조계 사연이 되는 거지.“(중략~)

  “알겠지만, 전관예우는 민형사 재판에서 안 통하는 데가 없어. 이리 얽히고 저리 얽히고 해서 다 선후배 관계니까. 그런데 그것을 압도하는 게 있어. 그게 바로 근무연 전관예우야. 바로 얼마 전까지 함께 근무했던 직속상관이 사건을 가지고 나타난 거야. 이런 때 자넨들 어쩌겠어? 꼼짝 못 하잖아. 그분을 이기게 해드려야지. 그게 우리나라식 의리고 인정이잖아. 상대방 변호사는 바로 몇 개월 전에 부장판사 옷 벗고 개업한 사람이었어. 시쳇말로 따끈따끈한 전관예우를 아주 작심하고 고른 거지. 보통 전관예우라도 못 당할 판인데, 나 같은 일반 변호사로는 싸워보나 마나 백전백패거든.”(2128P)

  김태범이 권익재의 말을 무지르며 거센 기세로 말을 시작했다. “그 악랄한 사법 범죄도 법으로 막으면 되잖아. 전관예우를 금지하는 강력한 법을 만들면 될 거 아니냐구.”

  “물론 되지. 그런데 그런 법 절대 안 만들어져.”

  “그게 무슨 소리야?”

  “법을 국민들이 만든다면 모르지만, 법을 누가 만들지?”

  “그야 국회의원들이지.”

  “그래서 안 되는 거야.”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자넨 역시 상대 출신이라 그쪽엔 어둡구먼. 모든 분야의 입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총괄하는 데가 국회 사법위원회야. 그런데 그 위원들 90퍼센트 이상이 법조계 출신들이야. 동병상련이고 팔은 안으로 굽더라고 같은 패거리에게 피해를 주는 법은 절대 통과 안 시켜.”

  “아니, 그게 말이 돼? 수많은 국민들이 피해를 입는 건 어쩌고?”

  “또 저 순진한 소리. 자네 기업 쪽 입장 잘 알잖아. 기업들이 겉으로는, 입으로는 소비자를 위하는 척하면서도 정작 속으로는 무시하고 안중에도 없는 것. 왜 그러지? 기업들이 온 세상 다 알도록 그 많은 잘못을 저질러대도 소비자들은 본격적인 불매운동 한번 벌이는 일 없이 그저 기업들을 떠받들고 대단하게 여겨주잖아. 기업들이 잘돼야 위도 잘살 수 있다는 말을 몇 십 년 동안 줄기차게 믿으면서, 그저 대기업에 취직하려고 모두 혈안이 되어 박이 터지잖아. 그러니 기업들이 소비자를 우습게 알고 무시하는 건 당연하지. 국회의원들도 마찬가지야. 전관예우 때문에 피해 입은 국민들이 그 금지법을 만들어내라고 항의도, 시위도 한 번도 안 하는데 뭐 하러 그런 법을 만들어. 국회의원들 입장에서는 전관예우가 있어야 자기들이 잘못을 저질렀을 때 쉽게 빠져나갈 수 있기도 한데. 국회의원들도 괜히 국민 무시하고 개돼지 취급하는 게 아냐. 무조건 순종하고, 굴종하고, 침묵하는 국민은 국민이 아니거든. 자기들에게 권력을 갖다 바치는 순진하고 멍청한 투표꾼들일 뿐이지.”

  “그럼 국민이 나서지 않으면 그 악랄한 사법 범죄는 계속 된다 그런가?”

  “그럼 영원히!” (2138p)

  최근 이슈가 되었던 법무장관의 고위공직자비리 수사처가 왜 필요한지에 대해 알기 쉽게 김태범과 변호사 친구의 대화로 설명되어있습니다. 판사였던 법관이 퇴직해서 변호사로 바뀐다음 사건에 따라 기업들로부터 적게는 수억, 많게는 수백억씩의 변호사 수임료를 받게 되는 것이지요. 모 기업에는 사법관 출신 퇴직자를 사외이사로 취업시켜 법적인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것은 방송을 통해 많이 본 바 있습니다. 그런데 전관예우를 통해 변호를 하면 말 그대로 범죄자가 무죄가 되고 피해자가 범죄자가 되는 어처구니 없는 현상도 보게 되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지각이 있고 의식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공감하는 내용이라고 생각됩니다. 안타까운 것은 이렇게 깨어나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들이 있는 반면 아직도 독재의 향수에 젖어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분들이 있고 금력에 매수되어 현실 판단을 못하는 분들이 주위에는 아직도 많다는 것입니다. 앞서도 말했지만 언론이나 매스컴의 시각적인 정보에 현혹되어 기울어진 정보에 쏠리는 게 아쉽습니다.

  조지오웰은 소설 <동물농장>에서 지도자 동물을 제외한 모든 동물들을 아둔하고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습득하려 하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동물농장>에서 동물들에게 알파벳을 가르치려 해도 몇 자 배우다가 어렵다는 이유로 배우지 않고, 바쁘다며 배우지 않고, 귀찮다며 배우지 않고, 내 생계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고 배우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잘못된 독재 지도자에게 핍박을 당하고 위협을 당하고 미화된 죽임을 당해도 원인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왜 당해야 하는지 무엇 때문에 당해야 하는지를 모른다고 꼬집었습니다.

  만약 이 소설의 이런 강한 메시지에 공감하지 못한다면 공감능력이 부족하거나, 과거의 강한 아집에 사로잡혀있거나, 강한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지 않은지 자문해 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세상에는 전체주의를 모태로 한 공산주의가 있고 이웃나라 홍콩에서는 자유를 지키기 위해 국민들이 싸우고 있습니다. 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도 자유는 보장되어 있지만 극심한 양극화로 미래가 암울하기만 합니다. 그 속에는 심각하게 민주주의 발전을 저해하는 망국을 부채질하는 부패세력들이 강한 뿌리를 두고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 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민주주의가 있기까지 수많은 피를 흘리며 만들었지만, 완성된 민주주의는 아닌 것 같아 더욱 깨어있는 국민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법관출신 전관예우 송정규 변호사와 박진호 판사와의 대화를 인용합니다.

  “그러니까 전체 조직화가 불가능하고, 그 불가능이 곧 국민은 실체가 아니라 형체라는 것 아닌가. 그래야 권력 가진 입장에서는 편한 법이고.”

  “그야 그렇지. 국민 전체가 조직화되면 그것 참 골머리 아플 거야. 사사건건 따지고 간섭하고 난리들일 테니까.”

  “, 그거야말로 정말 골치 아픈 문제지. 지금 이 상태가 딱 좋아. 말귀 알아들을 만하고, 무슨 일이든 잘 잊어먹고, 나라말 잘 믿고, 권력자나 부자 부러워하고, 연예에 무조건 환호하고, 스포츠에 열광하고, 유행은 미친 듯 따라가고, 그래야 권력층이 권력 누리기가 편안하지, 안 그래?”(2200P)

  권력자들이 국민들을 딱 개돼지로 보는 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까지 대기업의 비자금조성과 사법적폐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이 글에는 나와 있지는 않지만 국회의원 윤현기가 건설업자 친구의 불법행위에 뒤를 봐 주면서 돈을 챙기고, 전관예우를 통해 옥살이를 면하게 해서 돈을 챙기면서 여러 가지 접대를 받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 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세금으로 코이카 자선을 이유로 해외 관광성 외유를 하는 등 지금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의 보이지 않는 불법행위들도 고발하고 있습니다.

  김태범은 BP그룹 부사장으로 스카웃 되면서 성화그룹에서 배운 비자금 조성과 관리 그리고 그룹 프로젝트를 통한 자신의 재산불리기도 합니다. 그 과정에서 경찰 소속 공정위 담당 행정공무원을 사외이사로 입사시킵니다. 바로 행정공무원들의 유관기업 취업을 말하는 것입니다. 기업의 비자금조성과 사법계의 전관예우와는 다른 행정공무원들이 정년 퇴직을 하고 수십억씩을 받고 기업들의 바람막이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소설 속 장우진 기자는 박근혜 정부 출범 때로 돌아가서 자기들의 이익에 반하는 기자들을 잡아들이라고 하자 유럽으로 선배 사업가 김선재와 함께 피신을 가게 됩니다. 유럽으로 가기 전에 민주주의를 보려면 스웨덴 국회를 가보라는 독일 기자의 말을 따라 스웨덴 국회에 가게 됩니다.

  이 소설에서 스웨덴의 모범적인 민주주의 국가의 사례를 소개하고 우리나라도 이런 민주주의국가를 모델로 만들어가자는 메시지가 담겨있는 것 같습니다.

  장우진은 스웨덴의 국회의원 에릭 안데르손과 인터뷰를 합니다. 여기서는 중요한 요점만 정리하겠습니다.

모든 국회의원은 도시락을 지참해서 자전거로 출퇴근(승용차 없음)

24시간 근무 원칙이며 보좌관이나 비서는 없음. 단 의원 두 사람당 한명의 입법조사관을 둠.

회의에는 여야 구분 없이 전원참석이 원칙.

임기 중 입법 발의는 필수(안하면 엄중문책과 함께 직위해제 될 수 있음)

면책특권, 불체포특권, 국정감시권 없음(일반 시민과 같음)

출장시 가장 싼 대중교통 이용-영수증 첨부(출장성 외유 없음). 위반시 공금횡령으로 처벌

선거공약 포함 거짓말 없음. 위반시 공금유용보다 더 나쁘게 인식되고 몰락의 길.

시의원도 철저히 봉사개념으로 특권, 보수 없이 직무수행.

  인터뷰 내용이 이렇게 정리가 됩니다. 나열하고 보니까 옆에 스웨덴이나 유럽 정치선진국사람들이 있으면 창피할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몇해 전에 대한민국 국회의원 특혜를 없애자고 한 법안이 발의가 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처구니없게도 이 법안을 찬성한 의원은 십여명에 불과했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하더군요. 여야를 떠나 국회의원들의 특권의식이 얼마나 강한지 알 수가 있고 앞서 기술한 대로 국민들 알기를 얼마나 개돼지로 보는지를 바로 보여주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리고 장우진 기자는 스웨덴 정치인들이 이렇게 깨끗한 정치를 하게 된 비결이 무엇인지 묻습니다. 에릭 안데르손의원이 답하기를.

  “비결? 비결은 없습니다. 정도의 차이만 약간씩 있을 뿐 서유럽 여러 나라들의 정치 상황은 거의 비슷합니다. 그 나라들이 오늘날과 같이 되는 데는 지난 400여 년에 걸친 노력이 있었습니다. 특히 시민들의 자각과 노력이 절대적인 힘을 발휘했습니다. 그 자각과 노력이란 다름 아닌 시민들의 직접적인 감시와 감독을 말합니다. 이 세상의 모든 권력은 감시와 감독 그리고 견제가 없으면 반드시 횡포하고 부패하고 타락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것이 권력의 속성이고, 또 인간의 속성입니다. 그 좋은 증거가 봉건시대의 절대왕정들입니다. 그러니까 민주주의란 시민들의 자유와 평등과 평화를 조화시켜 창조해 낸 화초이고, 그 화초는 철저한 감시와 감독을 하지 않고는 아름다운 꽃을 피워 낼 수 없는 것입니다. 서유럽 여러나라의 시민들은 서로 서로 보고 배우며 그 감시와 감독 조직을 철저하게 가동시켜 오늘날의 민주정치의 꽃을 피워낸 것입니다.”(3213p)

  유럽 민주정치 선진국들도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란 것을 알 수 있고 국민들도 과거를 통해서 배우고 현재의 민주주의를 서로 배우며 감시 감독하며 성장시켜 나간다는 중요한 메시지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제 해방 7년을 지나오면서 독재를 겪고 수많은 피를 흘리며 쟁취해낸 민주국가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다만 아직 유럽 선진국 수준으로 가기에는 아직 멀다는 생각만 듭니다.

  그리고 에릭 안데르손 의원은 이 책의 제목 천년의 질문처럼 국민에게도 국가에 대한 의무와 권리가 동시에 존재한다면서 국가와 국민에 대한 이야기도 같이 합니다.

  “민주국가 국민에게는 국가에 대한 의무와 권리가 동시에 주어져 있습니다. 국가 또한 국민에 대해 권리와 의무를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국민이 국법을 준수하는 것은 의무이고, 국민이 위임한 모든 권력을 철저하게 감시 감독하는 것은 국민의 권리입니다. 그 권리 행사는 바로 시민단체를 통해서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시민단체 수만 봐도 한국인들은 국민으로서 직무 유기를 너무 크게 저지르고 있습니다. 한국 인구가 대략 5천여만 정도라고 알고 있는데, 그 많은 인구에 비해 활발히 활동하는 시민단체 수가 몇십 개에 불과하다니, 이건 도무지 말이 안 되는, 민주주의를 포기해 버린 국민들이라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국민들의 감시 감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모든 권력자들은 그 순간 광야의 포식자 하이에나로 돌변하게 됩니다. 그건 권력자들이 나빠서가 아니라 권력 자체의 속성이 그렇습니다. 그러므로 국민이 감시 감독을 소홀히 하는 직무 유기를 저지르는 것은 모든 권력자들에게 맘대로 직무 유기를 저지르라고 기회를 주고 허락하는 것이나 마찬가집니다. 그리고 국민이 저지르는 가장 큰 어리석음과 망상은 정치인들이 자기네가 원하는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주리라고 믿고 방심하는 것입니다. 결론은 이것입니다. 정치에 무관심한 것은 자기 인생에 무책임한 것입니다. 그리고 수많은 시민단체들이 심장이 뛰듯이 살아 움직이지 않고서는 그 사회와 국가는 병들 수밖에 없고, 민주주의는 시들어 꽃을 피울 수 없다는 것은 절대 불변의 사실입니다.” (3214~215p)

  이 책의 제목과 같이 천년의 질문에 대한 답이고,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구구절절 공감할 수밖에 없는 내용입니다. 이런 말을 싫어하는 사람은 정치권력자들일 뿐이겠지요. 스웨덴처럼 400년의 긴 민주주의 역사가 있는 우리는 아닙니다. 하지만 해방 후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많은 일을 이루어낸 민족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어지럽고 기울어진 운동장처럼 양극화가 되어 있고 완성되지 못한 민주주의지만, 충분히 더 좋은 사회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기대를 가져봅니다. 그리고 나 또한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정치에 관심을 갖고 감시자가 될 것을 다짐해 봅니다.

  우리나라가 더 성장한 민주 정치사회가 되려면 시민단체가 많아 져야 한다는데 우리나라 시민단체는 고작 1만개 정도에 실질적으로 활동하는 곳은 십여개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책에는 유럽 여러 국가의 시민단체도 언급이 되어 있습니다. 스웨덴 232천여개, 핀란드 144천여개, 프랑스 100만개, 영국 87만개, 네덜란드 65천개로 우리나라보다는 압도적인 수치입니다. 그만큼 국민 개개인이 정치에 관심을 많이 갖고 정치인들도 긴장하고 정치를 할 수 밖에 없겠지요.

  책 후반에 김대중 정부 때 이태복이라는 분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청와대 복지노동 수석, 보건복지부장관을 지났다고 합니다. 이 분이 안정된 사회와 행복한 국민생활을 위해 불합리하게 시행되고 있었던 기름 값, 통신비, 카드 수수료, 약값, 은행 이자 등 다섯 가지를 합리적으로 객관적으로 책정하자는 범국민운동을 추진했었는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고 합니다. 당사자는 실패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처음 취지처럼 실행 될 수 없었던 이유는 재벌들의 금력과 금력으로 파고든 부패한 정치권, 교육계, 법조계 등의 카르텔을 혁파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지금도 자기들만의 기득권을 지키고 자기들만의 세상을 위해 국민들을 개돼지나 통제해야 하고 지배받는 상민이나 하층민정도 계급정도로 생각하고 있겠지요. 하지만 지금은 정보화시대가 되고 sns시대로 방송으로만 여론을 통제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기 때문에 더 이상 그런 구시대적인 발상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줘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들이 항상 깨어있어야 되고 조정래작가님 같은 민주주의 이념이 제대로 된 지식인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한 가지 더 바램이 있다면 국민 모두가 깨어있는 국민이 되기 위해 최소한의 역사공부를 통해 올바른 역사의식을 갖는 것도 천년의 질문에 대한 국민들의 의무가 아닐까도 생각해 봅니다. 지금까지 역사도 친일파교육자들의 왜곡된 역사교육 때문에 제대로 된 역사교육을 받지 못한 결과도 지금까지 국민들이 올바른 역사관을 갖지 못한 원인이기도하기 때문입니다.

  소설 속의 주인공 장우진기자도 소설 초반 학생운동의 기반이 된 것도 구한말부터 지금까지 올바르고 확고한 역사관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금력에 매수되지 않고 기득권세력의 수많은 견제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의 취재활동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구한말부터 역사를 자세히 살펴보면 많은 사실들이 왜곡되어 한일합방이 시작되고 해방 후에도 친일파들이 정권을 잡음으로 해서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되고 기득권을 만들고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소설의 마지막은 장우진 기자가 지금까지 자신의 도우미 역할을 했던 최민혜 변화사, 황원준 검사, 고석민, 김선재 등과 함께 <너나사모>란 이름의 시민단체를 만들며 이야기는 마무리 됩니다.

 

  조정래 작가님이 이 소설을 쓰기위해 많은 실증자료를 수집했다고 합니다. 우리 독자들이 쉽고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지만 그 실증자료들이 어마어마한 양이라서 후기영상을 찾아 보면서 작가님의 국가와 역사에 대한 열정을 또한 엿볼 수 있는 좋은 소설이었습니다. 이 책을 쉽게 읽을 수 있고 우리 사회의 망국적인 적폐에 대해 알기 쉽게 풀어 써서 지금의 우리국가와 국민이 나아갈 바를 밝혀주는 희망의 빛을 주었습니다. 작가님께 무한 감사를 드리고 아직 책을 접하지 못한 분들은 꼭 한번이라도 탐독했으면 좋겠습니다. 부디 조지오웰의 소설<동물 농장>속의 무지한 동물들이 되어 지배당하는 국민들이 되지 않고, 당당히 국가의 주인이 되어 주권을 가지며, 더 이상 기득권세력이 지배자가 아니고 국민들의 심부름꾼이 되도록 항시 깨어있는 국민이 되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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