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지나고 세대가 바뀌어 가면서 명절 분위기도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농업 중심의 생활 환경과 교통이 발달하지 못했던 80년대까지만 해도 고향이나 시골 친구같은 말들이 정겹게 느껴졌던 때도 있었지요. 하지만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언제 어디서든 영상통화가 가능하고 마음만 먹으면 하루에도 전국 어디든 갈 수 있는 시대가 되어서 이제는 고향이나 시골 친구 같은 단어들은 잊혀져가고 전설로 남는 것 같기도 합니다.
언젠가 딸들이 80년대 영상을 봤었나 봅니다. 그 영상에는 명절 연휴에 길이 꽉 막히는 고속도로에서 스키를 타고 가는 장면이 있었는데요.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에게는 아련한 추억이 되었지만 지금의 MZ세대에게는 그야말로 전설로 남은 풍경으로 보이나 봅니다.
명절 차례상도 예전처럼 대 가족이 모이는 게 아니라 각 가정에서 따로 차례를 지내거나 연휴를 이용해 가족 여행을 하는 분들도 보게 됩니다. 저희 집도 간단히 차례를 지내다가 그것 마저도 더 간소화 되고 요즘에는 가족들이 한 번씩 얼굴을 보는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아쉽게도 명절 날에도 가족이 모이기가 쉽지가 않네요. 일단 큰 딸이 없어서 아내와 작은 딸 제가 음식 장만을 가게 되었습니다. 장모님도 근처에 살고 계시지만 80이 넘은 연세도 기력이 많이 달리시는지 올해부터는 아내에게 음식을 맡기셨습니다.
장 보기
군산 공설 시장에 나가봤더니 대목을 맞은 상인들이 명절 음식들을 바쁘게 만드시고 계셨습니다. 제 아내님은 조금 힘들더라도 명절인데 이 정도는 사서 먹기보다 집에서 직접 해먹고 아이들에게도 음식 만드는 법을 알려 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아직까지 저희 집은 직접 집에서 음식을 장만합니다.
우선 공설시장에서 싱싱한 채소를 사고요.
이마트와 로컬푸트 직매장에도 들러 봤습니다. 저는 한 군데서 장을 보면 될 것 같은데 아내님은 이곳 저곳에서 장을 봅니다. 번거롭지만 명절날 아내님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게 위해 군말 없이 따라 다녔습니다. 예전에는 아버지들이 집안의 가장이었는데 요즘에는 아내님들이 실질적인 가장이 아닌가싶습니다.
명절 음식 만들기
별거 아니지만 음식을 만들기 전에 기본적인 셋팅은 제가 합니다. 밑에 벽지나 신문지를 깔고 그 위에 전기 레인지를 준비합니다. 먹다 남은 소주로 전기 레인지를 깨끗히 닦아 주고요.
다들 입맛이 다르겠지만 저는 명태전이 참 맛이 좋은 것 같습니다.
본격적으로 전을 붙이기 시작합니다. 저와 같이 아내, 작은 딸 셋 이서 작업을 하니까 작업분담이 딱 맞습니다. 아내님이 딸들 초등학교 때부터 같이 명절 음식을 준비해서인지, 딸들에게 따로 작업 방법을 알려주지 않아도 알아서 척척 잘 합니다. 사실 이제는 저보다 딸들이 잘 하는 것 같습니다. 큰딸이 같이 하고 있지는 않지만 큰딸도 아주 잘 합니다.
준비된 소쿠리에 만들어진 전이 쌓이기 시작합니다. 작은 양만 한다고 했는데도 양이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장인 어른과 장모님한테 가져다 드릴 음식은 따로 담았습니다. 약 두 시간을 소요해서 일을 끝낸 것 같습니다.
이런 전 음식은 막 요리를 하고 따끈할 때 먹는 게 제일 맛이 좋은 것 같습니다. 최소 3~4일 은 먹는 것 같은데, 이상하게 전자레인지에 뎊혀 먹으면 처음 먹을 때보다 훨씬 맛이 떨어지네요. 이런 기름진 음식을 먹다보니까 입맛이 느끼해지는지 나중에는 얼큰하고 매콤한 김치찌개가 더 당기는 것 같았습니다. 결국에는 김치찌개가 없어서 열라면으로 해결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올해 설날 명절도 문안하고 따뜻하게 보냈습니다.
이웃님들은 명절 잘 보내셨나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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