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초 >>Mother of mine
저의 어머니는 11년전에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당진에서 어제 늦은 퇴근을 하고 군산에 와서 짧은 잠을 잔 뒤, 벌초를 하기 위해 아침 일찍 여왕님과 부안에 있는 선산으로 향했습니다.
아이구야 올해는 긴 장마로 인해서 다른 때보다 잡초들이 더 무성하게 자라 있네요.
일단은 동생이 예초기를 들고 묘인지 풀밭인지 모를 풀들을 베어 나갑니다.
저는 그 뒤를 따라서 갈퀴를 가지고 베어진 풀들을 가장자리로 치우면서 작업을 하니까 생각보다 빠르게 작업이 진행되네요.
어머니 벌초를 하러 왔지만, 다른 조상님들 묘도 그냥 지나칠 수는 없지요.
어렸을적부터 맡아온 갓 벤 풀냄새지만 정말 상큼하게 느껴집니다.
7대조부님부터 6대조, 5대조, 고조, 증조할아버지까지 모두 작업을 끝낸 모습입니다.
묘들이 모두 뿔뿔히 흩어져 있어서 묘마다 이동하면서 벌초를 해야 해서 조금 번거로웠습니다.
지금 살아 계신 선대 분들이 조치를 취해서 흩어져 있는 묘를 한데 모아 납골묘를 만들어 주면 좋겠는데, 크게 관심들이 없으신가봅니다.
어머니 묘는 좀 더 꼼꼼하게 했는데도 주변 수풀이 우거져서 어두워 보이네요.
오랜 옛날 시골에 보일러가 들어오지 않을 때는 이런 숲속에서 월동 준비로 땔감을 해가기 위해서 낙엽들을 긁어 모았습니다.
그래서 이런 풀들이 크게 자라나지 못했는데, 요즘은 누가 손을 대는 사람들이 없어서 밀림이 되어가는 것 같네요.
선산 묘 옆에 있던 생밤입니다.
올해는 밤송이가 맺히자 마자 태풍으로 모두 떨어져 버려서 송이가 몇 개 남지 않았네요.
은행나무도 가을을 알리듯 가지가 늘어지게 열매가 맺혀있구요.
그래도 이 녀석은 몇 번의 태풍에도 열매가 떨어지지 않았네요.
시골집 앞마당에 있는 사과 대추라고 하는데 정말 알이 크네요.
아직 영글지 않아서 맛은 그렇게 좋지 않았습니다.
날씨도 비교적 시원했고 동생과 작업 호흡이 잘 맞아서 아홉 개 정도 되는 묘를 반나절 만에 끝냈습니다.
이렇게 무성하게 자라있는 잡초들을 제거하고 나니까, 일년 넘게 머리를 깍지 못하다가 시원하게 이발을 해 놓은 것 같이 마음까지 시원해 집니다.
다시 동생은 내일 출근을 위해 당진으로 이동하고, 저희는 군산 집으로 향합니다.
이웃님들 행복한 명절 보내기 위한 준비 잘 되어 가시나요?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예년 같은 명절은 보내지 못할 것 같네요.
모두가 마음만은 풍성한 명절 되시고 건강한 일상 만들어가세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 가로수가 너무 멋지게 늘어서 있어서 찍어 봤습니다.
하늘도 적당히 구름도 끼어 있고 파란 하늘도 멋진 풍경을 만들어 주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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