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딸에게 ETF 계좌 선물하기

최근 우리나라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투자 열풍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아직은 우리나라의 많은 분들이  주식은 투자보다도 '투기'나 '도박'정도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충분한 주식시장에 대한 이해와 학습을 하고 시장에 참여하기보다는 막연히 주위 사람의 권유 또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묻지 마 투자'를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실제로 이런분들이 제 주위에도 여러분들이 있는데요.

특징을 보면 조그만 시장의 등락에도 마음을 졸이며 어쩔 줄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 점에서 '투자'와 '투기'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는 하는데요.

투기는 단기적인 투자로 큰 욕심을 부리는 것이고, 투자는 워런 버핏의 말을 인용하면 "내가 투자한 회사와 함께 평생 같이 성장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게 진정한 투자가 아닌가 싶습니다.

과거 주식 성장 그래프를 보면 금융위기같은 경우 큰 낙폭을 기록하기는 했지만 다시 회복하고는 했습니다.

그러므로 단기적인 등락에 일희일비 할 필요가 없는 것이지요.

 

변동성이 큰 주식시장에서도 주식 투자를 해야만 하는 이유는 너무 낮은 예금 금리와 고도화된 기술변화로 미래 사회 시스템이 결코 월급생활로 노후를 보장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알아야 하는 금융 시장이 크게 은행, 보험, 증권으로 나눌 수가 있는데요.

앞으로는 이 시스템을 잘 알지 못하면 최저생활에서 벗어나기 힘들어 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금융문맹, 금융지식, 재무지식'이란 말로 누구나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는 금융학습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도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저 또한 퇴직연금을 활용해서 주식 투자를 하고 있는데요.

저도 조금씩 알아가고 있지만, 이런 금융지능을 딸들에게까지 학습을 시킬 방법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자식에게 물려주는 것은 물적, 금전적인 것도 있지만, 이런 지적 재산이 더 중요해진 것 같습니다.

쉽게 말해 물고기를 잡아 주는 것보다 물고기 잡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지요.

 

여러가지 고민과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처음에는 금융이나 재테크에 관한 책을 읽으라고도 해 보고, 관련된 책이나 글을 읽으면서 모르는 용어가 나오면 유튜브나 인터넷 검색을 해서 알아가라고도 해보았습니다.

그런데 왠 걸 돌아오는 대답은 "아빠 나 지금 그딴 거 필요 없으니까 나중에 알아볼게~!"였습니다.

안 그래도 한 참 친구들하고 놀 나이라서 이해는 되지만, 바라보는 부모 입장에서는 자본주의 시스템을 하루라도 빨리 알았으면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생각 끝에 말로만 하는 자극은 안 되겠다 싶어서 약간의 돈으로 ETF를 사주기로 했습니다.

 

증권회사에 가지 전날밤, 어플을 미리 깔아 놓고 계좌 개설을 해보려고 했는데 제 기준으로는 쉽지가 않았습니다.ㅠ

계좌 개설이 조금 어려운 것 같아서 다음날 증권회사 가서 만들기로 했습니다.

 

다음으로 간단히 주식 투자의 방법에는 직접투자와 간접투자가 있고, 우리가 하려는 투자는 간접투자상품이라고 설명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중에서 ETF와 그 이전에 투자상품이 발전되면서 있었던 액티브펀드, 패시브 펀드, 인덱스펀드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해 주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안정적인 상품이 ETF이기 때문에 이 계좌를 만들더 주는 이유라고 했습니다.

가장 기초적인 설명만 했으니까 궁금한 게 있으면 검색해서 알아보라고도 했습니다.

알아듣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곁들여서 자본주의에서 '시간'이 '돈'보다 중요한 이유, 즉 인플레이션에 관한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식탁앞에 놓인 바나나가 있길래, 현재 만원으로 바나나 열개를 살 수 있다면 십 년 뒤에 만원으로 5개 정도밖에 사지 못한다는 예를 들어주었습니다. 그만큼 숫자 만원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상품에 대한 '가치는 떨어진다'는 예로요.

그러므로 돈을 주머니에 가지고만 있으면 돈의 가치는 떨어지기 때문에, 같은 돈이라도 어떻게 보관하는냐에 따라 그 가치를 더 상승시키거나 불릴 수가 있다는 것을 금융시장을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된다고 해 주었습니다. 따라서 돈과 시간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내 편'이 될 수도 있고, '남의 편'이 될 수도 있는 것이라고 설명해주었습니다.

이 정도면 알아 들었겠지요?

 

그걸로는 충분하지가 않은 것 같아서 아인슈타인이 '세계10대 불가사의'로 인정한 복리도 설명해 주었습니다.

<복리계산기>어플을 휴대폰에 깔아서 직접 내가 투자했을 경우 5년 뒤, 10년 뒤, 20년 뒤까지 직접 계산해보라고 했습니다. 아마 '복리'도 처음 알았을 겁니다. 

이때부터 조금 눈빛이 달라지는 것 같았습니다.ㅎ

 

다음날 바로 증권회사로 가서 계좌 개설을 했는데요.

제가 놀란 것은 어제밤 열심히 이론적으로 설명한 게 아니었습니다.

제가 어려워했던 어플로 계좌 개설하는 것을 작은딸은 차분히 앉아서 10분도 안돼 간단히 만들어버리네요.

거기에다 저는 일반계좌 하나 더 만들려고 왔는데, 신분증까지 가져오지 않아서 다시 집에 갔다 와야 했습니다.

저나 작은딸 모두 시간이 별로 많지가 않았는데요.

작은딸은 약속시간이 다 되었는데도, 침착함을 잃지 않고 차분히 끝까지 입금까지 마무리 했습니다.

허겁지겁하는 제가 더 경망스러웠던 것 같습니다.ㅠ

작은딸은 농협 연계계좌까지 막힘없이 척척 자연스럽게 끝내버리네요.

전 아직 어플로 은행거래하는 것도 어려워하고 있는데요.

사실 이것도 나중에 작은딸한테 배웠습니다.

 

나중에 저는 당진으로 올라왔는데요.

그날 밤에 작은딸이 엄마한테 그랬답니다.

"엄마, 아빠 주식은 조금 아는 것 같은데, 다른 것은 아무것도 모르네!?"

조금 민망했습니다.ㅠ 

아직까지 카카오 페이나 은행어플로 은행업무를 보는 것보다 직접 찾아가서 은행일을 보다 보니까 정말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이날 이후 인터넷하고 유튜브 열심히 검색해서 이젠 무리없이 은행업무를 봅니다.

 

투자란 자기의 소중한 투자금을 늘릴 수도 있고, 반대로 잃을 수도 있는 철저한 약육강식의 자본시장입니다.

그런 만큼 알면 알수록 어렵고, 투자 경험이 많은 분들은 '투자는 철학'이라고까지 말합니다.

주식에 대한 투자가 어려운 만큼 경험이 많은 분들은 철학뿐만 아니라 심리학, 인문학까지 대입을 하며 이야기하기도 하는데요.

저도 많은 지식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주식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함부로 '투자'를 권유를 하지 않는 이유가 자기 자신도 미래의 시장 상황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만약, 좋은 상품이라고 투자 권유를 하고 투자자가 투자했던 돈을 잃으면 그 원망을 고스란히 권유자에게 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주위를 보면 돈을 벌고 싶어하는 욕심은 많은데, 돈을 벌기 위한 기초지식이나 노력은 하지 않고 '묻지 마 투자'를 하는 분들이 많은 것 습니다. 유투버 신사임당 님이 하는 말 중에 자신은 모든 노하우를 공개를 했는데, 맨티를 받은 분들이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는 정작 그 노하우를 실행해 보지도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감나무 밑에서 감만 떨어지기를 바라고 입만 벌리고 누워있는 것'과 같다고 했습니다. 

무슨 일이든 남이 성공이 좋아 보이는 것은 그 사람의 결과만을 보이기 때문에 화려해 보이고 쉽게 보일 수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과정을 들여다 보면 수많은 실천과 실패의 과정도 있었고, 그 과정 속에서 수많은 냉소와 비난을 이겼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 결과가 우리 앞에 보이는 성공의 미소일 것입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그런 분들한테 '돌다리도 두드리고 건넌다는 마음으로 심사숙고'하고 투자 결정을 하라고 하면 ,자기 자신이 이 세상에서 투자시장을 제일 잘 안다고 생각합니다. 투자에 있어 어느 정도 자신감과 과감한 결정도 중요하지만, '자신만의 자아도취'에 빠져 남의 얘기나 기초지식을 쌓는 것을 게을리한다면 필패로 가는 지름길이 아닌가 싶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