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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김영하 산문-읽다(거기 소설이 있으니까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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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김영하)

이웃 블로거 그레이스님의 리뷰로 읽게 된 김영하 작가님의 산문집 <보다>, <읽다>, <말하다>를 며칠 전부터 읽고 있습니다. 사실 전 다른 책에 빠져 있다가 최근에 김영하 작가님의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간단히 작가님에 대한 저의 느낌은 뭔가 소박한 것 같으면서도 왜 독서를 조금 한다는 사람들이 김영하란 작가에게 열광하는지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글을 쓰는 작가이기도 하지만 수천 권을 읽은 다독가이기도 한 작가님의 산문을 읽다 보면 생각의 깊이와 넓이가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문체나 어휘를 어렵지 않게 쓰면서 읽는 사람에게 쉽게 전달되도록 깊이 있는 생각을 전달합니다.

산문 <읽다>는 작가님이 인터넷 방송을 하면서 남긴 이야기를 정리해서 내놓은 책입니다. 그래서 주로 지난 시간 읽었던 책을 토대로 작가님의 소설에 대한 생각과 철학, 독자로서의 주관적인 생각을 담고 있습니다. 주관적이라고는 하나 독서를 하는 이유와 우리가 왜,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책을 읽어야 하는지도 많은 공감을 하게 해 주었습니다.

김영하 작가님은 대중에게 잘 알려진 작가이지만, 글에서도 알 수 있듯이 깊이 있는 겸손함이 깔려 있습니다. 어제 올린 포스팅 마지막 글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가 가장 무심하게 내버려둔 존재, 가장 무지한 존재가 바로 자신일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지 모른다.
이 말이 김영하 작가님이 세상 사람들과 깊게 공감할 수 있는 것은 내면에 깔린 '겸손한 자아'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는 많은 독서와 생각이 있지 않으면 쉽게 갖게 될 수 없는 성찰의 결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작가님의 짧은 인터뷰도 보았는데 작은 것에 감사할 줄 알고, 힘겹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자신의 책을 읽어주는 것에 감사하고, 세상사람들의 아픔에 공감하며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것에도 작가님의 깊은 인정과 세심함을 볼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읽다>를 읽으면서 공감이 갔던 부분을 짧게 요약해 올려봅니다.

고전을 읽어 본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작가님도 수많은 고전소설을 탐독하신 걸로 보입니다.
30대 중년과 12살 소녀의 사랑을 이야기한 나보코프의 소설 <롤리타>,
어머니의 장례가 오늘인지 어제인지도 기억하지 못하고 장례를 치르자 마자 여자 친구와 해변에 놀러 간 뫼르소를 이야기한 알베르 카뮈의 소설 <이방인>,
전당포 노파 자매를 도끼로 살해하고 해변에서 햇볕에 눈이 부시다면 총으로 사람을 살해한 주인공 라스콜리니코프를 다룬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 <죄와 벌>등 도덕적, 윤리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이야기를 주제로 김영하 작가님의 생각을 이야기합니다.
모두가 정상적인 도덕관을 가지고 있다면 이해하기 쉬운 이야기들은 아니지요?

독서는 자아를 분열시킨다. 그리고 재구축됩니다.
우리가 아는 상식은 독서나 지식은 자아를 성장시킨다고 알고 있는데요. 생각해보면 이 말도 우리가 살아온 환경, 경험, 교육에 의해 고정관념처럼 고착화되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예를 들어 사회의 가장 기초단위인 가정도 화목한 가정이 있는 반면에 외부모 가정이나 조부모 아래에서 성장한 사람들이 있다고 가정하면 이해가 쉬울 수도 있습니다.
자신이 살아온 환경이나 경험에 따라서 제각각 다른 '자아'가 형성이 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런 자아를 분열시키거나 재구축하는 경험이 살아가는 과정에서 없다면 고착화된 자아는 평생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세상에는 내가 경험하지 못한 세상, 내가 살아보지 못한 환경이 분명 존재한다는 사실을 간접경험을 통해 배우고 자신의 자아를 새롭게 정의를 내리는 것 일 겁니다.

산이든 소설이든 경험한 자의 몫이라고 생각됩니다. 요즘 책을 읽으면서 뒤늦은 나이에 깨달은 것은 '내 살아온 인생만이 내 인생의 정의는 아니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앞서 언급했든 언제나 겸손한 마음으로 편향적 사고에 빠지지 않고 사건이나 사물을 다각적이고 깊이 있는 사고를 갖는 게 더 중요해 보입니다.
김영하 작가님의 글이 좋은 게, 항상 글의 한 구석에는 자신이 쓴 글에 대해 독자에 대한 생각의 여백을 남겨두는 게 인상적입니다. 판단은 독자의 몫이라고 생각하고, 정해놓지 않은 생각의 여백이 더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각자의 인생에 따라 인생에 대한 답도 정의도 모두 다를 테니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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