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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도 죽지 못한 호주 태즈매니아 마지막 원주민 <트루가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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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동남부 태즈매니아 섬

세계사에 관련된 책을 읽다 보면 각 대륙의 원주민에 대한 안타까운 이야기가 나옵니다.
제라드 다이아몬드 교수의 <총, 균, 쇠>도 그랬었고, 지금 읽고 있는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도 어김없이 비슷한 내용이 나옵니다.
2020.06.09 - [독서] - 책 <총, 균, 쇠> 간단 요약

책 <총, 균, 쇠> 간단 요약

책 <총, 균, 쇠> 간단 요약 이전에 올린 독후감 내용이 너무 길어 조금 더 요약했습니다. 요즘 코로나와 인종차별문제로 세상이 떠들썩합니다. 그래서 세균에 관한 책들이 많이 읽혀지는데요. 책

lim826bk.tistory.com

1492년 콜롬버스의 아메리카 대륙의 발견으로 시작된 유럽 백인들의 신대륙 정복은 아메리카뿐만 아니라 호주, 아프리카에까지 또 18세기 아시아까지 이어지게 됩니다.

백인들이 신대륙에 발길이 닿는 순간 그들의 땅이라고 선포하고, 원주민들은 유럽 백인들이 가져온 병원균으로 원주민들이 사망하게 됩니다. 또한 금, 은, 설탕, 고무 같은 현지 생산물들은 강제로 갈취 당하게 되는데요. 그뿐 아니라 생산과정에서 착취로 인한 사망, 이유 없는 살인으로 수많은 원주민들이 죽고 멸족하게 됩니다.

그중 한 사람.
죽어도 죽어도 죽지 못한 태즈매니아의 마지막 원주민이 있었습니다.
태즈메이니아는 호주 동남부에 있는 섬으로 이곳 원주민들은 1만 년 이상을 이 섬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17세기 유럽의 신세계 정복정책에 태즈매니아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죄수와 군인들로 구성된 정복자들은 이섬에 도착해 남성들은 물론이고 여성 아이들한테 약탈, 강간, 첩, 살인 등 온갖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기록에 의하면 재미로 원주민들은 살해했다고 합니다. 한 명을 살해하면 상금까지 주었다고 합니다.
유럽 백인들은 원주민들을 사람으로 보지 않았다고 합니다.
섬사람들도 대항을 했지만, 총과 칼로 무장한 유럽인들은 원시적인 무기로는 상대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 가운데 1812년 태어난 트루가니니라는 여성이 있었습니다.
그녀도 결혼을 했지만, 그녀의 남편도 참혹하게 살해당했습니다.
백인들의 학살을 피해 학살 현장을 피해다녔고 1830년 학살은 멈추었지만, 상황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70여명의 원주민이 살아 남았지만 여전히 사람대접을 받지 못했고, 백인들이 가져온 유럽 질병으로 하나하나 세상을 떠납니다.

1867년 마지막으로 4명의 원주민이 남았습니다.
남은 원주민들은 2년, 1년 터울을 주고 질병으로 사망하고 맙니다.

그리고 1876년 64살의 나이로 태즈메이니아 마지막 원주민인 트루가니니도 죽고 맙니다.


사망 시 트루가니니의 유언

제발 내 시체를 화장하여 바다에 뿌려주시오.
이 지옥같은 세상에 어느 것도 남기고 싶지 않습니다.
이 지옥을 만든 당신네 백인이 없고 먼저 가있는 우리 태즈메이니아 사람들이 있는 곳.
당신들은 우리를 죽이면서 지옥에 가있다고 하지만, 천만에요. 그곳이야말로 진정한 천국일 겁니다.
나는 여태껏 교회에 나가 억지로 기도하며 당신들의 신에 기도했지만 그것은 모두 거짓입니다.
우릴 죽인 당신들의 그 십자가에 매달린 악마를 저는 영원히 증오합니다.
당신들은 십자가를 내밀면서 죽인 우리 섬사람들을 모독하고 회개하라고 했죠.
그런 모습에서 어찌 사랑과 용서를 깨우치라는 건가요.
하지만 그 증오는 이제 여기서 놔두고 잊겠습니다.
사람들이 있는 곳에선 그 증오도 이제 필요 없습니다.
이제 비로소 저는 자유로워진 겁니다.
제발 부탁입니다.
당신들이 믿는 종교에서 늘 강조하는 사랑과 평화와 용서라는 건
대체 우리들에겐 해당되지 않은 건가요?
제발 내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세요.
그냥 바다에 화장하여 뿌려주십시요.
제발.


그렇지만 그녀는 죽어서도 사람으로 취급되지 않고 해부당했습니다.
위 글처럼 그녀도 해부당하는 걸 알았습니다.
그래서 위 유언을 남겼고요.

이것으로 끝났을까요?
아닙니다.
그녀의 해부된 시체는 태즈메이니아 박물관에 1976년까지 보관되었습니다.
그러니까 그녀가 사망한 지 정확히 100년이 되는 해에 비로소 화장되어 바다에 뿌려졌습니다.
트루가니니는 그제서야 진정으로 이승과 작별을 하게 된 것이지요.



자료를 찾아보던 중에 유럽인들이 각 대륙에서 저지른 다른 참혹한 사연들이 많았습니다.
책을 읽으면서도 그 현장에 당사자로 있었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도 하지만, 상상하기도 싫어집니다.
보면서도 사실일까 생각하면서도 5천 년 역사를 가진 우리의 역사도 외세의 침략의 기록이 많기 때문에 남의 일 같지 않았습니다. 15세기부터 18세기까지 미지의 대륙에 대한 문명의 침공은 현재 세계로 보면 외계인의 침공과 같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아무런 방어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무법자들이 들어와 멋대로 갈취하고 동물처럼 사람을 죽이고.....

한편으로는 모든 정치, 종교, 윤리가 안정된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에도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리고 백인 조상들이 정복한 신대륙에 살면서 생리학적인 인종에 대한 차별은, 원주민들에게 미안해하지는 못할망정 절대 있어서는 안 될 행위라고 생각됩니다.

책에 내용을 보다가 자료를 찾던 중에 쓴 조금 무거운 포스팅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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