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에 가기 전날 여왕님과 저녁 산책을 했습니다.
나이가 들어가고 두 딸들은 학교를 다닌다고 서울과 전주에 따로 거주를 하고 있어서, 품 안에 자식이란 이야기가 현실이 되었습니다. 곁에 있을 땐 미운 자식들이라고 하지만 떨어지면 아쉽고 안타까운 게 자식들인가 봅니다. 여왕님은 딸들이 나이를 먹어가고 장성을 하니 구구절절 따지는 바람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닌가 봅니다.
필자도 이런저런 상황에 대처하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최선은 함께 있을 때 서로와 대화를 하며 서로의 상황을 이해를 하고 나누는 게 최선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 방법의 최선은 상쾌한 바람을 맞으면서 대화를 하는 산책이 좋겠지요.
그래서 어스름한 저녁녘에 은파호수공원에 나가봤습니다.
은파 호수공원 광장 입구인데 아직 벚꽃은 개화가 되지 않았습니다. 꽃망울이 터지기 직전입니다. 지난 주말에 아랫녘에서는 벚꽃 상춘객들로 떠들썩한데 군산은 해안을 끼고 있어서 아직은 아침저녁으로 선선합니다. 군산은 한 도시인데도 동네마다 개화시기가 일주일 정도 차이가 납니다. 제일 먼저 군산 시내에 있는 은파와 공설운동장에서 일주일 먼저 피어나고, 해안을 끼고 있는 월명공원은 일주일 늦게 개화를 합니다.
군산은 이번주 쯤(4월 9일) 만개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어제 같이 구례 여행을 한 동생 부부와 다시 이곳에서 만나기로 약속했습니다.
이제 갓 피어난 개나리와 한 줌도 다른 가지보다 먼저 피어난 한 줌의 벚꽃송이만 빼꼼 얼굴을 비추고 있네요.
군산에 비교적 최근에 은파 유원지에 개업한 안영순 베이커리 빵집이 은파 광장에도 분점을 개업했네요. 은파 광장 반대편에 원래 본점이 있습니다. 먹음직스럽지만 시장기가 없어서 빵만 구경하고 나왔습니다.
은파 광장에는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지 않습니다. 저녁시간이라 아직 식사를 하고 있는 듯.
주말이고 봄이라서 그런지 은파 광장 음식점 상가에 손님들이 가득차 있습니다.
은파 호수를 가로지르는 물빛다리로 발걸음을 옮겨봅니다.
점점 어두워지는 물빛다리를 감상해보세요.
우리나라엔 능력자들이 참 많습니다.
봄바람과 함께 감미로운 목소리로 노래를 선사해 주십니다.
지구 반대편을 생각하면 이런 한가한 일상을 즐기는 것도 사치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 모든 호사를 누리는 현재의 상황에 감사하며 글을 마칩니다.
행복하고 건강한 일상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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