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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주저리 주저리

야간 퇴근길 봄향기에 취하다(아카시아, 분홍낮달맞이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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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출퇴근을 하다보면 자동차로 출근할 때 보지 못한 풍경들을 가까이서 보게 됩니다. 더구나 시간이 멈추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좋은 요즘 봄날씨는 너무 좋습니다. 계절을 온몸으로 즐기는 느낌은 걷거나 자전거를 타지 않으면 느끼지 못합니다. 눈으로 보이는 따사로운 풍경, 뺨을 간지럽히듯 스치는 바람, 콧 속으로 파고들어오는 진한 봄꽃 향기들은 이게 천국이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일이 늦게 끝난 늦은 밤 퇴근 길 또한 낮과 다른 풍경을 보여줍니다. 기압이 떨어지면서 아카시아와 봄꽃 향기는 더욱 진해지고요.

 

자전거 퇴근 길

필자가 거주하는 곳이 시골이고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차량통행이 많은 곳보다 동네 안길이나 농로를 주로 이용합니다. 차량 통행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오감으로 요즘 계절을 즐기기에 좋습니다.

 

잠시 멈춰 서서 아카시아 향기를 맡으면서 아카시아를 비춰봅니다. 밤에는 눈으로 꽃을 즐기는 것보다 향기가 더 진해 좋은 것 같습니다.

 

사진 기술이 없어서 선명하지는 못하지만, 멋지지 않나요? 환한 보름달이 모내기를 하기전 물을 채워놓은 논에 반영이 비춰져서 조용한 시골길에서 다른 세상을 봅니다. 책 코스모스에서 저자 칼세이건이 은하계에 존재할 거라 믿는 다른 행성에 온듯합니다. 조용한 시골밤에 개굴거리는 개구리 노래소리도 즐겁습니다.

 

분홍낮달맞이꽃

숙소 근처 원주민 집 근처인데 꽃을 무척 좋아하시나 봅니다. 매년 이 맘때 집앞을 지날때마다 출퇴근길에 기분좋은 향기를 맡으면서 일과를 시작하고 끝냅니다. 밤이 되니 분홍낮달맞이꽃 향기도 더욱 진해집니다. 꽃이 군락이져서 더욱 예쁘고 향기 또한 어떤 꽃보다 더 진한 것 같습니다. 

 

분홍낮달맞이꽃

원산지: 남아메리카

학명: Oenothera speciosa Nutt.

영문명: Showy Evening Primrose.

꽃말: 무언의 사랑

 

꽃말이 묵직한 느낌이 듭니다.

 

밤에 사진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아침 일찍 다시 나가봤습니다.

집 주위가 온통 꽃천지입니다.

주로 뿌리로 번식한고 건조한 기후나 추위에도 강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요즘같이 기온차가 심한 날씨에도 화려한 자태를 자랑하는 것 같습니다. 생명력도 강해서 지금부터 초여름까지 꽃을 즐길 수 있습니다. 꽃말이 괜히 묵직한 느낌이 드는게 아닌가봅니다.

 

조금 더 가까이서 찍어 봤습니다.

 

분홍 꽃잎에도 실핏줄 같은 선명한 선이 있고 꽃 중앙에서 길게 올라온 십자모양의 암술도 독특해 보입니다. 이 꽃은 형제들이 많아서 외롭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모두들 "날 좀 보소" 하는 듯.

특별히 가꾸어진 수목원 꽃밭이 아니더라도 요즘에는 동네 어디든 꽃향기에 취할 수 있어 좋은 것 같습니다.

꿀벌도 아카시아 꿀을 따느라 카메라를 들이대도 제 할일만 하고 있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모든 분들 봄날의 행복을 만끽하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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