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에 내려와서 이런저런 일 때문에 개인적인 시간을 갖기가 쉽지 않은 날이었습니다. 군산 집에 멀지 않은 곳에 장인어른과 장모님 댁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연세가 80이 넘으신 장모님의 2g폰을 스마트폰으로 바꾸고 사용법에 대해서 알려드리다가 하루를 모두 보내게 되었습니다.
예전부터 여왕님과 처남한테 장모님 휴대폰을 스마트폰으로 바꾸는 게 어떻냐고 제안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여왕님은 요금 걱정, 처남은 연세가 드셔서 2g폰이 더 편하실거라면서 자꾸 미뤄지게 되었습니다. 요금은 알뜰폰이나 저가 요금으로 하면 부담이 되지 않고, 아무리 연세가 드셨어도 기계 자체가 사람이 쉽게 쓰도록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문제 될 게 없다고 해도 필자의 생각으로만 생각을 바꾸기가 힘들었습니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연세가 있으셔서 남은 삶이 얼마나 되실지 모르기 때문에 새로운 문화와 기술에 대한 혜택을 조금이라도 누려보시라는 생각이었는데, 이제야 스마트폰으로 개통하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세상이 열리실 겁니다."
당진에서 필자가 일하고 있는데도, 이 문제 때문에 집에서는 제가 군산에 내려오기만 기다렸나 봅니다. 그러면서 성격급한 처남 하고는 무엇을 하든 다툴 테니까 사위한테만 사용법을 배운다고 하셨다고 하네요. 이런 말씀을 하시니까 제가 더 황송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집을 나서면서 장모님한테 "어머님 새로운 세상이 열리실 겁니다."라고 했더니, 아이고 내가 이걸 뭘 알아서 쓰겠어. 난 전화만 주고받을 거야~."라고 하십니다. "예 처음에는 전화만 해보시고 전화를 쓰다가 익숙해지면 제가 하나하나 기능을 더 알려드릴게요."
아닌 것처럼 말씀하셨지만 내심 기분이 좋은신 모습이었습니다.
장모님의 스마트폰 개통
이유야 어찌됐든 기계는 새 폰은 아니지만 출시된 지 2년가량 지난 삼성 S시리즈의 고성능 제품입니다.
삼성서비스센터에 가서 초기화를 하고요.
통신사 매장에서 기존에 폰을 해지하고, 새 스마트폰으로 명의를 이전했습니다. 기존 폰을 오래 쓰고 계셔서 장인어른인지 장모님 명의인지 혼돈해서 집을 다시 왔다 갔다 했습니다. 생각보다 절차가 쉽지 않은 모양입니다. 모든 절차가 끝나니까 오전 시간이 다 가버렸네요.
장모님 스마트폰 사용법 교육
기본적으로 필요한 어플 몇 개를 깔았습니다. 구글 아이디 비번을 만들고, 다른 어플 기능을 위해서 몇 가지 추가 아이디를 만드는데도 시간이 꽤 소요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자주 통화하는 전화번호를 휴대폰에 입력하고요. 다음으로 기본적인 전화 받고 거는 연습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스마트폰이 익숙하지가 않아서 터치하고 드래그가 쉽게 되지 않았습니다. 이 연습하고 전화 걸고 받는 연습만 한 시간이 넘게 한 것 같습니다. 너무 급하거나 예전에 전화 누르듯이 세게 누르지 않아도 된다고 하면서 반복 연습을 했더니 조금씩 익숙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장모님은 마음대로 안된다고 짜증을 안 내시고 반복연습을 잘 따라 하셨습니다. 일단 전화 송수신은 끝.
다음. 요즘 제일 핫한 유튜브로 관심이 있을 만한 옛 노래 듣는 법을 알려 드렸습니다. 예전에도 제가 장모님 집에서 점심을 먹을 때 옛 노래 영상을 들려주면, "자네가 이 노래를 어떻게 알아?"라고 깜짝 놀라면서 말한 적이 있었습니다. 역시 반응이 좋으셨습니다.
이런 저런 유튜브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이야기를 하다가 관심이 있어하는 것을 이야기하셨습니다. 바로 요리. 지금은 그만두셨지만 장모님이 예전에 음식점을 해서 맛집으로 소문날 정도로 지금도 요리를 굉장히 맛있게 잘하시는데요. 요리를 잘하시는 데도 같은 재료의 요리라도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하시는지 궁금해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어머님 유튜브 가요. 요즘 학원들을 거의 없애 버린 기술 중에 하나입니다. 여기 따라 하면 영어 공부도 할 수 있고, 요리 공부, 음악 악기를 다루는 예능까지 원하기만 하면 다 배울 수 있어요. 그래서 요즘은 유선생이라고 합니다."라고 했더니, "세상에 이런 것도 있구먼~. 우리 딸이 이거 보고 요리라도 따라 했으면 좋겠구먼!"라고 하시면서 신기해하십니다. 사실 요즘 여왕님이 집에서 거의 요리를 하지 않기는 합니다. 살짝 웃픕니다.
"이제 혼자 요리를 하거나 집에서 심심하실 때, 음악을 켜놓고 해보세요."
그야말로 장모님한테는 새로운 세상이 열렸습니다.
이렇게 하다보니 거의 저녁시간이 다 되어 버렸습니다.
스마트폰도 쓰는 사람의 용도에 따라~.
칼도 흉악범이 쓰면 흉기가 되고, 요리사가 되면 좋은 요리를 할 수 있는 최고의 연장이 된다고 하지요. 최근에 눈을 뜨면 새로운 기술이 나오고 발전하는 세상이 되면서 부작용도 같이 생기면서 '디지털 미니멀리즘'같은 새로운 단어들도 생겨납니다. 그만큼 영상이나 게임 같은 플랫폼 기업들의 상업적 콘텐츠에 매몰되어 가는 사람들에 대한 경고도 들리고는 하는데요. 반대로 자기 발전이나 정보 습득의 도구로 삼는다면 더할 나위 없는 연장이 될 수가 있겠지요.
스마트폰 역시 우리의 똑똑한 연장이지요. 이 연장을 어떻게 생각하고 시간을 보내느냐에 따라 자신의 미래도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자기성찰이 더욱 중요한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행복한 저녁되세요.
'날마다 주저리 주저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인어른과 이마트 방문(가족들과 차 마시기) (29) | 2022.07.06 |
---|---|
3년 만의 영화 관람, <탑건, 매버릭> (18) | 2022.06.30 |
욕실 청소하기 (17) | 2022.05.19 |
야간 퇴근길 봄향기에 취하다(아카시아, 분홍낮달맞이꽃) (22) | 2022.05.18 |
주방 가스렌지 찌든 기름때 제거(베이킹소다 사용) (19) | 2022.05.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