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어른과 이마트 방문(가족들과 차 마시기)

얼마전부터 장인어른의 치매 증상이 심해지면서 온 가족이 휴일이면 장인어른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집안에 치매환자가 있으면 가족들 모두가 신경써야 된다고 합니다. 저희 집도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치매 환자분들이 자주 하는 행동 중에 하나가 집밖을 나가는 것입니다. 장인어른도 하루에서 여러번을 짐을 싸고 풀기를 반복하고 있는데요. 젊은 사람들이 같이 있으면 나가려고 할 때 같이 나가서 집 옆 카페라도 가서 팥빙수라도 사드리면서 보내면 되는데, 장모님만 계실때는 그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제가 오늘내일 휴일이라서 시원한 마트에가서 시간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퇴근시간이라서 여왕님, 장모님을 같이 모시고 갔습니다.

군산 이마트

여름철에 날이 더워서 밖에서 시간을 보내기는 힘들고 이마트에 왔습니다. 그나마 눈치 안보고 무더운 여름을 보내기에는 최고 같습니다.

이마트 바로 앞 길 건너편에는 군산철길 마을이 있습니다. 여름 여행을 하다가 더위를 피하고 싶으면 이마트에 방문해서 쇼핑도 하고 차도 한 잠 마시고 가면 좋습니다. 물론 식사도 같이 할 수 있습니다. 

 

군산이마트 푸드코너

군산이 큰 도시가 아닌데도 이마트 매장은 매우 큰편입니다. 넓은 주차장과 1층과 2층으로만 이루어져 있는 쇼핑홀, 그래서 아이쇼핑만 해도 어지간히 운동이 되는 것 같습니다. 푸드코너도 꽤 큰 편이지요?

여왕님과 장모님은 쇼핑을 하라고 보내고 저와 장인어른만 빈 식탁 의자에 앉아있었는데요.

장인어른은 깊은 이야기는 하지 않으시지만, 이런저련 이야기를 거내십니다. 저도 말대구를 같이 해주고요. 그런데 빈 식탁에 그냥 앉아 있기가 조금 어색했습니다. 그래서 푸드코트 매장 한 구석이 있는 이디야 커피코너로 가서 장인어른이 마실만한 음료가 있는지 찾아 봤습니다.

 

군산 이마트 이디야 거피코너

메뉴를 찾아 봤더니 거의 모두 젊은 사람들이 좋아 할만한 커피와 과일음료 같은 것들이 많았습니다. 연세가 드신 분들이 좋아할 만한 메뉴를 찾지 못해 결국은 사장님한테 물어서 유자차 한 잔을 사들고 식탁으로 갔습니다.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금방 쇼핑을 마친 장모님과 여왕님이 커피코너 앞에 나타났습니다. 여왕님은 쓸데없이 비싼 음료수를 샀다고 하면서도 싫지 않은 눈치였습니다. 결국에는 필자가 먹을 커피와 장모님이 드실 고구마라떼 두 잔을 더 사서 식탁으로 돌아왔습니다. 같은 음료를 사먹어도 제가 사면 눈치를 주고, 여왕님이 사면 당연하다는 듯 합니다.

 

식탁에 앉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무엇보다 앞으로 장인어른을 어떻게 모실지에 대한 고민이었습니다. 혹시나 가족들이 없는 시간에 집을 나가서 못찾을까봐 경찰서에 지문등록을 하고요. 오늘 필자가 군산에 오기전에는 군산의료원에 다녀왔다고 합니다. 치매환자들을 위한 건강복지 차원에서 지원하고 있는 간병서비스나 노인 유치원 같은 곳에 등록을 하려면 치매진단과 치매등급을 판정하기 위한 거라고 하네요. 여왕님은 이렇게 장인어른과 같이 다니면서도 울적한 마음에 눈물짓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사람의 생로병사는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일이지만,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더 이상 많지 않다는 생각과 같이 해온 시간속에서 정을 나누던 생각을 하면 안타깝기만 할뿐이지요. 더구나 장인어른의 평소 성격이 온화하시고 모난 데가 없으셔서 가족들의 안타까움은 더해지는 것 같습니다.

즐거운 포스팅이 되어야 하는데 가족이야기가 되고 말았네요. 누구나 헤어짐은 안타깝기만 합니다. 그래도 그 안타까운 마음이 덜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살아있는 동안 서로 아껴주고 사랑하면서 좋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닌가싶습니다. 인생을 살면서 돈과 명예와 같은 많은 가치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끝까지 가족들과 주변의 사랑을 받는 것이겠지요. 

지금 장인어른 함께 한 잠깐의 차 한 잔의 여유도 그런 시간이라고 생각됩니다.

 

즐거운 포스팅이 되어야 하는데, 가족이야기가 되고 말았네요.

이웃님들도 가족들과 유쾌한 시간, 행복 가득한 시간 만들어 가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