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약속이 있어서 휴가를 냈지만, 사정이 있어서 여왕님과 주말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여왕님도 같이 있는 시간에 여행을 가고 싶었던지 어디든 가고 싶었나 봅니다. 멀리 남도나 충청 북부로 갈까 하다가 도로에 시간을 버리는 거보다 근처에 가는 게 좋겠다 싶어서 선유도로 향했습니다.
군산에서 멀지 않기 때문에 일년에 한 번 정도 자전거를 타고 라이딩을 하고는 하는데요. 오늘을 자동차로 여왕님과 함께 방문해 봤습니다. 약간 늦은 오전에 출발했기 때문에 선유도에 가서 점심을 먹을 생각이었는데 신시도부터 시작해 무녀도를 지나는 길에 볼거리가 있어서 잠시 차를 세우고 섬 안길로도 들어가 봤습니다.
무녀도
무녀도를 들어갈 때 제일 먼저 보이는 작은 섬이 쥐똥섬입니다. 썰물때 같아서 걸어서 여왕님과 함께 쥐똥섬에 들어가 보려고 했는데, 바닷물이 들어차서 들어가지는 못했습니다.
섬마을답게 한가롭게 보입니다. 그러나 현장은 삶의 전쟁터겠지요?
좁은 동네 안 길을 따라 들어가니 조그만 해변이 하나 더 나옵니다. 동네 주민들이 생선을 잡아 손질해서 말리고 있네요.
선유 3구 물회
점심때가 다 되어서 식당부터 찾아갔습니다.
선유도 해수욕장을 지나 망주봉 뒤쪽으로 들어가면 선유 3구가 나옵니다. 그러면 선유도 어촌계가 나오고 동네 주민들이 하는 횟집들이 있습니다. 저는 매년 선유도에 올 때마다 들르는 단골집에 들렀습니다. 메뉴는 생각할 것 없이 물회를 주문했습니다.
물회 한 그릇이 15,000원.
기본 반찬이 나오고요.
잠시 후 메인 메뉴인 물회가 나옵니다. 큰 그릇에다가 하나 가득 싱싱한 생선회와 야채, 해초가 섞여 나옵니다. 양이 굉장히 많아 보이는데, 아래에는 얼음과 야채가 삼분의 이는 차지하는 것 같습니다.
이 해초를 여왕님이 뭐라고 했는데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몇 년 전에 필자가 혼자 와서 먹을 때는 국수 면 인줄 알았습니다. 여왕님은 다른 생선보다 이 해초를 더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조심스럽게 비벼서 입 한가득 먹어봅니다. 물회답게 싱싱한 바다향과 차가운 얼음이 배꼽까지 전해지는 듯했습니다. 차가운 음식을 먹는데 땀을 뻘뻘 흘리는 필자를 보고 여왕님이 한 참을 웃습니다. 제가 매운 음식을 좋아하긴 하는데, 몸에서는 매운맛을 적응하지 못하나 봅니다.ㅠ
선유도 유람선
식사를 끝내고 어디를 먼저 갈까 고민하다가, 바로 앞에 유람선 승선하는 곳이 있어서 바로 탑승하기로 했습니다.
새만금 유람선이 조금 비싸지요? 유람선 코스 안내도가 있었는데, 배 시간이 다되어서 허겁지겁 배를 탑승하느라 가져오지 못했습니다.
유람선은 두 코스가 있는데, 새만금 유람선은 선유도 외각에 있는 방축도와 말도 근처까지 가는 먼 코스이고 선유도 유람선은 선유도와 무녀도, 장자도, 대장도 정도만 돌아보는 코스입니다. 선장님의 안내말로는 새만금 유람선은 시외버스와 같고, 선유도 유람선은 시내버스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합니다.
새만금 유람선은 지도의 말도 와 방축도 가까이 가는 코스입니다. 고군산군도에서도 외해에 속하기 때문에 선유도에서는 이 배 한 척만 허가가 나 있다고 합니다.
출항 5분 전에 승선권을 구매했기 때문에 허겁지겁 배로 달려갔습니다. 승선 인원들이 길게 줄을 서 있습니다. 관망하기 좋게 2층으로 자리를 잡고요.
유람선은 고군산 대교를 지나 무녀도부터 돌아갑니다. 선유도를 매년 오긴 하는데 배는 처음 타봅니다.
선유도 해수욕장과 망주봉도 바라보고요.
썰물 때라 섬 주민들이 해변에 나와 조개를 캐는 것 같습니다. 주민들한테 바다는 보물창고와 같아 보입니다. 자연이 주는 선물.
여유 있게 트레킹을 즐기시는 분들이라면 섬을 천천히 걸으면서 즐겨도 좋습니다. 섬 주위로 데크길이 잘 만들어져 있습니다.
선장님이 다른 풍경이 나올 때마다 자세히 설명을 해주시고 포토 구역도 말해주는데 지나고 나니까 잘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ㅠ
관광용 인어 조형물인 줄 알았는데, 등대라고 합니다.
고군산군도에 섬이 63개라고 하는데, 정말 조그만 섬들이 많습니다.
방축도 출렁다리 앞으로 해양경찰 순찰선이 지나고 있습니다. 아직 방축도와 말도 섬들은 배 접안 시설이 완공되지 않아서 지금은 일반 관광객들이 들어가지 못하는데, 접안 시설이 완공되면 방축도와 말도도 방문이 가능해진다고 합니다.
새만금 유람선도 여기까지가 외해로 나갈 수 있는 최대 거리라고 합니다. 방축도와 말도를 돌아보지 못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대장도 뒤편이라고 하는데, 임신한 여자가 누워있는 모습이라고 합니다.
선유도 몽돌해변이 옆에 있는 금굴인데, 예전에 선유도 주민들이 이곳에서 금을 채취했다고 합니다.
한 시간 반 가량 배를 타고 따가운 햇볕을 받았더니 팔이 빨갛게 타버렸습니다.ㅠ
선유도 해변
선유도와 장자도 사이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선유도 해변으로 향하는 길입니다. 하얀 백사장에 둥그렇게 반원이 그려진 해변이 멋지지 않나요? 저는 물가에 들어가는 것보다 이런 멋진 해변을 보는 게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실제로 전체 광경을 보면 더욱 멋진데, 사진의 한계가 아쉽습니다.
짚라인 이용금액이 20,000원인데 꽤 많은 분들이 줄을 서 계시네요.
여흥이 남아 조금 더 올려봅니다.
반건조 버터 오징어 구이
유람선을 타면서도 여왕님이 자꾸 뭔가 먹고 싶었나 봅니다. 오징어 크기가 어마어마한데 가격도 싼 편은 아니었습니다. 그렇지만 어쩝니까 여왕님이 먹고 싶다는데~ㅎ. 크기도 크기지만, 맛도 정말 좋았습니다. 게 눈 감추듯 어느새 한 접시가 사라져 버립니다.
한 마리 15,000원.
참고로 선유도 해수욕장 안쪽에 주차장은 모두 유료입니다. 방문하실 분들은 장자도 주차장이나 선유도와 장자도를 연결하는 다리 옆에 있는 주차장을 이용하면 무료로 주차할 수 있습니다. 여름 성수기에는 또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지만 지금은 무료입니다. 장자도 주차장도 부분 유로로, 주변 상가에서 만 원 이상을 이용을 하면 2시간 정도 무료입니다.
대장봉에도 올라 이런 멋진 풍광을 보고 싶었는데, 이전에 여왕님이 한 번 오르고서 너무 힘들다고 올라가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예전에 촬영한 사진으로 대신합니다. 처음 방문하신 분들은 대장봉을 빼놓지 말고 오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정말 신선을 만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인생 샷을 찍을 수 있습니다.
이상으로 5월 선유도 여행기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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