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산행은 예정에 전혀 없었습니다.
이틀 전 여왕님이 갑자기 전화가 와서 코로나에 확진되었으니 이번 주에는 집에 내려오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주말을 같이 쉬는 게 쉽지 않은 필자의 부부는 황금 같은 휴일과 봄을 같이 즐길 수 없어 몹시 아쉬웠습니다.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이 여왕님한테는 슬기로운 깜빵생활?을 하도록 했습니다.
제가 집에 갈수 없다는 말을 듣자마자 반기던 회사의 한 동료가 있었습니다. 이 동료로 말하자면 우리나라에 있는 백두대간을 포함한 산이란 산은 모두 다녀봤습니다. 이에 더해 자전거로 4대 강 라이딩, 고갯길이 높기로 소문난 강원도의 한계령, 진부령을 포함해 고갯길이란 고갯길은 모두 섭렵한 기인입니다. 아마 TV에 기인열전 같은 프로그램이 아직도 있다면 충분히 섭외 대상이 되어도 모자람이 없는 사람입니다.
서두가 길었는데요.
이 분이 요즘에는 지자체에서 만들오 놓은 둘레길을 휴일마다 걷고 있습니다. 다음달에 한라산 정상을 같이 오르기로 했는데, 예행연습 삼아 이번 기회에 같이 가자고 해서 따라나섰습니다. 한라산 백록담을 찍고 내려오는데 18km, 이번 산행이 16km 정도 되니 얼추 비슷한 거리가 되겠네요.
동료는 대부분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이동을 하기 때문에 떠나기 전 모든 경로를 검색한 뒤 최적의 경로를 찾아 냅니다. 이것도 제가 보기엔 대단합니다. 자동차도 있는데 굳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산을 타고 맥주 한 잔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무려 6번의 버스를 갈아타고 광천을 지나 산행 시작점인 상담마을에 도착했습니다.
산행을 하기 전에 든든하게 배를 먼저 채우고요. 음식점 포스팅은 추후에 하도록 하겠습니다.
상담마을 도착
광천에서 버스로 상담마을에 도착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거의 50분이 소요가 됩니다. 몰랐는데 골짜기의 시골마을 곳곳을 들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바로 오는 버스도 있는데 지역 교통사정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습니다.
주차장 뒤로 서해안에서는 비교적 웅장한 오서산이 보입니다. 오늘 산행은 오서산 중턱으로 이어지는 임도길을 걷게 됩니다. 오늘은 오서산 정상 정복이 아니라 숲길만 걸었습니다.
상담마을부터 대현마을 까지 산행길이 잘 안내되어 있습니다. 백제부흥길 1코스는 내포문화숲길 중에서도 제일 긴 구간이라고 합니다.
산 아래는 벚꽃이 떨어졌지만 산 전체는 알록달록해서 정말 보기 좋습니다. 산 위로 올라갈수록 꽃들은 늦게 피어나서 산 아래에서 볼 수 없는 늦은 벚꽃을 볼 수 있습니다.
연초록 새싹들이 초록초록해서 보기 좋지요?
산행길 초입에서 10km정도는 이렇게 임도길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걷기 초보인 분들도 어렵지 않게 걸을 수 있습니다.
새싹에서 풍기는 향기와 마른 낙엽냄새, 상큼한 산내음이 코끝을 개운하게 해 줍니다.
중간중간 이런 이정표가 있어서 초행인 분들도 쉽게 길을 찾아갈 수 있습니다.
계곡물이 졸졸졸 흐르고 있습니다. 여름에 장맛비가 내리면 폭포수 같이 변할 듯합니다.
조그맣고 예쁘게 지어진 화장실입니다. 산행 마지막 화장실이라고 합니다.
갈림길 옆에 오서산 안내도를 한 참 눈여겨봤습니다. 산 중간에 붉게 이어진 선이 내포문화숲길입니다. 나중에는 오서산 정상에도 도전해 봐야겠습니다.
산행길이 높아지면서 아래에서 보이지 않던 진달래도 보이기 시작합니다.
임도길을 돌고 돌아 산허리를 가로지릅니다.
쉰질바위, 복신굴
한 참을 걸으니 쉰질바위와 복신굴 안내문이 나옵니다. 길가에는 안내문만 보이고 옆에 내려가는 데크계단이 있습니다.
쉰질바위로 내려가는 길옆에는 몇 대의 차량이 주차되어 있었습니다. 이 길이 오서산 정상에 오르는 가장 가까운 코스인가 봅니다. 캠핑장비를 한 짐 챙긴 등산객들이 산을 오르기 시작합니다.
쉰질바위에 대해 자세한 설명이 없었습니다. 동료 말로는 쉰질이라는 말이 50을 뜻한 '쉰'과 길이를 뜻하는 '질'을 방언으로 쉰질이라고 한 것 같다고 합니다. 듣고 보니 그 말이 맞는 듯합니다.
이 쉰질바위 밑으로 복신굴이 있습니다.
전쟁이 나도 이곳에 숨어 있으면 찾기 힘들겠네요.^^
쉰질바위에서 내려다본 내포문화숲길입니다. 산벚꽃이 활짝 피어서 어서 오라고 하는 듯합니다.
확실히 산 아래보다는 기온차가 있나 봅니다.
쉰 질 바위에서 내려다봤던 벚꽃을 보면서 룰루랄라 걷습니다.
쉰질바위도 돌아보고요.
하늘 위로도 벚꽃을 감상해 봅니다. 산벚꽃이라 그런지 일반 벚꽃과 느낌이 조금은 달라 보입니다.
오서산 높은 봉우리도 올려다봐보고.
아래로 보이는 시골 풍경도 시원하게 보입니다.
안내 표지판을 보고 따라가는데 오선산이 청양 군하 고도 행정구역을 달리하고 있네요.
10km가량 걷자 임도길이 끝나고 등산로로 안내를 합니다. 콘크리트 길을 오래 걸으니 발바닥이 아파왔는데, 낙엽이 두껍게 깔린 길을 걸으니 폭신폭신해서 스펀지 위를 걷는 것 같았습니다.
산 반대편이 청양인가 봅니다.
거의 다 왔습니다. 긴 산행길이 지쳐 갈 때쯤 목적지가 가까워 왔다는 이정표에 한 층 가볍게 발걸음을 옮깁니다.
동료도 블로그에 올릴 사진을 중간중간 찍습니다. 산행 전문 블로거답게 이정표와 중요한 사진만 찍습니다.
대현마을로 내려오는 길에 꽃이 예쁘게 피어서 한 컷.
드디어 최종 목적지인 대현마을에 도착했습니다. 내려온 시간을 보니 5시 30분. 숙소에 도착하니 밤 10시가 다되었네요.
발바닥이 띠엇띠엇 아프기는 했지만 정말 오랜만에 걸어보는 산행길이었습니다.
버스 타는 시간이 하루의 삼분의 이는 차지한 하루였던 것 같습니다.
산행기록(어플: 스포츠트래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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