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비가 온다는 예보 때문에 홍성에 있는 용봉산 산행이 예정되어 있었는데 취소가 되었습니다. 군산에도 변덕스러운 가을 날씨 때문에 종일 비가 오락가락했는데요. 아침에는 햇빛이 전혀 비가 올 것 같지가 않아 아쉬운 대로 청암산을 돌자고 사촌동생한테서 전화가 왔습니다. 집 밖을 나설 때만 해도 약한 이슬비가 내리긴 했는데, 산행을 하기에는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아 그대로 청암산으로 향했습니다.
군산시민들은 청암산이나 옥산저수지 둘레길 정도로 불리는데, 지도에는 군산호수라고 검색이 됩니다. 어제까지 휴일이라서 청암산 입구 주차장이 꽉 차 있었습니다.
그런대로 날씨가 괜찮습니다. 정확히 산행할때만 이랬습니다. 이후에는 하루 종일 비가 오락가락했습니다.
구불길 안내도라고 되어 있지만, 청암산 호수 둘레를 돌아보는 트레킹 코스입니다. 길게는 반나절, 짧게는 한 시간 반이면 돌아볼 수 있는 코스가 있습니다. 자신의 체력에 따라 골라서 돌아보면 좋겠지요?
오늘 산행은 이 두 사람과 필자. 여왕님과 친구인 사촌 여동생입니다. 뒤에서 보니까 자매지간 같네요.
트레킹 코스의 반은 숲길입니다. 경사가 거의 없고, 있더라도 경사가 매우 완만해서 산행보다는 산책코스라고 하는 게 더 맞을 듯합니다.
가을 마지막 문턱답게 도토리와 상수리 열매가 길 곳곳에 떨어져 있습니다. 상수리나무는 소설을 읽다 보면 너도밤나무라고도 합니다. 처음엔 필자도 너무밤나무가 무슨 나무인지 몰라 한참 검색한 기억이 있습니다. 이상한 건 예전만큼 다람쥐와 청설모가 보이지 않는 것 같네요. 이 열매들이 모두 산짐승들의 먹이가 될 텐데요.
군산호수 주변에는 왕버들, 대나무, 연꽃, 신누대 등의 군락지가 꽤 크게 번성하고 있습니다. 호수 주변이라서 수분 공급이 잘 돼서 그런 게 아닌가 싶습니다.
생태학습장이 나오면 출발한 입구하고 정반대 편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생태학습장으로 가꾸어진 만큼 간단한 취식도 할 수 있고, 화장실과 입구에는 주차장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봄이나 이런 가을에 소풍 나오기 딱 좋은 장소입니다.
생태학습장 주변은 녹음이 더욱 우거져 있어서 더욱 싱그럽게 보입니다.
예전에 없던 데크도 새로 설치가 되었네요.
곳곳에 왕버드나무 군락도 눈을 즐겁게 하고요.
트레킹 마지막 2~3킬로미터는 이런 대나무 군락이 이어집니다. 담양의 대나무 군락도 유명하지만, 청암산 대나무 군락도 규모가 꽤 큽니다.
포토존이 따로 설치가 되어 있는데, 사진을 조금이라도 아시는 분이라면 곳곳이 포토존이 될 듯합니다. 군산 여행을 하시는 분들이라면 시간적 여유가 되지 못할 때 대나무 군락만 들러 보셔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나무 사이로 출발했던 호수 제방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곳곳에는 산림욕을 할 수 있도록 나무 침대가 있는데, 거의 쓰지 않는 듯합니다. 두 여자도 사람들 지나다니는데, 누가 길 옆에 편안하게 누워있을까라는 말을 합니다.
마지막으로 유실수원이 보이면 산행길은 거의 끝입니다.
트레킹 마지막에 보이는 제방에는 정자와 커다란 청암산 표시석이 있습니다. 눈앞에 탁 트인 군산호수도 반겨주고요.
제방길 따라 출발했던 주차장으로 가다 보면.....
갈대군락을 보면서 산행을 마칩니다. 갈대 수술이 은색이면서 기름기가 나는 것처럼 반짝여서 이때가 가장 보기 좋은 것 같습니다.
천천히 걸었는데 한 시간 45분가량 소요가 되었네요. 이렇게 산행을 끝내고 차에 타니까 바로 꽤 많은 비가 쏟아집니다.
청암산은 군산분들한테는 주말에 멀리 가지 않고 가볍게 트레킹을 즐길 수 있는 코스입니다. 외지 분들이라면 처음부터 트레킹 목적이 아니라면 시간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간단히 대나무 군락지만 둘러보셔도 짧은 시간 안에 멋진 풍경을 보고 가실 수 있어서 좋은 곳입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한 주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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