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명절을 보낼 때 필자는 10일 가까이 회사에서 일을 했습니다. 교통과 통신이 발달해서 명절이 예전만큼의 분위기는 나지 않지만 가족들과 오붓한 시간을 보내는데는 예전 명절과 다르지 않겠지요? 그렇게 해서 주말을 맞아 지난 토요일 군산에 내려가게 되었는데, 마침 여왕님이 집에 있어서 당진에 올라오라고 했습니다. 혼자서 답답하게 집에만 머물지 말고 서해안 드라이브를 하면서 같이 집에 내려가자고요. 평소 고속도로를 타고 군산과 당진을 오가지만 몇 해전 대천과 태안을 잇는 해저터널이 개통되어서 사브작사브작 서해안 해변길을 드라이브하기 좋아졌습니다.
그래서 들른 곳이 꽃지 해수욕장에 있는 할미 할아비 바위입니다.
어디를 가든 지역 여행지에 대한 공부를 하면 스쳐지나가는 것보다 유익한 여행이 되지요? 꽃지 해변에 있는 할미할아비바위도 안타까운 전설이 하나 전해지고 있습니다.
한국 3대 낙조 꽃지해수욕장 할미할아비바위(출처: 한국 민족문화 대백과사전)
충청남도 태안군 안면읍 승언리 꽃지해수욕장에는 할미할아비바위가 우뚝 솟아있다. 저녁에 해가 지며 붉은 빛이 퍼지면서 두 개의 바위가 두드러지는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한다. 할미할아비바위 사이로 보이는 붉은 노을은 우리나라 3대 낙조 중 한 곳으로 불릴 만큼 매우 유명하다. 물이 찰 때는 두 개의 섬이 되었다가 물이 빠져나가면 육지와 이어져 오가는 사람들로 붐비는 등 자연현상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할미바위는 드문드문 소나무가 자라있고, 할아비바위에는 소나무가 빽빽하게 섬을 뒤덮고 있다. 이 곳은 태안팔경 중의 하나이며 2009년 명승 제69호로 지정되었다. 매년 12월 31일 꽃지 저녁노을 축제가 개최된다. 두 바위에 얽힌 이야기가 안면읍 일대를 비롯해서 널리 전해지고 있다.
승언 장군과 미도 부인의 사랑
신라 흥덕왕 때의 이야기다. 지금의 안면도를 예전에는 견승포라 불렀는데, 이곳에 승언 장군과 그의 부인 미도가 살았다. 승언 장군과 미도 부인은 서로 사랑하는 마음이 컸다. 이 부부는 나날이 정이 깊어져 하루라도 떨어지면 애가 탈 정도로 금슬이 좋았다고 한다. 장보고 장군이 남쪽은 청해진, 북쪽은 장산곶, 중앙은 견승포를 기지로 삼았을 때였다. 승언은 장보고 장군의 부하로써 견승포에서 군역을 하고 있었다. 어느 날 장보고가 승언에게 급히 전장에 나갈 것을 명령하였다. 승언은 부인 미도에게 “갑자기 전쟁터에 나가게 됐소. 금방 돌아올 것이니 부인은 너무 걱정하지 마시오.”라는 말을 남기고 급히 떠났다. 미도는 “부디 몸조심 하십시오.”라며 떠나보내고 승언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다.
미도는 매일 매일 젓개산 바위에 올라가 일편단심 남편이 돌아오기를 기도하였다. ‘부디 남편이 무사히 돌아오게 해주십시오.’ 라며 간절히 빌고 또 빌었다. 날마다 애를 태우며 남편이 오는 날만을 학수고대하였다. 그러나 승언은 소식도 없고 돌아오지 않았다. 미도는 몇 년 동안이나 바위에 올라 간절히 기도하며 승언을 기다렸지만 끝내 바위 위에서 죽고 말았다. 미도가 늘 올랐던 그 바위가 어딘가를 바라보며 서 있는 부인의 형상으로 변하였는데 이 바위를 바로 할미바위라 불렀다. 그 옆에 큰 바위 하나가 솟아 할미바위를 지켰는데 이 바위를 할아비바위라 불렀다. 이후로 사람들은 이 두 바위를 일컬어 할미할아비바위라 불렀다고 한다.
남편을 기다리다 망부석이 된 부인
이 이야기는 바닷가의 두 바위가 부부의 형상처럼 보여 만들어진 전설이다. 부인이 남편을 위해 정절을 지키는 열녀의 이야기와 비슷한 맥락을 가진다. 하지만 스스로 목숨을 끊어 정절을 지키는 유교적 열녀와 달리 남편을 기다리다 망부석이 된 부인의 사랑을 표현했다는 점에서 좀더 애틋한 정서가 담긴 이야기라 할 수 있다. 아름다운 노을을 배경으로 부부의 사랑 이야기가 얽힌 두 바위의 풍경이 안면도 꽃지의 풍경에 애틋한 감정을 더한다.
서산을 넘어 태안으로 향하는 길에 점점 눈발이 날리더니 꽃지에서는 더욱 굵은 눈이 날리기 시작했습니다. 확실히 서해안이 눈이 많은 것 같습니다.
썰물 때라 할미할아비 바위까지 걸어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여왕님의 신발이 자갈길을 걷기 쉽지 않아 들어가다가 돌아왔습니다.
옆에 파도소리가 세차게 들려서 가까이 가봤습니다. 여왕님이 춥다고 바다고 뭐고 빨리 차로 돌아가자고 하네요.ㅠ
그래도 꽤 많은 여행객들이 해변에 들렀습니다.
그냥 나가기 아쉬워서 동영상으로 담아봤습니다.
할미할아비바위도 한번 더 돌아보고요.
대천으로 향하는 길은 더욱 눈발이 거세졌습니다.
안면대교를 지나....
해저터널을 지나 대천에 도착했습니다. 그냥 가기 아쉬워 대천에서 유명하다는 조개구이를 먹자고 합의를 봤습니다.
조개구이는 다음 포스팅에 올리겠습니다.
휴일을 맞아 여왕님과 함께 한 태안~대천 드라이브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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