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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주저리 주저리

간만에 꽃 선물을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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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모님과 여왕님은 남자들이 많은 집안이라서 가족들한테 꽃을 받기가 쉽지 않습니다. 남자 형제들이 많다보니까 신혼 때 재미있었던 것이 말투도 남자처럼 하고, 여왕님은 남동생들한테 말하는 것도 "야 인마, 얌마" 등 이름을 부르는 게 아니라 적당히 하대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 어찌나 웃겼었던지~. 남자 형제들이라서 씩씩하고 듬직하기는 하지만 아기자기한 맛은 남자인 필자가 봐도 무덤덤합니다. 연세가 지긋하신 장인어른도 마찬가지이고요.

그래서 결혼을 하고서 자주는 못하지만 장모님과 여왕님한테 가끔 꽃 선물을 합니다. 최근에는 장인어른 치매 증상이 심해지시고 거동을 하지 못해 나들이조차 쉽지 않아서 이렇게라도 봄 기분을 내시라고 하고 싶었습니다.

 

동네 꽃 가게에 갔더니 마침 프리지아가 노란색과 분홍색이 같이 향기를 뿜고 있었습니다. 사장님한테 두 개를 부탁했더니 야무지게 포장을 해주십니다.

 

이성당

이성당에 가서 장인어른께 드릴 빵도 몇 개 사고요. 낮 시간인데도 매대에 빵에 모두 판매돼서 몇 개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꽃선물에 대한 장모님과 여왕님 반응이 예상했던 것보다 좋아서 대 만족.

 

 

여기까지는 좋았습니다..

서울에 큰딸하고 전주에 작은딸이 예고도 없이 깜짝 방문을 했습니다. 네 가족이 모이기 힘든데 갑자기 얼굴을 보니까 서로 반가웠습니다. 

 

얼큰한 생선탕으로 저녁도 든든하게 먹고요.

 

여미당 꽃

집 근처 여미당 정원을 산책하면서 집안 여자들 수다 떠는 것을 옆에서 즐기기도 했습니다.

 

밤에는 포도주도 한 잔씩 하면서 마음 속에 있는 못다 한 이야기를 꺼내면서 대화까지 나눌때까지는 정말 좋았습니다.

 

문제는 다음 날부터 다시 불붙기 시작하는 여왕님과 큰딸의 완력싸움. 큰딸이 어릴 때는 엄마가 힘으로나 논리적으로나 상대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제 큰딸이 대학생이 되고 객지 생활을 하다보니 이제는 상황이 반대가 되어서 여왕님은 한 마디로 정리합니다. "저 녀석하고 있으면 기빨려서 못살겠네~!"라고요. 큰딸이 여자인데도 힘은 장사에다가 말은 어찌나 잘하는지 여왕님이 당해내지를 못합니다. 옆에 있던 작은 딸과 저는 그저 완력싸움이 적당히 마무리되기만 바라고 있는데요. 결국에는 영왕님이 같이 못있게다고 쫓아내듯이 올려보내버립니다. 아무리봐도 이제는 여왕님이 큰딸한테 상대가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큰딸은 여왕님이 화나는 것을 즐기는 것 같기도 합니다. 

 

가족들이 장성을 해서 집을 떠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집집마다 딸하고 엄마관계가 다들 이런가요? 저희집은 큰딸하고 여왕님이 눈만 마추지면 아주 집안이 뒤집어지네요.ㅠ 전생에 정말로 원수지간이 맞나싶습니다. 

전쟁 치르고 당진에 올라왔습니다.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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