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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심리학, 철학

내 안에서 나를 만드는 것들: <도덕감정론> 편저(전체 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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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아감에 있어 '잘 사는 것'에 대한 질문은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모든 사람들한테 해당되는 질문일 것입니다. <도덕감정론>은 애덤스미스가 평생에 걸쳐 이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세상 사람들한테 알리고자 했던 자신의 도덕 철학을 전하고 있습니다. 또한 왜 우리가 선한 행동을 해야하는지, 왜 우리가 서로에게 사랑스런 마음으로갖고, 존중하며 행동해야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답을 해주고 있습니다.
수많은 고전 명저와 자기계발서들이 있지만, <도덕감정론>은 그 중에 가장 오랫동안 기억에 남고, 자기성찰의 가장 평균이 되는 책, 가장 옆에 두고 싶은 책이 아닐까싶습니다. 더불어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이 있다면 반드시 읽어보도록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글이 길기 때문에 바쁘신 분들은 굵은 글만 읽어보세요.


원저: 애덤 스미스
지은이: 러셀 로버츠 지음

이 책은 지은이 러셀 로버츠가 애덤 스미스의 <도덕감정론>을 읽고 쓴 책입니다.

지은이 소개
원저자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과 <도덕감정론>의 저자입니다. ‘자본주의의 아버지’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사실 그는 정치경제학자이기 이전에 위대한 도덕철학자입니다. 그 때문인지 애덤 스미스 자신은 <도덕감정론>을 유난히 아끼고 사랑했습니다. 또한 생전에 애덤 스미스는 자신의 묘비에 ‘<도덕감정론>의 저자, 여기에 잠들다.’라고 새겨지길 원할 정도로 이 책을 생애 중요한 저서로 생각했습니다.
<도덕감정론>은 당시 명강의로 유명했던 그가 글래스고 대학에서 가르쳤던 도덕철학 강의를 토대로 평생에 걸쳐 완성한 대작입니다. 지난 250년 동안 그 진가를 알아보는 수많은 지도자들에게 꾸준히 사랑을 받았던 이 책은, 대중들에게는 다소 낯선 고전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부를 넘어 진정한 행복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도덕감정론>이 더욱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성공하고 싶은 사람들이 꼭 읽어야 하는 책으로 인식되면서 애덤 스미스의 인생철학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편저자 소개
이 책의 지은이 러셀 로버츠는 스탠포드 대학 교수이자 <보이지 않는 마음> <선책의 논리>등을 쓴 베스트셀러 저자, 그가 진행하는 팟캐스트 <이콘토크>는 쉬운 경제학 지식을 알려주는 것으로 인기가 높습니다.
저자는 팟캐스트를 진행하기 위해 <도덕감정론>을 읽고, 이 책이 주는 감동을 널리 알리고자 이 책을 썼습니다. <도덕감정론>을 통해 사람들의 삶이 바뀌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책 내용 살펴보기
책 내용은 전체적으로 <도덕감정론>의 내용을 기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책의 차례는 1장에서 10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장 어떻게 우리의 삶이 바뀔 수 있는가
2장 나에게 질문하는 시간
3장 행복을 위한 새로운 우선순위
4장 진짜와 가짜 구별하기
5장 잘 되는 사람은 어떤 선택을 할까
6장 사랑받은 사람이 되는 법
7장 끌리는 사람들의 공통점
8장 불확실한 세상을 잘 살아가려면
9장 살기 좋은 사회가 만들어지는 과정
10장 현재의 우리를 위한 애덤스미스의 따뜻한 조언

책의 내용이 너무 좋아서 최대한 많은 부분을 독후감으로 남기고 싶지만, 간략하게 각 장의 인상적인 부분만 소개해 보겠습니다.

1장 어떻게 우리의 삶이 바뀔 수 있는가
아마도 애덤 스미스가 생애 최대의 역작이라고 생각한 <국부론>이나 <도덕감정론>이 나왔을 때만해도 자본주의가 오늘날 많은 국가에서 자유시장경제의 기본이념이 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이전에도 많은 철학자들이나 종교인들이 공통적으로 고민한 것은 ‘행복한 삶이란 어떤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해왔습니다.
그렇다면 행복이란 무엇일까요? 돈을 많이 벌거나 사회적으로 권위 있는 직업을 갖는 것일까? 또는 좋은 삶이란 어떤 의미일까요? 선의를 베풀 줄 안다는 의미 즉 다른 사람들을 돕고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한다는 뜻일까요?
아마 이에 대한 대답은 애덤 스미스가 살았던 18세기와 현재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독덕감정론>은 인간이 아무리 이기적인 존재라 할지라도 기본 바탕에는 선한 본성이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행복을 바란다는 기본적인 생각을 갖고 시작합니다. 그리고 자기의 삶의 고민 즉 행복하다는 것과, 좋은 삶의 가장 가까운 정답을 찾기 위해서는 <도덕감정론>을 이해해야 한다고 추천합니다.
매 순간 훌륭한 선택을 하기를 원하는가? 그렇다면 먼저 자신의 주변 사람을 이해해야 한다. 인생을 최대치로 활용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감히 말하건대 애덤 스미스의 <도덕감정론>을 이해해야 한다.(25P)


2장 나에게 질문하는 시간

2장은 애덤 스미스의 간단하고 극단적인 질문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애덤 스미스의 질문 ‘당신 새끼손가락과 수백만 중국인들의 목숨을 맞바꿀 수 있다고 생각해 보자. 당신은 그렇게 하겠는가?(37p)
한 개인에게 일어날 수 있는 가장 사소한 사고가 오히려 그에게 실질적인 불안을 가져다 줄 것입니다. 만약 그가 내일 자신의 손가락을 잘라버려야 한다면 쉽사리 잠들지 못할 것입니다. 반면 수억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죽은 사고가 났다고 생각해봅니다. 하지만 그 사고를 직접 보지 않는 한, 그는 아주 편안한 마음으로 코를 골며 잠들 것입니다. 이렇듯 인간은 수많은 사람의 사망사건보다 자신의 작은 불운에 더 고통스러워합니다.
하지만 직접 보지 않았다 할지언정 자신의 작은 불운을 막기 위해 수억이나 되는 중국인 형제들의 생명을 기꺼이 희생시킬 사람이 있을까요? 인간의 본성은 그런 생각만으로도 두려움에 놀라게 되는 법입니다. 세상이 아무리 부패하고 타락했더라도 그런 상황을 즐길 수 있을 정도로 악한 사람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모든 것을 내 위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항상 나에게 득이 되는 쪽으로만 행동하는 것은 아닙니다. 스미스 역시 사람들이 이타적인 행동과 이기적 감정을 어떻게 조화 시켰는지 궁금해 했습니다.
스미스는 우리 자신의 마음속에는 언제나 나를 관찰하는 ‘공정한 관찰자’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정한 관찰자를 통해서 나 자신, 그리고 내가 가진 것들이 미미하다는 것을 배웁니다. 우리는 공정한 관찰자의 눈을 통해서만 잘못 발현된 자기애를 바로 잡을 수 있습니다. 공정한 관찰자는 때로는 타인을 위해 나의 큰 이익을 양보하는 행위가 적절하다고 알려줍니다. 또한 아주 큰 이익을 얻는다는 이유로 타인에게 아주 작은 피해를 주는 행위가 매우 잘못됐다는 사실도 알려줍니다.
누구나 마음속에 공정한 관찰자가 있다. 나의 행동이 옳은지 공정하게 알려주는 가상의 인물이다. 공정한 관찰자 덕분에 우리는 한 걸음 물러서서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49p)


실수를 인정할 때 보이는 것들
사람들은 모두가 자신이 착하다고 생각한다. 극악한 살인조차도 자신의 행위가 왜 정당하지 설명하려고 한다. 그러나 그렇게 생각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착한 사람이 되고 싶다면 나 자신이 ‘나의 철칙’ 즉 피할 수 없는 자기중심적인 성향의 사람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거기에 맞서야 한다.(54p)
공정한 관찰자에 대해 생각하면 혈실속의 관찰자와도 상호작용 하면서 당신에 대한 그들의 생각을 바꾸어 놓을 수 있습니다. 스미스는 이런 결과가 아주 큰 만족을 준다고 재차 강조합니다. 자신의 행동이 어떻게 인식되는지 잘 살폈을 때 얻는 즐거운 부수익 정도가 아니란 뜻입니다. 스미스의 주장처럼 실제 우리는 인생의 평온함과 침착함, 행복까지 모두 얻을 수 있습니다.



3장 행복을 위한 새로운 우선순위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진정으로 행복을 느끼는 것에는 무엇이 우선이 될까요? 현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은 중 어떤 이는 ‘돈’일 수도 있고, ‘명예’일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엄청난 부자와 명예를 얻는 것보다 더 큰 즐거움을 안겨주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만약 우선순위를 정한다면 무엇이 우선이 될까요?

우리가 인생에서 간절히 원하는 것
애덤 스미스는 명예나 재산을 추구하는 삶에 열광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진정으로 우리가 원하는 것, 우리를 정말로 행복하게 만드는 것에 집중하라고 조언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정말로 행복하게 만드는 것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인간은 선천적으로 사랑받기를 원할 뿐 아니라 사랑스러운 사람이 되기를 원한다.(66p)
스미스는 ‘사랑’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지만 우리는 조금 더 포괄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스미스는 사람들이 자신을 좋아하고, 존경하고, 자신에게 관심을 갖기를 바란다는 뜻으로 이 표현을 썼습니다. 일반적으로 연인이나 가족 간의 ‘사랑’보다는 훨씬 더 넓고 완전한 의미를 품고 있습니다.
그리고 ‘행복이란 감정은 사랑받는다는 느낌으로부터 생겨난다’라고 덧붙였다.(67p)
이와 더불어 단지 ‘사랑받는 것이 아니라 사랑받을 자격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내가 사랑받고 있고 또한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는 사실을 알면 얼마나 행복할까? 반대로 내가 미움을 받고 있고, 미움 받아 마땅하다는 사실을 알면 얼마나 불행할까?”(68p)
존경 받을 만하고, 고결하고 나무랄 데 없고, 친절하기 때문에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다면 결과적으로 우리는 진심으로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사랑받는 사람은 무엇이 다를까
스미스의 이상은 내면의 자아가 외면의 자아를 그대로 비출 때 즉, 사람의 겉과 속이 다름이 없을 때 실현된다했습니다. 아쉽게도 인간은 그 이상에 미치지 못할 때가 많다는 것을 스미스는 잘 알고 있었습니다.
내가 하지 않은 행동에 대한 칭찬, 실행하지 않은 동기에 대한 칭찬은 나를 칭찬하는 게 아닙니다. 또한 있지도 않은 모험담으로 주위 사람들에게 감탄을 얻어내려는 우매한 거짓말쟁이, 허세인 줄 알면서도 높은 신분인 척 기품 있는 척하는 난봉꾼이라면 자신이 갈채를 받고 있다는 환상에 틀림없이 기뻐할 것입니다. 자신이 절대 그럴 자격이 없음을 알면서도 말입니다. 하지만 현명한 사람은 거짓 칭찬을 거부할 줄 압니다.
스미스는 우리에게 이런 아첨에 속지 말라고 조언한다. 그는 자기 자신을 솔직하게 대면하라고 권한다. 그래야 현실이 정반대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충분히 사랑스러워!’라며 자기 최면을 거는 우를 범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명한 사람은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 칭찬을 거부할 수 있다. 그러나 현명해지는 게 어디 그리 쉬운가. 특히 우리가 가장 거부하기 힘든 것은 바로 우리 스스로에게 건네는 칭찬이다.(83p)


4장 진짜와 가짜 구별하기

자아도취가 불러오는 비극

공정한 관찰자가 되기 위한 기준, 혹은 주변 사람들의 기준에 왜 부응하지 못하는지, 그 이유에 대해 스미스는 다른 견해를 갖고 있었습니다. 바로 인간이 자기기반에 빠지기 때문입니다. 그에 더하면 우리는 “공정한 관찰자가 그렇게 공정하지 않아”라며 스스로를 속입니다. 결국 자기애에 취한 나머지 공정한 관찰자이자 ‘가슴속 그 사람’을 짓눌러버린다는 것입니다.
인간은 맹렬하고도 부당하기 짝이 없는 이기적인 욕망에 압도당한 나머지 ‘가슴속 그 사람’ 즉 공정한 관찰자의 얘기를 제대로 듣지 못한다. 그리고 누가 봐도 옳지 않은 일들을 저지른다.(91p)
실제 이기적인 행동을 저지르고 그 행동을 부추긴 욕망이 사라지고 나면 그제야 우리는 공정한 관찰자의 목소리를 제대로 들을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공정한 관찰자의 눈으로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스스로 부정한 사람임을 인정하는 건 매우 불쾌한 일이기 때문에 우리는 종종 현실을 직시하지 않고 외면하려합니다. 사랑받고 사랑스러운 사람이 되는 것에 대한 스미스의 생각을 풀어 말하면 대략 이렇다.
“우리는 사랑받고 싶어 할 뿐 아니라, 자신을 사랑스러운 사람으로 생각하고 싶어 한다.”(92p)
즉 자신을 실제 그대로 보지 않고, 이상적인 모습으로 바꿔 생각한다는 뜻입니다. 자기기만을 솔직한 자기인식보다 훨씬 마음을 편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스스로를 속이기를 좋아합니다. 자기 자신을 속이는 게 심적으로 훨씬 더 즐겁기 때문입니다. 솔직한 자기인식이 있어서 사람들은 모두 겁쟁이라고 합니다.

인간의 삶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지녔던 리처드 파인만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첫 번째 원칙은 자기 자신을 속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자기 자신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속이기 쉬운 사람이다.”
나는 누구인가? 가끔 나는 나를 가장 속이기 쉬운 사람이 된다. 나 자신이 얼마나 속는가는 얼마든지 증명해 낼 수 있다. 다른 사람들도 물론 스스로를 속이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나는 아니다’라고 착각한다. 그것도 절대 아니라고 생각하며 이렇게 되뇐다.
“나는 나의 민낯을 정직하게 본다.” 하지만 이런 믿음이야말로 가장 심각한 자기기만이다.(94p)
자기기만은 인간의 치명적 약점입니다. 인간이 살면서 겪는 혼란의 절반은 바로 이 자기기만에서 비롯됩니다. 인간이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자신을 바로 볼 줄 알기만 해도 자기기만이란 맹점에 빠지지 않습니다. 자기기만을 방치한다면 결국 우리는 거짓된 자기 모습을 견디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나심 탈레브의 뼈아픈 경고

나심 텔레브가 2012년에 출간한 책 <안티프레질>에서 인용한 베스의 속담이다.
‘바다는 계속 들어갈수록 깊어진다.’
많은 것들을 알아갈수록, 앞으로 알아야 할 게 얼마나 많은지 더 깊이 깨닫게 된다. 그러니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척 할 필요가 없다. 무지를 인정하면 더 없이 행복할 수 있으므로.(115p)
겸손은 후천적으로 갖게 되는 태도입니다. 겸손해지려는 마음은 따뜻하게 차려진 음식을 맛보는 듯한 기분 좋은 경험을 선사한다. “저는 잘 모릅니다.”라고 솔직하게 말하는 게 얼마나 큰 해방감을 주는지 경험해 보면 알 것입니다.
스미스는 인간의 본성에 결점이 있음을 알려줍니다. 사랑스러운 존재가 되려는 인간의 욕구는 반대의견을 아예 묵살해버릴 정도의 무서운 힘을 발휘합니다. 우리는 스스로를 속여 자신이 사랑스럽다고 믿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면서 정작 진짜로 사랑스러운 존재가 되고자 노력하지는 않습니다. 또한 자신을 솔직하게 바라보려고 애쓰지도 않습니다. 사랑받으려는 인간의 욕구 자체가 위험하다는 스미스의 말은 그래서 더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



5장 잘 되는 사람은 어떤 선택을 할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부와 명예는 결코 인간의 행복을 완성하지 못한다는 데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부와 명예에 대한 야망을 버리지 못합니다. 그리고 두 가지 조건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 우리 인간은 이렇게 생각하는 것인가?
마음 속 무언가로 인해 우리는 더 많은 것을 원하게 됩니다. 그런데 마음 속 또 다른 무언가는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이 결코 더 좋은 것은 아니라고 말해준다. 이 두 가지 마음의 대립 때문에 우리는 힘겨운 대가를 치르고 부를 얻는 것이 과연 가지가 있는 일일까? 라는 의문에 시달리는 것입니다.
인간의 삶이 비참하고 혼란스러운 가장 큰 이유는 소유물이 곧 나 자신이라 착각하기 때문이다.’
담장 저편의 풀이 종종 더 파랗게 보일 때가 있다. 사람들은 더 부자가 되거나 더 유명해지거나 더 나은 일자리를 얻을 때만 더 행복해 질 거라고 상상한다. 우리가 갖고 있는 것에 대해 불만을 품게 하는 악덕을 스미스는 탐욕, 허영이라고 표현했다.
‘딱 한 건만 더 거래를 성사시키면’
‘이 시궁창에서 딱 1년만 더 일하면’
‘승진하기 위해 비열한 행동을 한 번만 더 한다면’(140p)

스미스는 이러한 악덕을 ‘지나친 걱정’이라 부르며 강하게 경고합니다.
‘무언가를 결렬하게 바라는 상황들 중 비교적 바람직한 상황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신중의 원칙, 정의의 원칙을 위반하면서까지 격정적인 욕망을 가질 필요는 없다.’(141p)
돈과 금전적인 성공 야심과 자아의 상관관계에 대해 스미스가 어떻게 생각하고 잇는지를 보여주는 문장입니다. 나의 부와 명예를 사람들이 인정해 줄 때는 물론 즐겁습니다. 그러나 소비욕구나 대중의 찬사가 주는 쾌감에 사로잡혀서는 안 됩니다. 그러다가는 결국 신중과 정의의 원칙을 어기게 됩니다.


왜 우리는 유명인에게 열광하는가.

스미스가 말하는 정의란 타인에게 상처나 피해를 주지 않는 미덕입니다. 그가 말하는 신중이란 행동의 결과를 가늠케 하는 선견지명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미래를 위해 오늘의 무언가를 포기할 수 있는 자제심. 이를 바탕으로 자신을 돌보는 미덕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세상에서 지혜와 미덕이 존경의 유일한 대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부도덕하고 어리석은 행위가 경멸의 유일한 대상도 아니라는 사실 역시 깨닫는다. 실제로 우리는 세상 사람들이 지혜로운 사람, 도덕적인 사람보다는 부자와 권세가들에게 존경심 가득한 눈길을 던지는 모습을 자주 목격하지 않는가.(143p)
지위와 명성이 높은 사람들은 세상 사람들의 주목을 받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그를 보고 싶어 합니다. 그리고 그의 재산으로 누릴 수 있는 기쁨과 환희를 대리만족하고 싶어 합니다. 결국 그의 행동 하나하나가 대중의 관심사가 됩니다.
세인의 관심으로 행동에 제약을 받고 자유를 상실하는 일이 뒤따르더라도 사람들은 관심을 받고 싶어 합니다. 이를 통해 선망의 대상이 되는 과정에서 겪었던 고생과 근심 굴욕을 충분히 보상을 받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주 중요한 사실은 이런 관심을 얻는 순간 모든 자유와 편안함 근심걱정 없는 안전함은 영원히 잃게 된다는 것입니다.


진정 통하는 것은 따로 있다

우리는 이를 바탕으로 서로 다른 인간 표본이 제시됩니다.
그 중 하나는 천박하고 화려하게 반짝반짝 빛나는 반면 다른 하나는 화려하진 않지만 윤곽이 선명하고 우아하며 또 아름답다. 전자가 목적 없이 헤매는 사람들의 주목을 끌어당긴다면 후자는 열심히 배우고 신중하게 관찰하는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다.(157p)


6장 사랑받는 사람이 되는 법

스미스가 제시하는 행복 처방전은 단순합니다.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사랑스러운 존재가 되면 됩니다. 이는 곧 존경받고 존경받을 만한 사람이 되고, 칭찬받고 칭찬받을 만한 사람이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게 다른 사람들에게 중요한 존재가 되고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내 모습이 실제의 나와 같으면 됩니다. 한 마디로 정직한 방법으로 사람들의 존경과 존중을 받으면 됩니다.
사랑받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부자가 되고 유명해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현명하고 도덕적인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스미스는 그 중 두 번째 방법, 즉 지혜화 미덕의 길을 선택하라고 충고합니다.

격렬한 슬픔에 빠진 나를 주변 사람들이 위로 해줄 때 나는 큰 위안을 받는다. 그리고 나는 그들이 내 슬픔에 온전히 공감할 수 있도록 나의 감정을 적절히 억제한다. 그래야 위안 받을 수 있다고 생가하기 때문이다.(178p)
스미스는 우리가 비극적인 사건을 겪거나 승리를 맛볼 때 상대의 감정이 내 감정과 같기를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비극적인 사건에 맞설 때 나는 상대가 내 슬픔에 동조하길 원합니다. 때문에 스미스는 상대가 내 슬픔의 일부를 나눠 갖는다면 그것으로 나는 충분히 위로받는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상대가 나와 같은 반응을 보이면서 내 상황에 공감한다면 실로 놀라운 일이 일어납니다. 그로 인해 내 슬픔의 일부가 사라지는 마법 같은 일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조물주는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슬픔만 줍니다. 친구의 슬픔에 대해서도 위로와 연민 정도면 충분하다고 말합니다. 그 이상의 슬픔을 반복해 느끼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슬픔보다 기쁨에 더 많이 공감하는 인간의 성향 때문에 우리는 부를 과시하고 가난을 감춘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고통스러운 우리 모습이 드러나는 것은 매우 치욕스러운 일이다. 가난한 우리의 처지가 만천하게 드러났음에도 우리가 겪는 고통의 반만큼도 연민하는 삶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크나큰 비애다. 인간의 이러한 본능 때문에 우리는 부를 추구하고 가난을 피하는 것이다.(194p)
적절하게 행동한다는 것은 주위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능력입니다. 상대는 내 기대에 맞게 행동합니다. 나 역시 상대의 기대에 맞게 행동함으로써 상대의 신뢰를 얻습니다. 그렇게 주고받는 신뢰를 바탕으로 적절한 반응을 보이면서 감정을 공유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사랑스러움의 시작입니다. 즉 자신을 지키면서 주위 사람들의 존경까지 얻는 이상적 관계의 출발점인 것입니다.


7장 끌리는 사람들의 공통점

사랑받는 사람이 되기 위한 더 훌륭한 방법으로 스미스는 미덕을 갖춘 삶을 권했습니다. 미덕 이 애매한 단어의 정확한 의미는 무엇일까? 스미스가 생각하는 미덕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그 중 그가 가장 강조한 세 가지가 있으니 바로 신중, 정의, 선행입니다. 이를 갖춘 인간은 사랑스러운 존재가 되어 주위 사람들에게 존경과 칭찬을 받게 됩니다. 즉 이 세 가지는 사랑받는 사람이 되기 위한 자격요건인 셈입니다. 스미스는 이 세 가지로 무엇을 말하려는 것일까요? 쉽게 설명하면 대략 다음과 같이 정리 할 수 있습니다.
신중=자기 자신을 돌본다.
정의=다른 사람을 해치지 않는다.
선행=다른 사람을 선한 마음으로 대한다.(199p)


스스로 품격을 높이는 법

점점 품위가 떨어지는 이 세상에서 어떻게 품위를 유지할 것인가? 거짓말을 하거나 부풀려 말하지 말 것. 그리고 자신의 성과물이나 능력을 과장하지도 말 것. 그리고 받지도 않은 학위를 과장하거나 하지도 않았던 베트남 근무를 꾸며내지 말 것.(204p)
신중한 사람이 되기 우한 스미스의 조언. “적게 말하고 많이 행동하라.” 또한 오만한 현학자의 건방진 태도로 혹은 천박하고 경솔하게 자기주장만 내세우는 사람처럼 굴지 않는다. 그의 대화는 간결하고 겸손하다. 그는 다른 사람들이 대중의 관심과 명성을 얻기 위해 자주 이용하는 엉터리 홍보 기술들을 끔찍이 싫어한다.(203p)
신중한 삶은 언제나 진지하고 열심히 연구한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분야를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 그리고 자신의 지식을 매개로 다른 사람을 잘 이해시키기 위해서다. 때문에 비록 그의 재능이 늘 훌륭한 것은 아닐지라도 언제나 진실한 것만은 틀림없다.(202p)
스미스가 높이 평가하는 신중한 사람이 다소 재미없고 고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컨대 신중한 사람은 삶에 대한 품위를 잃지 않습니다. 또한 신중한 사람의 행동에는 스미스가 갈망하던 많은 것들이 내재되어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신중이란 결국 내 자신의 품격을 높여주는 중요한 미덕입니다.


생활에서 실천하는 정의의 원칙

다른 사람이 우리에게 나쁜 짓을 했을 때 느끼는 분노는 정당하다. 그러나 그 외에는 어떤 이유로도 우리는 이웃을 해칠 수 없다. 또한 그 어떤 이유로도 사람들의 공감을 얻으며 남에게 나쁜 짓을 할 수 없다.(207p)
스미스는 정의를 두고 타인에게 피해 혹은 상처를 주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이는 나쁜 짓을 하지 않는 미덕, 즉 소극적인 미덕을 말합니다. 유대 현인 힐렌도 수천 년 전에 ‘내가 당하고 싶지 않은 일을 타인에게 하지 마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도둑질하지 말고, 살인하지 말고, 남을 이기기 우해 거짓말 하지 말고, 카드 놀이할 때 속이지 말고, 학교에서 부정행위를 하지 말고, 배우자에게 욕하지 말고, 누군가에게 상처주지 말라고 말입니다.
정의의 원칙을 지킬 때는 아주 엄격하고 정확하게 지키라고 조언했습니다. 어떠한 예외나 수정도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면서 정의의 원칙들을 아주 정확하게 지킬 수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우리 삶에서도 정의를 실현할 수 있습니다.


8장 불확실한 세상을 잘 살아가려면

어쩌면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드는 최고의 방법은 그저 최고의 남편, 최고의 엄마, 최고의 이웃이 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또는 훌륭한 회사원이나 관리자, 사업가가 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가끔 사람들은 직업을 이기적인 부분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직업이라는 것은 단지 돈을 버는 수단이라는 것입니다. 반면 자선 단체에 기부하거나 자원봉사를 하거나 헌혈을 하는 등의 행동만이 이타적이라고 오해합니다. 하지만 자기 일을 잘해내는 것 역시 남에게 도움이 되고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데 충분히 기여합니다. 사람들은 이 사실을 왜 까맣게 잊는 걸까요.
훌륭한 선생님은 학생들의 인생을 바꾸어 놓는다. 훌륭한 상사는 직원들을 성장시킨다. 훌륭한 식당 주인은 손님들에게 음식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손님들이 친구와 대화를 나누며 우정과 추억을 공유할 소중한 기회까지 제공한다.(234p)
세상의 질서는 어떻게 만들어 지는지 <도덕감정론>에서 애덤 스미스는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모든 사람이 할 수 있는 일, 매일 할 수 있는 일을 가르쳐줍니다. 일상에 숨어 있는 그 일들을 쉽게 드러나지도 않고 극적이지도 않아서 이력서에 적거나 자랑할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작은 일들이야말로 주위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탄탄한 기초를 이룹니다. 그리고 나아가 우리 인생의 이면에서 보이지 않게 작용합니다.


또 하나의 보이지 않는 손

전지전능한 조물주는 인간에게 형제들의 감정과 판단을 존중하도록 가르쳤다. 그리고 형제들이 자신의 행동을 인정해주면 기쁨을 느끼고, 자신의 행동에 반대하면 마음에 상처를 받도록 가르쳤다. 이렇게 말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조물주는 인간에게 인류의 심판관이라는 역할을 부여했다. 형제들은 조물주가 부여한 인간의 권한과 심판권을 인정한다. 따라서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질책 받을 때는 수치심과 굴욕을 느끼고, 반대로 칭찬을 받으면 의기양양해진다.(246p)
공손함, 친절함, 사려 깊음, 동정, 명예, 진정성의 미덕들은 사람들이 축하하고 박수갈채를 보내는 것들입니다. 그러나 이것들은 설명하기 힘들고, 모호하고, 쉽게 규정할 수도 없습니다. 분명한 것은 여러 가지 미덕이 우리 인생을 편안하고 풍요롭게 만들어준다는 사실입니다. 이러한 미덕이 존재하기에, 우리가 사는 세상은 꽤 살기 좋은 곳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선행의 범주에 속하는 미덕은 강요하거나 처벌하도록 법으로 정할 수가 없습니다. 오직 인간의 상호교류만이 이 미덕들을 가장 잘 북돋우고 혹은 좌절시킬 수 있을 뿐입니다.
물론 우리에게는 도둑질이나 살인 같은 극악의 범죄들을 금지하는 법체계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보다 더 강력한 힘, 우리에겐 양심이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양심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정도를 밟게 만듭니다. 잔인하고 이기적인 행동은 교도소행이나 벌금형을 무릅쓰는 것이 아니라 친구나 가족, 동료와 지인들의 비난을 무릅쓰는 것입니다. 그리고 결국엔 사랑스러운 사람이 되려는 스스로의 욕구를 반하는 공정한 관찰자의 비난까지 무릅쓰는 짓입니다.
<국부론>에서 ‘보이지 않은 손’은 인간의 ‘이기심’과 ‘탐욕’이 자본주의를 이끄는 기본적인 힘이라고 한다면, <도덕감정론>에서 ‘보이지 않는 손’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양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법이나 경찰의 힘이 미치지 않더라도 한 사람의 사랑스럽고 선한 마음이 세상을 바꾸고 사회 구성원 전체에게도 그 영향력이 그대로 전달된다는 것입니다.


인간이 가진 위대한 장점

인간의 한 가지 중요한 특징이자 위대한 장점은 신뢰입니다. 자신의 믿음이 악용될 거란 두려움이 없다면, 다시 말해 타인을 전적으로 믿게 된다면 우리 모두의 인생은 더 아름다워질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돈과 관련된 경제생활도 훨씬 편해질 것입니다. 신뢰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신뢰 역시 무수히 많고 자잘한 관계들이 모여 만들어갑니다.
선행은 그 자체가 보상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나 스미스는 그 이상이라고 말했습니다. 혁혁한 도움을 주기 때문입니다. 착한 행동은 단순히 자기 자신과 주위사람들 뿐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이 연쇄적으로 착해지도록 만드는 선순환구조로 만듭니다. 그러나 나쁜 행동을 하면 그 영향은 결국 자신에게도 돌아갑니다. 스미스는 더 나아가, 한 사람이 사랑스러움에서 한 걸음 멀어지면 다른 사람들은 점점 사랑스러움에서 한 걸음 멀어진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 식으로 모두가 조금씩 멀어진다면 결국에 이 사회는 사랑스러운 사람이 한명도 없게 된다는 것입니다.
스미스는 우리의 작은 걸음도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천박하지 않은 행동들이 다른 사람들의 조용한 행동과 결합하면 신뢰와 친절, 존중의 문화를 형성하면서 조용하지만 위해한 변화를 일으킨다.(258p)
나는 세상을 바꾸는데 대한 탈무드의 사고방식을 좋아한다.
그 일을 끝내는 것은 당신에게 달려 있는 게 아니다. 당신 혼자서는 그 일을 그만두지 못한다.’
무슨 일이든 한 명의 개인이 할 수 있는 건 없다는 뜻이다. 나 혼자서는 아주 작은 변화만을 일으킬 뿐이다. 우리가 사회에 기여하는 바는 매우 작다. 하지만 우리가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면 세상에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260p)


9장 모두가 기억해야 할 체스판의 오류

시스템에 갇힌 사람은 이 거대한 사회의 구성원들을 자기 멋대로 쉽게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치 체스판의 말들을 손으로 배열하는 것처럼 말이다. 체스판의 말들은 오직 사람의 손에 의해서만 움직인다. 그러나 인간 사회라는 거대한 체스판에서는 모든 말 하나하나가 자율성을 갖고 있다. 즉 입법 기관이라는 외부적 힘에 의해 움직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자율성과 외부적 힘, 그 두 가지가 서로 일치하고 같은 방향으로 작용한다면 인간 사회라는 게임은 편안하고 조화롭게 진행될 것이다. 게임의 결과 또한 행복하고 성공적일 것이다. 그러나 만약 그 두 가지가 서로 반대 되거나 다르다면 인간사회라는 게임은 순조롭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인간 사회는 최악의 무질서 상태에 빠질 것이다.(266p)
이를 통해 스미스는 정치인들과 그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근본적인 경고를 던집니다. 복잡한 이 세상에서 사람들의 행동을 법률로 제정하려는 사람이라면 인간이 태생적으로 각자 특정한 욕구와 꿈이 있음을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간의 이러한 타고난 욕구에 맞지 않는 법을 만드는 행위, 즉 임의로 체스판의 말을 움직이며 법을 만드는 행위는 결코 성공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결국 이 사회는 최악의 무질서 상태로 만들 것입니다. 세계 곳곳에서 등장하는 실패한 정책들의 사례들은 모두 스미스가 경고한 체스판의 오류에 해당합니다. 최근에 벌어지는 미얀마 사태와 과거의 히틀러나 스탈린 같은 지도자들이 자신들이 세상을 체스판처럼 움직일 수 있다는 판단의 오류를 저지른 대표적인 사례라고 생각됩니다.


태생적인 자유의 힘이란

문화적 규범은 예측이 불가능하고 복잡한 법 혹은 정책과 상호 작용한다. 그러니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드는 최고의 방법은 때로는 간섭하지 않고 그냥 놔두는 것일 수도 있다.(270p)
지도자들도 처음에는 긍정적인 세력을 확장할 의도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들 중 대다수가 자기 궤변에 속아 넘어가게 된다. 또한 자신들이 내건 장대한 개혁에 대한 환산에 사로잡혀 이를 열렬히 갈망하게 된다. 그들을 추종하는 나약하고 어리석은 자들이 그랬던 것처럼.(273p)
세상은 복잡한 곳입니다. 시스템을 바꾸기 위해 억지로 애쓰지 않는 게 좋을 수도 있습니다. 내가 손잡이를 억지로 힘껏 돌린다고 해서 세상의 모든 문이 다 열리는 건 아닙니다.
우리의 노력이란 실패의 가능성을 항상 품고 있습니다. 또 때로는 남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국가와 사회라는 무대에서 멀리 떨어져서 나올 필요도 있습니다. 국가와 사회라는 체스판보다 더 작지만 더 훌륭한 일상을 그 소소한 목표를 생각하는 것이 가장 좋을 수도 있습니다.


10장 현재의 우리를 위한 애덤 스미스의 따뜻한 조언

<도덕감정론>과 <국부론>의 차이

<도덕감정론>은 자신에게 가장 가까운 사람들, 즉 가족이나 친구, 가까운 이웃처럼 우리가 적극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다른 책이다. 한 마디로 가까운 관계 속에서 다른 사람들이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우리가 그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는지를 다루고 있다.
반면 <국부론>에서 스미스는 모르는 사람들과의 교환이 이루어지는 세상에서 인간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설명하고 있다. 스미스와 같은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은 동네 푸줏간 주인은 알아도 그 소를 키운 농부는 알지 못했다. 그 소를 도살장까지 데려간 마부도 알지 못했고 그 소를 도살한 칼을 만드는 대장장이도 알지 못했다.(290p)
<국부론>을 집필할 때, 스미스는 멀리 떨어진 사람들과 거래하는 인간의 행동에 고민을 가졌습니다. 국제 무역뿐만 아니라 국내외를 막론하고 모르는 사람들과 맺는 온갖 유형의 거래를 다루었습니다. 이러한 거래들을 염두에 두면서 글을 쓸 때는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이기적이라고 보는 것이 최선입니다. 그래서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인간의 이기적인 측면을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타인과의 교류는 상업이나 물질적인 의미를 훌쩍 뛰어넘습니다. 우리는 친구나 가족들과 함께 소소하게 많은 관계를 맺고 살아갑니다. 스미스가 <도덕감정론>에서 연구한 대상은 바로 그 관계 속에서 교류입니다. 형제자매, 부모, 사촌, 직장 동료, 교회 신자나 자전거 클럽회원, 헬스클럽 회원들끼리 맺는 그런 관계 말입니다. 그러니 이런 감성적인 관계를 다루면서 인간이 온전히 이기적이라고 전제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도덕감정론>과 <국부론>의 저자 애덤 스미스는 실제로 사람들의 행동 방식 그 자체에 관심을 두었습니다. 이렇게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인간 행동을 다뤘기에 두 책에서 말하는 인간의 성향이 다르게 느껴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가까운 사람간의 관계를 다룬 <도덕감정론>과 상품의 생산과 교역을 다룬 <국부론>에 나타난 사람들의 행동 방식은 완전히 다릅니다. 결론적으로 이 두 책에서 말하는 영역은 삶에서 서로 아주 다른 범위에 있습니다. 이렇듯 별개의 책에서 별개의 영역을 다룬 스미스의 선견지명 덕분에 우리는 인생에서 우리가 어떤 일을 겪게 되고 그때마다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깨달을 수 있습니다.
경제적 상호작용을 시작하는 동시에 결혼을 하고 가족을 꾸린 사람이라면 두 세계간의 극명한 차이를 확실하게 느끼게 됩니다. 사랑하는 배우자와 자녀들, 그들과 만들어가는 세계는 따뜻합니다. 반면 손익계산에 따라 협력이 이루어지는 이해타산적인 세계는 차갑기 그지없습니다. 우리 삶에는 이렇게 두 개의 다른 세계가 존재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 두 세계의 차이를 받아들일 준비를 미리 하지 않습니다.

스미스가 하이에크와 생각을 같이 한 부분도 있습니다. 인간이 유력한 지도자들을 우러러보고 존경하며 자신의 운명을 맡기고자 한다는 것입니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그리고 가족의 울타리를 벗어나면서부터 부모 같은 존재와 안전을 갈망합니다. 문제는 히틀러나 스탈린 같은 사람들이 절대 우리의 부모가 될 수 없다는데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절대 우리를 자식처럼 사랑해 주지 못합니다. 오히려 우리의 그런 열망을 악용합니다. 스미스와 하이에크는 바로 이 점을 경고 했던 것입니다. 정치적 유력자를 향한 우리의 열망이 얼마나 위험한지 말입니다.

인생이 주는 혜택을 제대로 누리는 것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사랑과 따뜻한 관계는 가까운데서 찾으면 된다고 조언합니다. 우리 곁에는 늘 소중한 사람이 존재하니까요. 그러니 사랑은 가까운데서 찾고 거래는 전 세계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애덤 스미스의 최종 조언이 되겠습니다.

얼마전 돈쭐맞은 치킨집 사장님을 보듯이 한 사람의 행동이 우리 사회에도 어떤 영향력을 주는지 우리는 현실 속에서도 직접 경험을 했습니다. 사장님의 선한 행동때문에 자칫 어둠의 길로 빠질 수도 있었던 두 형제는 더 열심히 세상을 살아서 자신이 사회에 진출했을 때도 치킨집 사장님이 보여준 선한 영향을 다시 자신들보다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한테 베풀겠노라고 다짐하는 편지가 공개되어습니다.
바로 이런 영향력이 우리가 도덕감정론에서 배울 수 있는 가장 평범하지만, 세상에 가장 큰 영향력을 줄 수 있는 배움과 깨달음이 아닌가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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