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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심리학, 철학

책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이해할 수 없는 사람과 함께 일해야만 하는 이유-타자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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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베이 이미지

이해할 수 없는 사람과 함께 일해야만 하는 이유-타자의 얼굴

 

<에마뉘엘 레비나스>.

프랑스 철학자. 유소년기부터 유대교의 경전 <탈무드>를 가까이 했으며 성인이 되고 나서는 독자적인 윤리학, 그리고 에드문트 후설과 마르틴 하이데거의 현상학에 대해 연구.

 

-레비나스가 말하는 '타자'는 글자 그대로 자신 이외의 사람이 아니라 '소통이 안되는 사람,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을 뜻한다. 철학 연구자도 아닌 우리같은 평범한 인간이 알기 쉽게 타자를 '좀처럼 알 수 없는 상대'라고 생각하면 이해될 것이다.

 

-서먹한 상대, 소통이 안되는 타자가 왜 중요한 걸까? 레비나스는 이에 대해 간단히 답했다. "타자는 깨달음의 계기다." 자기 시점에서 세상을 이해한다 해도 그것은 타자에 의한 세상의 이해와는 다르다. 물론 타자의 견해를 "네 생각은 틀렸어" 라며 부정할 수도 있다. 실제로 인류에게 이러한 비극의 대부분이 자신은 옳고 자신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타자는 틀렸다고 단정한 데서 야기되었다. 그러나 나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른 타자를 배움과 깨달음의 계기로 삼는다면 우리는 지금까지와 다른 관점의 가치관을 획득할 수 있다. 

 

-'나'라는 단어로 규정되는 개인은 '알게 된 후' 예전과는 다른 사람이 된다. 오늘의 자신이 어제의 자신에게 똑같은 물음을 던질지라도 그것은 '바보의 벽'에 부딪혀 전달되지 않는다.

 

-미지의 것을 알기 위해서는 지금은 알지 못하는 일을 접할 필요가 있다. 지금 알지 못하는 일을 알지 못한다는 이유로 거절하면 알게 될 기회를 잃게 되고, 알게 됨으로써 변화할 수 있는 기회 또한 잃고 만다. 그러므로 알지 못하는 사람, 즉 타자와의 만남은 자신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이것이 바로 레비나스가 말하는 타자와의 해후가 가져다주는 기능성이다. 레비나스는 자칫 서로 이해하지 못해 적대적인 관계가 될 가능성이 있는 타자와의 해후에 있어 그의 철학의 핵심 개념인 '얼굴'의 중요성을 누차 강조했다. 다음과 같은 문단이 대표적이다.

<인간에게 '사람을 죽이지 말지어다!' 하고 표현하는 '얼굴'의 개념만은 자기만족을 느끼는 동안에도, 혹은 우리의 능력을 시험하는 장애를 겪는 동안에도  회귀하지 않는다. 이는 현실적으로 죽이는 일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단지 죽일 수 있는 것은 타자의 얼굴을 응시하지 않는 경우뿐이다.>

 

-위의 글을 통해 레비나스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타자와의 관계라 하더라도 얼굴을 마주함으로써 이해의 가능성을 교환하고 이로써 관계성을 파괴하는 사태는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레비나스가 말하는 '타자'의 개념은 오늘날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일본의 상황을 생각해 보면 북한이나 이슬람 국가등 대화 자체가 어려운 국가들 간의 관계성이 바로 떠오르고, 국내 사회를 전망해 보면 인터넷이 의한 섬 우주화가 진행됨으로써 연봉이나 직업, 정치적 경향에 의해 형성된 사회적 그룹마다 원리주의적인 순수 배양이 진척되어 '대화불가'라 할 정도로 서로 의견을 나누지 못하는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도 서로 얼굴을 마주보고 대화를 계속해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개인간에도 이러한 경향은 뚜렷해보이는 것 같습니다. 한 조직이나 단체에서 자주 얼굴을 마주치는데도 애써 외면하거나 서로 가까이 하려하지 않는 사람들을 보게 됩니다. 그러다가 어찌어찌 계기가 되어 대화를 하고 친해지게 되면 서먹한 관계는 언제 그랬냐는 듯 친한 사이가 되기도 합니다. 

일반인인 우리가 더 큰 국제관계나 사회 단체까지는 알 수 없지만, 지금 전쟁을 하고 서로가 상황을 이해관계에 따라 자의적으로 판단하고 대화자체를 하지 않으려는 것은 리더라고는 하지만 잘못된 신념으로 세상을 자기주관적으로 바라보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마하트마 간디도 '철학 없는 정치'를 7가지 악덕 중의 하나로 꼽았습니다. 그만큼 자신의 이익, 자국의 이익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상대의 얼굴을 보고 대화를 하려는 의지일 것입니다.  

소리없는 메아리로 들리겠지만 많은 지도자들이 이러한 글을 봤으면 좋겠네요. 자시의 잘못된 신념 때문에 지금 이 시간에도 수많은 생명들이 세상을 떠나고 있기 때문에 이 글을 읽으면서 더욱 간절해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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